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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여! '악마의 유혹'을 떨쳐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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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여! '악마의 유혹'을 떨쳐내라

[심리학자 한성열의 힐링마음산책(15회)]중년의 위기와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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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오빠?누님'들 이성과의 '정서적 교감' 통해


'젊음'을 확인하려 하지만


'결과는 항상 비극적'인 이길 수 없는 싸움

…자신과 가족들에 상처만 줄 뿐


▲연극디너.부부라는이름으로하나가되었지만,사실은합쳐진둘일수밖에없다는한계에부딪힌그들이어떻게그벽을부수거나받아들여가는지에대해있는그대로의모습으로보여주고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연극디너.부부라는이름으로하나가되었지만,사실은합쳐진둘일수밖에없다는한계에부딪힌그들이어떻게그벽을부수거나받아들여가는지에대해있는그대로의모습으로보여주고있다.
[글로벌이코노믹=한성열 고려대 교수] 중년기는 청년기와 노년기가 부딪히는 시기다. 청년기 때에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노년기가 신체적 변화를 통해 점차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부인하거나 회피할 수 없게 되는 시기다. 나이 든 사람에게 “젊어 보인다”고 인사하면 거의 대부분 “고맙다”고 대답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 문화에서 “늙었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므로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속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정적인 것이 다가왔을 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첫 번째 반응은 ‘부인(否認)’ 하는 것이다. 즉,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체검사 결과 큰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통보 받거나, 합격할 것을 절실히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불합격 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면 거의 대부분 첫 번째 반응은 “그럴 리가 없다”라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 이런 자각을 하게 된 중년기 초기에 속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다. 즉, ‘아직 젊었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그 증거를 보여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보다도 자신에게 아직 젊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중년부부의외도를다룬드라마'애정만만세'이미지 확대보기
▲중년부부의외도를다룬드라마'애정만만세'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젊었을 때보다 더욱 더 일에 열성적으로 몰두하면서 아직도 젊은이 못지않게 체력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또는 운동에 열중하여 자신이 늙어간다는 느낌에서 벗어나려고 애쓴다. 40대 중반의 교수가 젊은 대학원 학생들과 수시로 농구나 축구 경기를 하는 것을 대학 캠퍼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중년의 외도 ‘의도와 목적’ 달라


그러나 젊음을 확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성(異性)’을 통한 확인이다. ‘젊을 때’를 인생에서 제일 매력적인 시절이라고 여기는 문화 속에서 자신이 아직도 젊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바로 이성으로부터 ‘매력적’이라는 반응을 얻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나이 어린 젊은 이성으로부터 오는 반응이 더욱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나이 든 남자가 젊은 여성에게 “젊은 오빠”라고 불리기를 바라고, 나이 든 여자가 젊은 남성에게 “매력적인 누님”으로 불릴 때 기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중년의 위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외도(外道)’의 원인이다.

물론, 외도는 중년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결혼 생활을 전제로 한 ‘외도’는 결혼 이후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젊었을 때의 외도와 중년기의 외도는 그 목적이 다르다. 외도는 본질적으로 이성 간에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리고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이성 간의 관계는 대부분 성(sex)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젊었을 때의 외도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불만족스럽거나, 아니면 배우자와 관계없이 단지 성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즉, 이성 간의 성적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을 얻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서울서초동가정법원앞에서아내바람기로고통받는남편모임(아바고)의한회원이피켓시위를벌이고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서초동가정법원앞에서아내바람기로고통받는남편모임(아바고)의한회원이피켓시위를벌이고있다.
중년기의 외도에도 물론 성(sex)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년기의 외도는 젊은 이성을 통해 자신이 아직도 젊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주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년기의 외도는 대개 나이 차이가 많은 중년의 남(여)자와 젊은 여(남)자 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성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성적인 관계를 갖기 이전에 ‘정서적 교감(交感)’이 필요하다. 단지 성적 욕구를 만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상대방으로부터 ‘아직도 젊고 매력적이다’라는 반응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중년의 외도는 주로 같은 영역에 있는 사람들끼리 일어난다. 이 영역은 다양하다. 같은 직장일 수도 있고, 같은 취미일 수도 있고, 같은 경험일 수도 있고, 같은 목적일 수도 있고, 같은 이데올로기일 수도 있다. 이 같이 공통의 영역에서 함께 하다보면 상대방에 대해 잘 알 수 있어 ‘정서적 교감’을 공유할 수 있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여성 외도는 가족해체로 이어져


남자의 경우, 부인과의 결혼생활의 만족 여부에 관계없이, 외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혼을 하려는 의사는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관계는 생각만큼 오래 가지 못한다. 나이 든 남자의 외도 대상이 되는 젊은 여성은 대개 두 종류다. 첫째는 정서적 교감이 깊어져 사랑에 빠지는 여성이다. 이 경우 여성은 미혼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결혼을 통해 그 관계를 지속하려고 하면서 이혼을 종용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의 경우, 가정을 깰 의사가 별로 없으므로 결국은 여성이 깊은 상처를 입고 관계가 끝나게 된다. 둘째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지위, 재산 또는 권력 등을 이용하여 자신의 야망을 신속히 이루려고 하는 여성이다. 이런 여성은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아직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젊은 남자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당연히 자신의 야망을 신속히 이루게 해 줄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중년의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 관계를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그 야망을 이루어주지 못 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관계를 깨게 된다. 이 경우에는 중년 남성이 상처를 입는다.

▲겉보기에는별문제없어보이는가정이지만부부는더이상잠자리에만족하지못하고아들은자신이입양아라는사실때문에혼란을겪고있는가족을다룬영화‘바람난가족’포스터.이미지 확대보기
▲겉보기에는별문제없어보이는가정이지만부부는더이상잠자리에만족하지못하고아들은자신이입양아라는사실때문에혼란을겪고있는가족을다룬영화‘바람난가족’포스터.
최근까지는 중년의 외도는 거의 남자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리고 여자의 경우에는 거의 드문 소수의 ‘바람난 여편네들’의 일로 치부해 왔다. 하지만 요즘은 중년 여성의 외도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추세다. 물론 여자도 중년기에 남자와 같은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겪기 때문에 외도의 유혹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지금까지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남자의 경우, 외도 후 부인이 용서해준다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자의 경우에는 남편이 용서해 주는 경우도 적지만, 설사 용서해 준다고 해도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것은 가정을 지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외도에 대해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여자의 외도는 거의 대부분 가정의 해체로 이어지게 된다.

외도는 그것이 남자의 것이든, 여자의 것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늙어가는 것’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피할 수 없는 정해진 ‘길’이다. 이 길을 피해 갈 생명체는 없다. 그렇다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면서 자신에게도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외도’는 중년을 현명하게 보내는 길이 아니다. 공자님 시대에는 ‘40대는 불혹(不惑)’의 세대이었지만, 현재의 40대는 안과 밖으로부터의 ‘유혹(誘惑)’의 세대다. 이 유혹을 현명하게 물리치는 것이 중년을 기회로 삼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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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고려대심리학과교수
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