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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춤의 독자적 세계 구축 '춤의 봄날'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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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춤의 독자적 세계 구축 '춤의 봄날'을 열다

[춤밭을 일군사람(30)―윤덕경 서원대 교수]

신관철·김천흥·한영숙·김매자 등 高手에 사사


행복과 화합을 추구하는 리듬감의 舞法 구사


88서울올림픽 폐막식 '떠나가는 배' 안무맡아


장애우·소외자 배려하는 水溶·통섭의 춤 지향

▲내안의나(2012년)이미지 확대보기
▲내안의나(2012년)
[글로벌이코노믹=장석용 문화비평가] 윤덕경(尹德卿‧Youn Duck Kyung)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7월 20일(음력) 서울에서 출생했다. 중요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 수석 이수자인 그녀는 안암골 홍파초등학교, 동덕여중고, 76년 이화여대 체육대학 무용학과와 83년 교육대학원(한국무용전공)을 졸업하였다.

그녀는 김매자 선생의 지도아래 84년 12월 춤 사관학교 ‘창무회’ 및 창무춤터(무용전용소극장)대표가 되었고, 95년 건국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창작 의욕은 불타올랐지만 전문 무용단체가 드물었던 89년, 그녀가 창단한 ‘윤덕경무용단’은 24회 생일을 바라보고 있다.
▲어엄마웃으섯다(1997년4월토월극장)이미지 확대보기
▲어엄마웃으섯다(1997년4월토월극장)
감람나무 아래, 남국의 뜨거운 바람을 불러 포도의 짙은맛이 스밀 수 있게 만들 것 같은 여인, 타원형의 그녀의 춤 인생은 굴곡을 원형으로 감싸 앉는다. 당시 그녀의 유니크한 춤 개성은 매너리즘에 빠진 춤계에 자극을 주었고, 한국 무용계에 ‘바람불어 좋은 날’의 도래를 알렸다.

춤계를 위한 그녀의 희생은 한국 춤의 채색화 과정에 든든한 원군이 되었다. 우아함과 인내가 잉태시킨 그녀의 춤은 달빛아래 광휘(光輝)하는 작은 보석의 결정체가 되었다. 2013년의 하늘아래 그녀는 늘 녹색 희망을 경전처럼 소지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표(師表)를 지향한다.

사랑과 인내, 삶의 춤으로 대나무처럼 심지 굳은 춤의 경지를 개척해온 윤덕경은 스승 신관철로부터 신무용의 다양성, 김천흥에게서 정재, 고(故) 한영숙과 강선영에게서 전통춤의 깊이, 김매자로부터 창작무용의 내공을 사사 받았다.

▲부는바람에귀기울이고(2007년)이미지 확대보기
▲부는바람에귀기울이고(2007년)
한국 대표 무용가들에게서 전통 춤의 큰 흐름을 독해하고, 실존과 상상의 숲에서 가변의 춤을 만들어 내야하는 시혜를 받은 것이다. 고수들의 힘을 모아 그녀는 오묘한 창의력과 신비한 춤 능력을 지니게 되었고, 그녀의 내공의 춤은 이렇게 시작된다.

전통무용의 무맥(舞脈)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한국 창작무의 체계적 표현법과 새 방법론, 아울렛을 연구,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연하는 그녀는 행복과 화합을 추구하는 리듬감의 무법(舞法)을 구사, 참여와 즐기는 춤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안무자이며 교육자다.

윤덕경은 낮은 데로 임한 다양한 창작 춤 가운데 안무작 10편을 상재한다. 『가리마』(1986), 『빈산』(1989), 『밤의 소리』(1991), 『보이지 않는 문』(1992), 『어~엄마웃으섯다』(1997), 『더불어 숲』(1999), 『기쁨도 슬픔도 넘치지 않고』(2005), 『부는 바람에 귀기울이고』(2007), 『화려한 백야』(2009), 『하얀 선인장』(2010) 이 그들이다.

▲화려한백야(2009년)이미지 확대보기
▲화려한백야(2009년)
그녀는 88년 서울 올림픽 폐회식의 『떠나가는 배』안무로 서울올림픽 문화기장 수상, 장애인 대상 문화 예술 활동과 복지증진 기여로 대통령표창과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한 바 있다. 이는 무용이 갖는 사회성과 계몽적 역할을 무대공연으로 형상화함으로써 하나의 공동의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윤덕경의 삶의 철학을 말해준다.

국외공연은 82년 서독공연을 시발로 미국의 뉴욕, 워싱턴, 하와이, 캘리포니아, 홍콩의 예술제에 참가하였고, 90년부터 ‘윤덕경무용단’이란 이름으로 헝가리 세계무용제, 멕시코 국제무용공연예술제, 독일세계무용제, 캐나다 국제무용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연예술제, 중국 심천 동방지국 보존회 공연 등을 순회하여 한국 창작 춤의 위상을 드높였다.

