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舞師정신 구현

글로벌이코노믹

유통경제

공유
0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舞師정신 구현

[춤밭을 일군 사람(25)]채향순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

신과 인간의 경계에서 춤의 승화 위한 통절한 연구


불확실성 시대 오해 아랑곳 않고 전통에 깊이 천착


이제 세월은 그녀 편, 무거운 짐 벗고 훨훨 날아가길


▲검무이미지 확대보기
▲검무
[글로벌이코노믹=장석용 문화비평가] 채향순(蔡香順·Chae Hyang Soon)은 1956년 1월 3일(음력) 공주 출생이다. 1961년 6세 때 대전 국악원 한국무용 교육과정 입학, 1968~1978년 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한영숙 선생으로부터 승무, 살풀이, 화관무, 부채춤, 무당춤, 학춤, 산조 사사, 1968~1974년 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박귀희 선생으로부터 ‘가야금병창’을 사사받는 광영을 누렸다.

1974년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전신인 한국국악예술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진 뒤, 1979년부터 1988년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전승자 성우향 선생으로부터 판소리 ‘춘향가’, ‘심청가’ 사사, 춤, 기악, 소리에 이르는 예인의 길로 본격 진입, 악가무(樂歌舞)의 완성을 위한 도제수업의 험로(險路)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즐긴다.

▲경고무이미지 확대보기
▲경고무
80년대 들어 1980년부터 1984년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박병천 선생으로부터 진도씻김굿 중 지전춤, 장단가락, 외북춤 사사, 1986~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김천흥 선생으로부터 ‘춘앵무’ 사사, 1989~199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3 가호 동해안 별신굿 김석출 선생으로부터 꽹과리, 장고, 징, 바라가락 사사받는 등 반경을 넓힌다.

채향순은 1981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승무, 살풀이, 허튼춤, 태평무, 검무, 장고춤, 외북을 사사받는 등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늘 배우는 자세로 평생을 가겠다는 그녀는 그녀의 좌우명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라’를 사랑으로 실천하고 있다. 지금의 모습, 그대로가 아름다운 여인, 이제 이해의 도반을 얻게 될 것이다.

▲도리화이미지 확대보기
▲도리화
1988년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무용교육학과 석사학위 취득, 2009년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공연예술학부 무용학박사학위 취득이라는 터울이 긴 학위과정을 갖는다. 그 이유는 도제수업의 중요성과 집중성에 기인한다. 주위 속에 깊고 넓게 파고 들어가 자신을 비추는 일을 자신감 있게 펼칠 시점이 온 것이다.

그녀를 지탱하는 힘은 마음의 평화와 성실에서 나온다. 그녀가 춤을 대하는 독특하고 차별화되는 발상은 그녀를 숙성시키는 근원이다.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무사(舞師)정신은 신성(神性)에 연유한다. 아득하게 밀려오는 그녀에 대한 향수는 향신료 향차이에 비유된다. 그녀는 하늘의 상징과 인간의 피가 조화를 이룬 보라색으로 신과 인간이 결합한다.

▲도리화이미지 확대보기
▲도리화
채향순은 춤예술 40년 동안, 데이지를 닮은 가녀린 몸매로 모진 세파를 겪으면서도, 치유의 춤으로 청순한 춤을 부지런히 꽃피워왔다. 신과 인간의 경계에서 춤의 승화를 위한 통절한 춤사위를 선보인 것이다. 무대를 향한 그리움의 빛깔인 춤, 소리, 타악은 채향순 춤의 주(主) 구성인자다. 삭막한 세상에 그녀의 춤이 스며들면 좋은 향기가 금세 감돌 것 같다.

춤과 소리와 타악 삼색의 예술혼, 빗살무늬로 수놓은 연희의 세계가 그녀가 걸어온 길이고 지금도 가고 있는 길이다. 지성이 넘치는 이상주의자, 그늘진 세상에 빛이 되고자 하는 그녀는 우정이 두텁고 남들보다 더 앞날을 생각하고 행동한다. 선견지명과 개혁성향을 부르는

전통에 진지한 태도와 경외감, 두루 갖추고 겸손한 느긋함에서 존중의 예(藝)는 존재한다.

▲도리화이미지 확대보기
▲도리화
채향순은 대학 졸업 후 첫 작품인 『환상의 울림』과 『신명의 북소리』에 출연한다. 『물의 소리춤』으로 안무가로 데뷔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전통에 대한 천착은 자신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도 있음을 그녀는 분명 알고 있었다. 그녀는 주변에 귀인이 있었고, 자신의 길인 억척 예인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녀의 대표 안무작과 작품 내용을 살펴본다.

『동천무』(東天舞)(2003.08):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로 동․서가 만나고 서로 다른 인종이 화해하고 다양한 문화가 공종하며 발전해가는 상호교류의 시대, 만남의 시대의 시기에 동아시아 3국의 예술이 하나로 어울려 아시아의 하늘에 울려 퍼지는 『동천무』를 통하여 아시아 가무악의 주체성을 발견한다.

