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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영상·음악의 완벽한 조화로 '고품격 감동' 안겨준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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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영상·음악의 완벽한 조화로 '고품격 감동' 안겨준 수작

[춤밭을 일군 사람들(44)]우리 시대의 명작 '임학선 댄스 위'의 『Bird's Eye View』

창단초 제의적 창작무에서 일상적 춤세계로 외연 확대


'춤의 에세이' 2년간 버전 달리하며 50여회 연작 공연


'위를 향해 하늘로, 우리 하나됨을 위한 행위의 몸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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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2
■우리 시대의 명작 '임학선 댄스 위'의 『Bird's Eye View, 조감, 鳥瞰』공연(임학선 예술감독, 강낙현 연출, 김영은/정보경 협동안무)

[글로벌이코노믹=장석용 문화비평가] 임학선(성균관대 무용과 교수)의 ‘댄스 위’는 성균관대 무용과 강사들로 구성된 서울시 지정 전문 무용단이다. 1984년 임학선무용단으로 출발해 2004년 ‘임학선 댄스 위’로 개명했다. 창단 이후 다양한 소재개발과 독창적인 표현기법으로 새로운 춤 형식을 구축하고 있다. 창단 초기의 제의적 창작무에서 일상적‧서정적 춤 세계로 작품 방향을 넓혀 왔으며, 새 밀레니엄에는 유학(儒學)으로까지 작품 소재를 확장, 『공자』로 폭발적 화제를 모았다.

예술적 아름다움은 영원하다. 스승이 제자를 낳고, 제자가 스승이 되듯, 삶은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된다. 안무가들의 나라, 고려가 부활된 것 같다. 특히 여성들의 파워를 느끼는 것은 ‘두리춤터’에서다. 종묘의 상징처럼 아프다고 빨리 돌아다니게 만들지 않는 것이 임학선의 안무지침이다. 그녀를 깊이 이해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늘 그녀와 그녀의 자매 임현선(대전대 무용과 교수)에게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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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학선 댄스 위’의 ‘위’는 몸과 마음이 하나 됨을 상징한다. 우리말 ‘위’는 하늘과 상승을, 영어 ‘WE’는 하나로 어우러짐을, 한자 ‘爲’는 만듦 또는 협동 행위를 일컫는다. 하늘, 상승, 하나, 행위 등을 상징하는 ‘위’는 생명의 원천인 에너지로부터 뿌리를 중시한 창조적 몸짓의 표출로 이어짐을 뜻한다. 그들의 전용극장 ‘두리춤터’에서는 매주 춤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감히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춤 역사가 쓰여 지고 있다.

‘임학선 댄스 위’의 공연은 늘 다시보고 싶은 아쉬움을 준다. 그들의 작품들은 비주얼이 아니라 내면에서 보이는 빛과 그림자, 여유와 비움의 미학을 보여준다. 그들의 작품은 작은 정원(두리춤터)에서 세계(대작)를 보여준다. 임학선 안무작들은 작가정신을 넘어 장인정신이 보인다. 역사와 자연이 스쳐가는 『버즈 아이 뷰』는 검이불누화이불치(檢而不陋華而不侈‧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를 실현한다.

‘임학선 댄스 위’는 ‘크리에이티브 스테이지’를 통하여 수시로 자신의 안무 역량과 창의력을 넓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그들의 표현기법은 전통 춤사위를 이용한 창작무에서 융복합작품으로의 컨템포러리 춤으로의 변신에 이르고 있다. 그리해 ‘위’를 향해 올라가 하늘을 닮으면 너와 나를 넘어서 ‘우리’는 하나, 하나 된 즐거움에 취한 ‘몸놀림’을 견지한다. 그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춤의 응집체중의 하나인 『버즈 아이 뷰』는 이 시대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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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버즈 아이 뷰』 실험작들과 이번 작품은 장르간의 크로스 오버, 안무공식 구축, 철학적 상상으로 새로운 춤 에세이를 써왔다. 르네상스시대처럼 훌륭한 예작(藝作)에 대한 적절한 지원으로 작가와 단체에게 격려가 되는 전범(典範)을 보여야 한다. 예술가가 대접받는 시대가 이 시대의 덕목이 되어야 한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 창의적 고뇌로 탄생된 이 작품은 추사 김정희의 정신과 맥을 같이하는 이면의 깊이를 간직한 작품이다.

