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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다스림 과정의 기록, 정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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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다스림 과정의 기록, 정청일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03)]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문화전문기자] 조선시대는 기록의 나라였습니다. 세계문화유산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따위가 그 증거입니다. 그런데 그건 나랏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개인들도 기록하고 또 기록하면서 살았습니다. 그 가운데 노인 병 다스림의 기록 ≪정청일기(政廳日記)≫도 그 하나입니다. ≪정청일기≫는 영의정이면서 영중추부사 벼슬을 가진 75살 노수신의 병을 다스리는 상세한 기록입니다. 1588(선조21)부터 시작해서 1590311일까지 병색이 깊은 노수신의 건강상태와 음식 그리고 약 수발 상황이 자세히 쓰여 있습니다.

기록을 보면 매일 먹은 식사는 밥을 위주로 탕국, 구이, 마실 것, 과일은 물론 고기도 올렸습니다. 탕국 종류로는 숭어탕, 생대구탕, 굴탕, 시래기탕, 가자미탕, 쏘가리탕, 자라탕, 족탕처럼 다양했고, 노인인지라 죽도 많이 먹었는데 팥죽, 들깨죽, 원미죽(멥쌀을 굵게 갈아 가루는 걸러내고 싸라기로만 쑨 죽), 율무죽, 청량미죽(파란 빛깔의 차조로 쑨 죽), 콩죽과 함께 붕어죽과 우유죽도 먹었지요.
그리고 노수신은 다양한 고기류도 먹었는데 소위장구이, 자라구이, 닭찜, 오소리고기 따위를 먹었습니다. 특히 오소리고기는 동의보감조선 사람들이 이를 흙돼지라 부르는데 복수가 차오르면서 몸이 마르고 허약해지는 사람이 오래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는 음식입니다. 또 노수신은 술을 사양하지 않았는데 단 과음하지 않았고, 조금씩 술을 마시는 것을 병을 치료하는데 좋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병이 나면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하여 음식으로 치료하려고 노력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