▲제천무이미지 확대보기
▲제천무
『아무타제』(亞舞打祭) Festival(2004.10): 아무타(亞舞打) Festival은 하나의 공통테마를 선정하여 아시아 삼국간 넌버벌 퍼포먼스로 대화하며, 동이제(同異祭)의 연희적·제의적 구성을 통해 삼국문화의 같음과 다름을 표출하여 동양의 정신과 풍요, 합일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하늘다리』(2005.10): 이 창작무용극은 한·중·일 삼국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세시풍속, 신화, 전설, 설화 중에서 ‘칠월칠석’,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소재로 선택하였다. 칠월칠석은 한·중·일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풍속이며, 견우와 직녀이야기는 사랑과 만남, 이별이라는 인류의 오래되고 보편적인 이야기 요소를 담고 있다.

▲승무이미지 확대보기
▲승무
『도리화』(2012.04): 가난한 무녀의 딸로 태어나 조선 최초 판소리 여류 명창이 된 진채선, 그녀의 스승인 판소리의 대부 신재효, 조선 최고의 권력자로서 진채선을 영원히 곁에 두려했던 흥선대원군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무용극으로 담아, 온고지신(溫故知新)에 기반을 둔 전통무용의 정통성을 표출하며 판소리의 미학적 본질을 탐구한 창작무용이다.

이외에도 그녀의 작품 연보에 끼는 작품은 『제천무』(祭天舞) (2003), 『풍고』(風鼓) (2003), 『화현무』(2005), 『경고무』(2008), 『검무』(2008)가 있다. 전통의 원형보존과 창작의 변주로 충의 에세이를 써 나가는 그녀는 묻혀있는 진주다. 이제 그녀는 세상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게 된 것이다.

▲풍고이미지 확대보기
▲풍고
채향순은 90년 가을부터 92년 초까지 서울예술단 무용부 조감독으로 부임, 조직의 팀플레이를 익힌다. 9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자격취득, 1997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 춤 이수자 자격을 취득하였다. 특히 1994년 제12회 전주 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일반부에서 무용부문 장원은 그녀의 노력이 인정받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1998년 서울가무악(歌舞樂)예술단 예술감독을 거쳐, 1998~1999년 대전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 1997~1999년 전라북도 문화재 위원, 1992~2002년 백제예술대학 전통공연예술과 교수(한국무용), 2002~2005년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타악연희과 학과장, 2002년부터 채향순 중앙무용단 단장, 2003~2012년 한·중·일 아시아 가무단 단장 및 총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연영상창작학부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하늘다리이미지 확대보기
▲하늘다리
그녀의 최근 안무작을 살펴보면 2007년 제88회 전국체전 개막 축하 공연 안무, 2008년 대통령 취임식 ‘시화연풍 아리랑’총 안무, 2008년 국방부 주최 국군의 날 ‘건군 60주년 기념’ 공연 <선진강국! 국민과 함께 미래로 세계로> 총 안무, 2008년 국제교류재단주최 중앙아시아(투르크메니스탄,아제르바이잔,우크라이나) 순회공연 연출, 안무, 2008년 CANADA ‘QUEBEC CITY MILITARY TATTOO MILITAIRE DE QUEBEC’ 한국대표 총 안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08 태권도의 날’ 개막공연 안무가 있다.

2009년 서울시 주최 ‘제49주년 4·19 기념공연’ 안무, ‘The Netherlands Military TATTOO’ 한국대표 총 안무, 2009년 UN참전용사 추모음악회 ‘이름없는 영웅들을 기리며’총 안무, 2009년 법무부 주최 ‘ 아름다운 사이버 세상만들기 한마당’ 개막 공연 안무, 2010년 한국-몽골 수교 20주년 기념 몽골에서의 한국의 해 안무 및 출연, 2010년 미주 5개 도시(뉴욕, 뉴햄프셔, 버닝햄, 애틀랜타, 노스캐롤라이나) 순회공연 총 연출, 안무 및 출연, 2010년 법무부 주최 ‘2010출소자 HUG 후원의 날’ 기념공연 안무, 2010년 법무부 주최 ‘2010범죄예방과 우리 아이 지키기 한마음대회’ 축하 공연 안무를 맡았다.

2
▲화편무이미지 확대보기
▲화편무
011년 채향순중앙무용단과 함께 하는 어버이날 특집 국악한마당 안무, 제30회 국제현대무용제 MODAFE 개막공연 안무, 추석맞이 기념공연 ‘만월’ 안무, 제92회 전국체육대회 개막공연 안무, 홍콩 World Cultures Festival 2011 연출·안무, 2012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속 의 제 26회 한국무용제전 ‘도리화’ 연출·안무, 런던올림픽 선수 귀국 환영 행사 개막공연 안무, 대구 2012년 제93회 전국체육대회 개막공연 안무로 건재하고 있다.

채향순, 그녀의 섬으로 가고 싶다. 늘 푸른 정열이 호반에 걸쳐있을 그 곳, 그녀의 꿈은 악가무로 빚은 향토빛 벽돌과 추억에 엉킨 춤사위로 넘실될 것이다. 푸성귀로 차려진 밥상에는 새로운 청춘이 담겨질 것이다. 그녀의 춤세계가 술이 익어가는 진한 숙향으로 달려 완성되었으면 한다. 이제 세월은 그녀편이다. 무거운 짐 벗고 훨훨 날기를 기원한다.

/장석용 문회비평가(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