2013년 6월 22(토), 23(일) 오후 7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버즈 아이 뷰』는 깔끔하고 신선하게 매력적인 모습으로 ‘사람은 누구나 비상을 꿈꾼다’라는 주제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월드컵 경기에서 연장전에 이은 페널티 킥에 버금가는 공연이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혹독한 연습기간,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한 엄청난 토의 시간, 세부적인 디테일에 이르는 과정은 안무가 임학선의 명작을 향한 집념과 카리스마, 확고한 의지의 결과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공연예술센터, 성균관대 유가예술문화연구소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버즈 아이 뷰』는 2년여 기간 동안 버전을 달리하며 50여회의 연작 공연을 통해 다듬어온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을 위하여 개인의 사생활을 희생해가며 ‘서로’를 격려하고, 예술과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성찰을 이룬 춤 작가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 단체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비가시광선의 험로를 걸어야 한다는 약속이 따르는 것이다.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수상작가 중심의 춤작가 몇 명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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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강낙현은 포이어 프로덕션을 설립한 이래, 영화와 공연예술을 접목시킨 새 개념의 융복합작품 ‘드라이브 스루’의 제작과 총연출 감독을 맡으며 연작을 발표하기 시작하였으며, ‘플라스틱 스튜디오’, ‘엘레나 엘레나’, ‘이다/미’, ‘언타이틀드’, ‘버즈 아이 뷰’ 등의 연작을 100여회 이상 영상과 연출을 선보여 오는 열정을 보여 왔다. 영국에서 시각디자인, 영화, 공연예술학을 전공한 뒤 영국과 스페인에서 영화 활동을 하며 다양한 예술가들과 친분을 쌓아 무용, 연극, 음악, 디자인 등의 젊은 예술가들과의 협업 활동을 하면서 작년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한 ‘드라이브 스루’는 지난해 스페인 빌바오 액트 페스티벌 최연소 심사위원의 감각을 소지한 역작이었다.

정향숙은 ‘댄스 위’의 대표로서 한국 창작무대의 지평을 넓혀왔고, 『누가 살던 방』 등의 안무와 출연으로 희망을 꿈꾸는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아울러 전통의 고수 및 변주를 실험해온 작가다. 춤의 예형론(藝形論)에 대한 제시와 현대를 감싸않은 정향숙의 춤은 데코람(decorum)을 위반하지 않는다. 열정이 내재된 사유적인 그녀의 춤은 의미 있는 홀로서기, 즉 다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성숙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 작품은 일급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내적 엄격함과 성실함이 돋보인다. 그녀의 이러한 예술접근 자세가 ‘댄스 위’에 커다란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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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4
협동안무의 김영은(예원학교 강사)은 임학선 댄스 위 정단원으로서 무용문화포럼이 선정한 안무가 시리즈 ‘내안의 여유’로 무용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왜 뒤돌아보세요’, ‘새장’, ‘날개 깁는 여자’, ‘날개 깁는 여자 ver.2’로 자신을 성찰하는 작품들로 내적 성숙의 시간을 가져왔다. 특히 ‘날개 깁는 여자’는 인간의 날고자 하는 욕망을 극대화 시킨 작품으로 ‘미니멀 뷰티’를 보여주었다. 김영은이 묘사해낸 자전적 우울과 거칠고 바쁜 현대 도시의 일상, 여인의 다양한 역할 속에서 귀하가 선택한 테제에 맞는 춤 테크닉은 현대무용의 커다란 소득으로 각인되었다. 그녀가 이번 온몸으로 안무한 세상을 바라보는 특유의 춤 에세이를 귀하게 여긴다.

