22일 글로벌 제약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MSD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 HIV치료제의 임상 결과를 미국 감염병학회(ID위크 2024)에서 공개했다. 이 행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각)부터 19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됐다.
그 결과 병용투약군은 48주 후 HIV억제율이 94.2%, 빅타비는 92.3%로 2.1%포인트(p)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104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임상을 진행한 결과 1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평가 기준에 도달하면서 약효가 확인된 바 있다.
임상 결과와 관련해 엘리자베스 리 MSD 연구실험실 글로벌 임상개발 부사장은 "단일 정제 요법은 HIV 치료에 도움을 주지만 유지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며 "매일 경구 복용하기 힘든 환자들에게 이 병용요법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길리어드와 MSD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두 가지 임상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나는 기존 치료제들과의 효과를 비교하는 것이고 다른 임상은 표준 치료법 대비 효능을 확인 위한 것이다. 두 연구 모두 오는 2030년 임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길리어드의 HIV 개발 순항…유한양행에게도 청신호
이번 임상 결과 발표로 유한양행에게도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유한양행의 자회사 유한화학이 길리어드와 HIV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해당 계약은 내년 9월 30일까지다.
계약한 원료가 길리어드의 레나카파비르의 원료인지 유한양행은 공개할 수 없다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길리어드에서 개발 중인 HIV치료제가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레나카파비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길리어드와 계약한 기간은 약 1년 여에 불과하지만 임상3상에 필요한 의약품 원료를 생산하기에는 충분하다. 특히 임상3상은 48주간 600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이라 생산량도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길리어드는 레나카파비르를 병용요법뿐만 아니라 '선렌카'라는 제품 명으로 지난 2022년 출시됐으며 HIV 노출 전 예방 약물로 글로벌 규제 승인 획득을 앞두고 있다. 길리어드는 HIV 취약국가에 의약품을 지원하기 위해 다수의 제네릭(복제약)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료를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용 의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것은 생각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추후 임상 통과 후 정식 출시됐을 때 원료생산 계약 체결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