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숙·김숙자·김진걸 등 모든 1세대 무용가로부터 사사
살과 뼈와 피 녹여 우주에까지 한국춤의 아름다움 전달
밀양검무 복원으로 민족의 舞魂과 정기 살리는데 앞장
故 박금술·이매방 춤사위 연구 '우리춤의 움직임' 정립
리더십과 소탈함을 소지한 그녀는 경북예고 장학생으로 대구 백년욱 무용학원에서 실력을 연마했다. 이때‘춤은 거미처럼 추어라’는 말을 각인시켜준 정소산 선생으로부터 검무, 승무, 굿거리춤, 산조, 무고 등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의리와 신의로 쌓은 그녀의 무탑신화(舞塔神話)는 김은희의 춤에 대한 열정, 지혜, 그리고 사랑으로 시작된다.
김은희는 밀양에서의 <선율> (74년, 1회 발표회), <상녀> (75년, 2회 발표회)를 발표하고, 자신의 춤 한계를 느낀 바 있어, 용기를 내어 서울의 박금슬을 찾게 되고, 1983년 스승이 타계할 때까지 문하생으로 춤 공부에 매진, 사사한 ‘호적살풀이’는 박금슬 선생의 유작이 되었다. 이후 금슬회 주최 <태초>(86년) 등 추모공연의 주역무용수로 출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70,80년대에 그녀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밀양타구놀이(76년, 농악부문 안무 및 출연), 고(故) 박금슬 추모공연(84년, 85년), 광복 40주년 기념 중견 무용가 합동공연(85년), 일본 후쿠이시 초청공연(86년), 제9회 대한민국 무용제 참가(87년), 88국제무용제전-제4회 한국무용제전 ‘이땅 저하늘’안무 및 출연(88년), 제3회 김은희의 춤(88년), 프랑스혁명 200주년기념 세계민속페스티벌 참가(89년), 일본 니가다 세계산업박람회 한국의 날 초청 공연(89년) 등에 출연했다.
김은희는 1987년 이매방 선생 문하에 들어가기 전까지 1세대 무용가들의 사사를 거의 다 받았다. 한영숙의 살풀이춤, 김숙자의 도살풀이춤, 최 현의 기본과 ‘비상’, 김진걸의 산조, 김수악의 진주검무, 진주교방굿거리, 살풀이춤, 강선영의 태평무 등을 배웠다. 그녀의 성공은 공부하는 데에 있었다. 학비로 들어간 늘 가벼워진 지갑에도 행복해했다.
90년대 들어 김은희는 제3회 지역 간 무용제전 <질식> (90년)안무 및 출연, <하늘 가까이 두손들어>(91년), 한국무용협회주최 중견 무용가 지방 초청 공연 출연(91년), <류관순> 안무 및 출연(92년, 대구), ‘다섯 번째 김은희 전통춤판’(92년), 예총 창립 30주년기념 밀양 예술제 초청 공연(92년), <류관순>(93년, 진주) 안무 및 출연, <이도 저도 아닐레라>(93년), 이매방 춤인생 60년 기념 공연 참가(94년), 여섯 번째 ‘김은희의 춤’(94년), 밀양 아랑제 초청공연(95년) 등 다양한 초청공연, 김은희 문하생 발표회(96년) 등 다양한 활동, 프랑스, 독일, 중국, 필리핀, 일본 등의 해외공연, “살풀이춤”, “교방무”, “승무”등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분주한 시기였다. 99년 11월 “우봉 이매방 춤 인생” 65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면서 90년대를 마감한다.
김은희는 창작춤 <이 땅 저 하늘>(88년), 88국제 무용제전-제4회 한국무용제전, <산무>(88년)(3회 발표회), <질식> (90년, 제3회 지역 간 무용제전/서울대표), <하늘 가까이 두 손들어> (91년, 4회 발표회), <계시>(91년), <류관순> (92년, 3·1절 기념 공연), <신과 혼의 대화>(92년), <이도 저도 아닐레라>(93년, 제15회 서울무용제), <광복 50년! 그 이전에 우리는…>(95년, 문하생 발표회), <땅의 군상>(96년, 문하생 발표회), <예감>(97년, 문화생 발표회)등을 안무한다.
한국무용연구회 주최 ‘88국제무용제전’에서 김은희는 금슬회 부회장으로 안무·출연한 <이땅 저 하늘>은 교활한 인간들이 이 땅에서 벌이는 희생양의 의식을 감동 깊게 안무한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하늘 가까이 두손들어>는 류관순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연기 해내었다.
김은희, 애국심 있는 투사다. 황무지나 바위틈에서 자생할 수 있는 강인함으로 그녀는 92년 말부터 전통무용 연구에 더욱 매진한다. 93년 제15회 대한민국 무용제에서 김은희무용단의 <이도 저도 아닐레라>는 여인의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의 몸부림 때문에 생겨난 광기와 공포를 탁월한 심리분석으로 장희빈의 비극적 최후가 필연적이고 숙명적임을 잘 묘사한 작품이다.