협동안무의 정보경은 2007년 신진 안무가전에서 『절벽아래 집』을 발표하면서 한국 창작무용계에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길 위의 사람들』에서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은 55분 분량으로 정보경 댄스 프로젝트 첫 단독 공연을 시도한 바 있다. 안무가로서도 『가시를 삼키다(2007)』, 『허공살이(2008)』,『텅 빈 고요(2008)』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한국춤 호흡을 이용한 폭발적 에너지를 지닌 무용수이자 한국적 정서와 미래지향적인 의식을 지닌 안무가로서 인정받기 시작하였으며 강낙현과 공동작업, 이번 『버즈 아이 뷰』에서의 탁월한 연기가 이 작품의 예술성 고양에 크게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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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1
두리춤터에서 이다 그랜도스 리는 작곡가, 음유시인, 가수로서 다양한 크로스오버 작업들을 해왔다. 음악가로서 참여한 연작공연 ‘드라이브 스루’, ‘이다 미’는 공연의 새로운 돌파구를 위한 협동공연의 필요성을 인지시키면서, 공연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특히 인생과 도시를 응시, 음악 축복으로 읽어내며, 노래하는 스웨덴 이민자의 예지(銳智)를 담고 있는 ‘이다 미’에서 그는 서정적 음악 작업을 위해 미래의 사회를 통찰하는 우수한 시를 써왔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작곡들은 훌륭한 작품들이었다. ‘불빛에 대한 헌사’, ‘플라스틱 가방’, ‘프레임’, ‘가을의 규칙’, ‘아마도’ 등으로 청춘과 시대를 조망해 나가면서, 자신의 내부를 성찰하는 작업은 ‘댄스 위’에서의 작업은 훌륭하였다.

입고출신(入古出新)한 신개념 공연의 서(序), 『버즈 아이 뷰』는 본능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작품이다. 그 핵심은 영웅적 참을성이 만들어낸 디테일에 있다. 시대와 연관된 제목의 주제성과 철학적 의의의 타당성, 안무 구성의 밀도(‘바다새’, ‘새벽’, ‘아침에’, ‘응시’, ‘밤바다’, ‘짝지음’, ‘절벽으로’, ‘둥지’, ‘그리고, 날다’의 여덟 장면에 대한 촘촘한 구성), 공간구성, 절제되고 민첩한 움직임, 완전한 작곡과 라이브 음악 연주, 심리와 장소에 따른 조명 사용의 적절성, 주인공 중의 하나인 실험적 영상과의 매치, 정교한 안무 테크닉과 춤 연기자들과의 일체감 등을 살펴볼 때, 모두의 합심이 이루어낸 종합적으로 우수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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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3
현대인의 꿈과 이상이 모험과 도전, 협동과 전진을 통해 완성된다는 임학선 안무의 핵심, 서정적 판타지를 연상시키는 메트로놈 소리, 바다 위를 상징하는 푸른빛으로 공존공영의 비상을 꽤하는 ‘솔개’의 우화를 ‘유쾌한 상상’으로 써낸 임학선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영상, 음악, 춤의 조화로운 만남은 시적 이미지 창출과 몸 조형의 새로운 묘미를 감지시켜 주었다. 이제 이 작품은 전국 문화예술회관 연합 등 단체에의 초청, 규모를 달리하는 여러 버전으로의 재창작, 전 세계 투어에 나서야 한다. 더 나은 진정한 찬사는 그곳에서 나올 것이다. 『버즈 아이 뷰』는 바다를 조망하는 블루가 희망을 주듯, 관객들에게 근래에 보기 드문 고품격 감동, 공감의 비상몽(飛翔夢), 희망과 안식의 꿈을 보여주는 차별화되는 수작(秀作)이다. 춤 공작소 두리춤터의 핵심 ‘임학선 댄스 위’의 약진을 기원한다.

/장석용 문화비평가(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