▲윤덕경교수이미지 확대보기
▲윤덕경교수
윤덕경은 ‘새로운 무용언어와 오늘의 우리 춤’ 작업을 표방, 지난 24년간 국내외에서 전통 춤의 현대화 작업의 일익을 담당, 전통무용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무용세계 구축을 위한 인간 존중과 자연 사랑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을 해왔다. 사랑과 나눔이라는 공동체를 위한 소외 계층의 삶을 예술 춤으로 승화시켜 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녀가 추구하는 춤 세계는 춤 언어로 전 인류가 하나 되는 공감과 공동의 사회를 이룩하여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을 기원한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늘 과거의 원형을 기본으로 현재적 몸짓으로 표현, 삶의 질을 높이는 공연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그녀의 갈망과 어울림의 메시지는 복지 분야 대통령표창(97)과 전국장애인체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05), 용산예술인총연합회 문화예술인상(07), 공연과 리뷰 PAF 춤 예술 공헌상(07), 한국문화예술교육총연합회로부터 한국문화예술 공헌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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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2007년)
그녀는 한국창작무용의 표현에 관한 동작학적 연구에 심취해 왔다. 일제강점기 한민족 전통춤의 변화와 정체성과 한민족 전통춤 연구의 방법론적 과제, 한국전통 춤 전승과 보존에 관한 현황과 과제와 같은 무용사 연구, 학춤, 사자춤, 탑돌이 등의 상징성 분석, 창작무의 동작과 감정 표현 연구로서 몸풀기와 몸만들기의 실체를 예증함으로써 춤의 미래를 열어왔다.

1989년 그녀는 청주사범 대학이 전신인 서원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빠른 흐름이 잠시 쉬어가는 충청도에서 그녀는 내실을 기르기 위한 과정에 착수하게 되고, 넓고 깊게 우리 춤의 경작에 몰두하게 된다. 이때의 교육적 정서는 장애인 문화 복지를 위한 무용공연의 기여, 장애우의 문화향수 실태와 장애우를 주제로 한 춤 공연, 장애인 문화복지 정책개발, 장애인 문화 예술활동 전망과 사례발표 등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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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선인장(2010년)
1990년 들어 그녀는 『날씨 때때로 맑음』 안무, 현대춤협회 주최 ‘현대 춤 작가 10인전’ 안무 및 출연, ‘밤의 소리’ 안무, 헝가리(90)와 멕시코(90) 공연, 충북예총부지회장(91), 독일공연(91), 충북무용협회 이사(92), 『가리마』(92) 안무, 중국 광동성 심천 시에서 ‘태평무’ 공연, 윤덕경 창작무용 10주년 기념공연 및 사진전시회(93), 일본 나고야에서 한․일 장애인 국제교류대회(96), 『어-엄마 웃으섯다』(97)안무, 윤덕경 춤살이 30년 공연 『어-엄마 웃으섯다』 5개 지역 순회공연(99년 5월), 윤덕경무용단 춤밭가꾸기 10주년기념공연 『어-엄마 웃으섯다』,『더불어 숲』(1999년 11월)으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새천년 들어 그녀는 MBC창사 31주년 기념 윤덕경무용단 초청공연(01), 『고요한 시간 그 깨달음』(02), 『장애를 넘어 미래를 넘어 세계로 향한 몸짓』(02),『가리개 뒤에 나』(03),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공연 『어-엄마 웃으섯다』,『더불어 숲』(03, 워싱턴, 노스 캘롤라이나, 뉴욕), 『고요한 시간, 그 깨달음』(04),『위파사나』(04), 『장애를 넘어 미래를 넘어 세계로 향한 몸짓』(04), 장애인 전국체육대회 개‧폐막식 총괄안무(05), 평양국제학술대회 주제발표(05)를 소화하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하얀선인장(2010년)이미지 확대보기
▲하얀선인장(2010년)
이어 『기쁨도 슬픔도 넘치지 않고』(05), 창무 한국 창작 춤 메소드공연(06), 창무회 30주년 기념공연 『역』 中 『물의 정거장』(07),『부는 바람에 귀 기울이며』(07), 『물러섬이 없거늘』(07), 최승희 춤 축제 『더불어 숲』(07), 『전통춤과 한국창작춤의 어울림』(07), 『부는 바람에 귀 기울이며』(08), 『기쁨도 슬픔도 넘치지 않고』(08), 『윤덕경무용단창작춤세계』(08, 윤덕경, 박주영, 오명희 안무), 『간지 사이로』안무(09), 윤덕경 무용단 20주년 공연 『화려한 백야』(09,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로 10년의 댄스 로망을 완성한다.

2010년부터 윤덕경은 『하얀 선인장』(10,11), ‘윤덕경의 삶과 그리고 한국창작무용’-『간지 사이로』,『화려한 백야』(10), 한국용산예술인총연합회 주최 ‘한국춤의 얼, 제1회 21세기 명무전’ 『태평무』(10), 한국무용연구회주최 『하늘이 열리는 날』(12), 한국춤협회 주최 『해가 뜨는 날』(13)의 안무로 작품에 임하고 있으며,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주최-‘장애인예술가와 전문무용가가 함께하는 또 다른 가족과 함께’ 총연출 및 안무, 출연함으로써(12) 예술봉사에 나서고 있고, 국제학술대회 한중교류를 통한 무용의 다각적 발전방안(12) 등 학술교류와 스승 김매자 춤 인생60 『봄날은 간다』(12)에 출연하는 등 신의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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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백야(2009년)
윤덕경, 그녀가 안무해낸 작품들에는 인생의 사계가 분홍빛 연서처럼 추억으로 엮어져 있다. 창작에 몰두한 그녀의 안무일지에는 음악가 황병기의 선율이 들어가 있고, 별을 헤는 기다림의 여운이 남아있다. 그녀가 비운 느림의 자리에는 사랑이 서식할 공간이 들어섰고, 미나리 깡을 애도하는 마음 곁에는 스친 세월이 탈색해낸 흔적이 앙금처럼 남아있다. 존재함으로 기쁨으로 와 닿는 그녀가 남긴 메시지들은 누구에게는 영혼의 자양분이 되었고, 누구에게는 결연한 희망이 되었다. 그녀의 앞길에 늘 스트라빈스키의 봄이 함께하길 기원한다.

/장석용 문화비평가(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