2000년대 들어와서 김은희는 “우봉 이매방 춤인생” 65주년 기념 부산공연(2000년), 포항시 무대예술2000 지원사업 공연 특별출연(2000년), 농어민을 위한 중견무용인 지방순회공연 출연(2001년, 예천), 대한민국 국악제 공연 “살풀이춤”출연(2001년), “외길인생 이매방 춤 대공연”출연(2001년), 국립국악원주최 제374회 무형문화재정기공연 일곱 번째 “김은희의 춤”(2002년), 여덟 번째 “김은희의 춤”(2003년), 2003 경남명무공연 “밀양검무” 출연, 독일 뭔헨 BAUMA 2004 세계박람회 김은희무용단 공연(2004년), 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밀양검무" "교방소고춤"에 출연(2004년), 한․불수교 20주년 기념 정부공식 초청공연(2006년)을 하였다.
제35회 진주시립전통예술단 정기공연 특별출연 "살풀이춤"(05),제1회 "밀양검무 정기공연"(2005년), 제25회 밀양예술제 밀양출신 무용가전 "밀양검무" 공연, 제5회 밀양검무 정기공연(2006년, 부산 문화회관 중극장), 제2회 밀양검무 정기공연(2006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제3회 밀양검무 정기공연(2008년, 부산), 제4회 밀양검무 정기공연(2009년, 밀양), 제5회 밀양검무 정기공연 (2009년,부산) 제6회 밀양검무 정기공연(2010년, 서울 국립중앙극장 달오름 극장) 등으로 자신의 소임을 성실히 수행했다.
김은희는 50대 이후 밀양검무의 보존과 전승, 전통춤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밀양검무 복원은 1987년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 박동영 선생이 김은희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면서 시작하게 된다. 밀양검무(密陽劍舞)는 2명의 무원이 양 손에 긴 검을 들고 추는 춤이다. 박제가의 ‘검무기’, 무예도보통지의 ‘쌍검보’를 삽입하여 18세기 검무의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작품이다. 밀양검무 춤사위는 공격과 방어를 하는 대무동작, 공중에 칼을 던졌다 낚아채는 동작, 검을 던지고 끝내는 동작 등 무예적 요소가 돋보인다.
50대의 마지막에 들어서서 김은희는 ‘밀양의 風’ 공연, 김은희 하용부 이정희의 춤(2011년, 서울 남산국악당), 제7회 밀양검무 정기공연(2011년, 밀양), 제8회 밀양검무정기공연(2011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우봉이매방 춤 공연 출연(2011년, 호암아트홀), 밀양아리랑 대축제 무형문화재 한마당 “밀양검무”공연(2012년), 제9회 밀양검무정기공연(2012년, 한국문화의집 코우스), 한국전통춤협회 창립공연 “살풀이춤” 출연(2012년, 국립국악원 예악당), 두리춤터 테마가 있는 한국춤시리즈 제1테마 기본춤으로 보는 한국춤의 흐름 “박금슬류 춤동작” 기본 공연(2013년, 두리춤터) 등으로 더욱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제12회 KBS국악대경연 무용부문 장원(KBS사장·삼성문화재단이사장상), 제16회 진주개천한국무용제 특장부 대상(문화관광부 장관상), 제8회 한밭국악 전국대회 대상(국무총리상), 제19, 23, 25, 26, 28, 33회 전주대사습 무용부문 입상, 제3회 우봉 이매방 춤 경연대회 지도자상 수상, 2010년 PAF 선정 올해의 전통무용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김은희는 밀양검무보존회 회장으로서 2005년부터 매년 전국 각지에서 밀양검무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밀양검무의 본고장인 밀양에서 시작된 제1회 공연은 올해 10회를 맞이하여 밀양에서 정기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그녀는 밀양검무의 모티브를 제공한 운심의 묘에 제사를 지내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올해, 고(故) 박금슬 선생 탄생 90주기를 맞이해 11월 2일~3일 금슬회 회원들과 함께 박금슬 선생을 기리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춤 인생 55주년이 되는 김은희는 밀양검무 10회 정기공연을 밀양에서 열 것이다. 그녀는 가정을 소중히 돌보고 친구와 친척들도 잘 배려한다. 지역사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모두 서로 화평하기를 꿈꾸는 그녀, 그 명랑함으로 행복한 춤판을 일구어가는 그녀는 2006년부터 매년 2회 여름과 겨울에 ‘우리춤 움직임의 원리 이해 강습회’를 개최, 박금슬의 ‘춤동작’ 기본과 이매방류 ‘승무’, ‘살풀이춤’, ‘입춤’ 등을 교재로 삼아 우리춤의 올바른 이해와 정립을 후학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몸이 우주임을 깨달은 그녀는 무한대의 무중력 공간에까지 자신의 춤이 전달되기를 바란다. 그 무중력의 공간에 관객이 있다. 거기까지 춤을 전달하자면 살과 피와 뼈를 녹여 거기에다 혼령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게 바로 김은희의 지론이다. 앞으로도 김은희는 고 박금슬 의 과학적·체계적 춤동작 기본과 이매방의 자연 이치에 따른 춤사위를 연구하여 ‘우리춤 움직임의 원리’를 교육하는 방법론을 정립, 후배들에게 빠른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장석용 문화비평가(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약력]김은희 전통무용단 단장/한국전통춤협회 부이사장/밀양아리랑 보존회 자문위원/우리춤 움직임 원리연구회 회장/우봉(이매방) 전통무용 보존회 이사/중요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중요 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