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그룹의 임직원들이 경영권 분쟁에 지쳐 대거 퇴사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해당 내용은 국민연금공단에서 공개한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초부터 지난 9월까지 퇴사한 직원은 230여명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한미그룹이 OCI그룹과 통합 계획을 발표한 시점에 34명이 퇴사했고 이후 9월까지 매달 20~30여명이 퇴사했고 이 기간 한미사이언스 직원도 72명이 사직서를 낸 것까지 포함하면 약 300명에 이른다.
한미약품의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각 2분기와 3분기 직원 수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분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3분기 한미약품의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2396명으로 직전 분기보다 52명 증가한 것이다. 년 단위로 살펴보면 지난 2022년 3분기에는 2284명이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2396명으로 112명이나 증가했다.
이같이 한미약품의 전체 임직원 수는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 분기마다 20~30명이 감소했다고 주장과 반대로 임직원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제약사에게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 인력도 올해 3분기에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3분기 보고서에 기재된 R&D인력(계열사 포함)은 670명으로 전분기보다 10명 늘어났다.
한미사이언스도 확인한 결과 지난 2분기부터 직원 수는 453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임직원 수를 늘리는 추세다.
나간 만큼 채용해 퇴사자 안보이는 것?…공채는 9월부터 진행
일각에서는 직원들이 퇴사했지만 그만큼 채용했기에 퇴사자 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미약품이나 한미사이언스는 퇴사자가 발생할 경우 필요에 따라 즉시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방법으로는 직원수가 늘어나지 않고 현상 유지돼야 한다.
공개 채용 등의 대규모 채용이 있을 수 있지만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모두 9월에 공개 채용을 진행했었다.
즉 퇴사자가 측정된 기간에는 공채 없이 직원이 오히려 늘어나거나 현상유지 된 것이다.
9월 이전에 채용한 내역은 한미약품의 자회사인 제이브이엠이 지난 5월에 진행한 것이 전부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필요에 따른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영권 갈등으로 직원들이 다수 퇴사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7일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도 인력 이탈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약품그룹, 오히려 인적자원 모으기에 열중
한미약품그룹은 오히려 인적자원 모으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 기업설명회 당시 인적자원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한미사이언스도 기자간담회에서 미래비전을 밝히면서 필요에 따른 R&D전문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공채에 이어 수시채용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그룹은 지난 10월에는 보안컨설팅과 정보보안 분야에 대한 수시채용을 진행했으며 이달 초에는 약사와 임상연구원(CRA)·임상연구전문가(CRM) 등을 채용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과 다르게 경영권 갈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다보니 실질적으로 퇴사율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다만 갈등 중에서도 인력을 계속 충원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회사는 문제 없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경영권 분쟁을 종지부 지을 수 있는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28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2월에 진행될 예정인 한미약품 임시주총도 경영권 분쟁 향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