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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승진하고 돌아오고…오너 경영 '전진 배치' 나선 제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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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승진하고 돌아오고…오너 경영 '전진 배치' 나선 제약사들

삼진제약·동화약품·제일약품, 오너 일가 줄줄이 승진
제일약품 차남까지 사내이사 입성…오너 경영 본격화
오너 단독대표 체제된 보령, 회장 돌아온 휴온스 '대표적'
왼쪽부터 조규석 삼진제약 대표이사와 최지현 대표이사,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이사,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 사진=각사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조규석 삼진제약 대표이사와 최지현 대표이사, 윤인호 동화약품 대표이사,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 사진=각사제공
국내 제약사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이사회를 거쳐 오너일가를 대표이사로 밀어 올리거나 회장의 복직 등을 잇따라 결정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번지는 불경기를 오너경영을 통해 타개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제약사들이 정기주총을 마치고 오너일가의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삼진제약, 동화약품, 제일약품 등이 있다.

삼진제약은 정기주총 직후 이사회에서 창업자인 조인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의 장남, 장녀인 조규석, 최지현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조 대표이사는 지난 2011년 입사해 경영관리와 재무, 생산 부문을 총괄하면서 조직 안정화와 운영 효율성을 담당했고 최 대표이사는 2009년 입사해 영업과 마케팅, 연구개발 부서를 담당하면서 동력 확보에 집중했다.
두 오너 2세를 대표이사로 앞세운 삼진제약은 책임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동화약품은 윤인호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윤 대표이사는 윤도준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4세로 지난 2013년 동화약품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해 전략기획실과 생활건강사업부, OTC 총괄사업부 등을 거치며 기업 내 주요사업부의 업무를 빠르게 익히고 이번에 대표이사가 된 것이다.

그는 동화약품을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제일약품도 이사회를 통해 오너3세인 한상철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하면서 성석제 대표와 한 대표 공동대표체제로 전환됐다.

한 대표는 제일약품 창업주인 한원석 회장의 손자로 지난 2006년 부장으로 입사해 초고속 승진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이후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진두지휘하면서 자체신약인 '자큐보'를 출시했다. 이로 인해 도매상이라는 오명을 벗었고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상장까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제일약품은 차남인 한상우 전무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오너3세 형제가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단독대표되거나 돌아오거나…오너家 입지 강화


오너 자제들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경우 외에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되거나 회장이 돌아오는 등 오너일가 입지를 강화한 제약사도 있다.

보령은 이사회를 열고 김정균 대표이사와 장두현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 대표이사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이사는 보령의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외손자로 지난 2014년 보령에 입사하고 경영수업을 받고 202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는데 이번에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 된 것이다. 장 대표이사는 개인 사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글로벌은 이사회를 통해 윤성태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던 윤 회장의 복귀가 확정됐다. 이로 인해 휴온스글로벌 윤 회장과 송수영 각자대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윤 회장은 지난 2022년 휴온스글로벌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번 복귀는 그룹 전사의 미래 사업을 진뒤지휘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일가의 단독대표 체제나 경영권 복귀는 오너입지 강화를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오너일가가 다시 복귀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단독대표체제 전환과 마찬가지로 오너입지의 강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