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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上시인 천상병'을 地上으로 불러 낸 무용극의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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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上시인 천상병'을 地上으로 불러 낸 무용극의 수작

[춤밭을 일군 사람들(45)― 우리 시대의 명작 ]

서정적 아름다움과 아픔 예술세계 촘촘히 그려내


10년의 열정 끝에 詩題를 제목으로 한 공연 탄생


총10장으로 구성 문학‧목순옥과 지순한 사랑 그려


60인조 오케스트라 선율 속 성공적 총체예술 선봬

■우리 시대의 명작-이미숙무용단의 무용극 『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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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글로벌이코노믹=장석용 문화비평가] 2013년 6월 20일(목) 오후 4시와 21일(금) 오후 2시30분, 7시30분 총 3회에 걸쳐 이미숙무용단은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천상병의 시, ‘귀천’을 무용극화한 『귀천』을 공연했다. 이미숙이 안무한 이 작품은 2013 문예회관 레퍼토리 제작개발 지원사업 선정작 후보에 등재됐다. 시제(詩題)를 제목으로 한 이 작품은 서정적 아름다움과 아픔을 촘촘히 그려낸 수작이었다.

『귀천』이 의정부가 탐내는 춤의 오브제가 된 것은 시인 천상병이 의정부에서 10여년 거주했기 때문이다. 고향 마산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의정부가 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이미숙이 있다. 이미숙의 천상병 연구 10년, 의정부 예술의전당 나이 10년 넘김, 93년 4월 28일 작고 전까지 살았던 거주기간, 모두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열(熱)’에 관한 치열한 기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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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생전의 시인 천상병과 부인 목순옥은 외관상 매혹적인 구석은 거의 없었다. 부티가 난다던가, 같이 깊은 대화를 한다던가, 시국을 논할 구석이 전혀 없는 범인 범부의 전형이었다. 감자 꽃에 대해 묻고, 보리밥을 얘기할 대상이었다. 그런 그들의 이면, 화려한 전성시대는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천상병 1주기 때부터 열렸지만, 10주기의 천상병은 이미숙에 의해 완전히 부활했다.

안무가 이미숙(李美淑‧Lee Mee Sook)은 1958년 1월 김제에서 출생했다. 청주사대, 중앙대 석사, 성균관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무용인으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 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21호 진주교방굿거리춤 이수자,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이수자로서 자신의 기본기를 수양한 무용인으로 인식되어 오고 있다.

그녀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장원, 진주개천한국무용제 전국대회 대상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귀천』을 우리 모두의 행복한 예작(藝作)의 대상, 격상의 전범(典範)으로 만들었다. 이미숙은 10여 년간 천상병의 예술세계를 무대화 하는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귀천』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융복합 공연, 총체예술의 우수성을 드러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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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귀천』은 청량감이 넘치는 시들로 빚은 지고지순의 ‘사랑’과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된 연기, 약속을 지키듯 잘 배치된 사려심이 극적 구성, 정직한 디테일과 함께 관객 모두에게 신뢰받는 작품이 된 주된 요인이 되었다. 국민 무용극을 지향하는 이 작품은 형이상학적 상위규범이나 난해한 예술 지향적 행위를 엄격하게 배제한다. 그래서 노련한 성찰이 돋보인다.

『귀천』은 프롤로그를 포함하여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프롤로그 2. 눈물의 브람스(남자 솔로) 3. 혼돈-동백림사건(남자군무) 4. 사랑의 노래(여자군무) 5. 날개 잃은 새(남자군무) 6. 두려움과 고통-시인의 고통(배우) 7. 그리움(여자군무) 8. 만남-날개 잃은 새 짝이 되어(듀엣) 9. 행복(여자군무) 10. 바람의 길(배우)은 천상병 시인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

이미숙은 청록의 푸르른 연기가 보랏빛으로 변하여 짙은 오일 페인팅 분위기가 나는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어른들만의 잔치, 아이들만의 유희를 우회한 자연스럽게 모두가 작품의 매력을 체득하게 만드는 테크닉을 소지하고 있다. 많은 춤 친구를 만들어 내고, 그들이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경험하게 하여 행복한 그녀의 팬들이 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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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귀천』을 만들어 내는 뒷무대의 주인공들, 소홍삼의 대본은 시 이상의 묘사로 빛나고 있고, 윤우영의 연출은 춤과 연결하는 맵시가 깔끔하고, 원동규의 조명은 묘사가 현란하다. 현(絃)을 주조로 한 강상구의 음악, 환상을 창조하는 무대 디자인과 이호준의 의상, 창의적 영상의 김진태와 장창원, 자연스런 분장의 이재형 아티스트들의 호흡이 명작을 빚어냈다.

60인조 오케스트라가 내는 분위기로 만들어진 웅장하고 섬세한 선율의 리듬감이 떨어지는 밤하늘에 초승달 위에 앉아 시를 쓰는 시인, 그 동화적 분위기, 영롱한 밤하늘, 별똥별이 떨어진다. 시가 낭송된다. 이 작품은 프롤로그부터 관객을 압도하며 환상에 빠져들게 한다. 웃음소리와 노래로 모든 것을 다 용서하는 ‘다 괜찮다’는 시인의 넉넉한 마음을 담는다.

이미숙은 낭만적 서사와 달리, 브람스교향곡 제4번 1악장에 재빨리 1967년 당시의 동백림 사건(Ost Berlin Geschichte)을 진입시킨다. 사랑과 시련을 표현해내며 여백 없이 들어앉는 음악은 가시적 무진법(舞陣法)으로 격동에 휘말린 청년들을 묘사한다. 다양한 비주얼로 설득하는 무대는 아련한 추억 속에 희생된 상병일 수밖에 없는 천상병을 일선택(一選擇)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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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그녀는 솔로와 군무를 적절히 배치시키면서 긴장과 이완, 완급을 조절해내는 노련함을 보인다. 대공 분실의 고문을 상징하는 조명이 내려오고, 춤 연기자는 시인의 분신, 고문 당사자의 양면성을 그려낸다. 시인은 처절한 고통의 춤을 춘다. 홀로 남겨진 여인, 이어 여자군무, 시인을 위로하는 위무, 페인이 되어 출옥하는 시인, 병실과 연결되고 극이 구성된다.

‘두려움과 고통-시인의 고통’을 연기해내는 이승훈은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얘기하는 듯한 시를 낭송하면서 서정을 배가시킨다. 자작나무 숲을 걷는 듯한 편안한 톤은 자연스럽게 동정심을 유발하는 도구다. 바람소리, 피아노 소리를 두고 쓰러지고, 이를 위로하는 여성군무가 자연스럽게 참여한다. 작품 속에 시(詩)들이 주인공이 되어 소리와 영상으로 등장한다.

이미숙, 격정 시대의 아픔을 울림의 씻김으로 정화해낸 『귀천』으로 헤집어 냄이 아니라 보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가 이 작품에서 보여준 심리묘사, 이동과 배치의 묘, 사운드의 배치, 성공적 크로스 오버 등을 통해 그녀가 추구해온 창작무의 흐름을 엿보게 한다. 그녀는 1992년 자신의 이미숙무용단을 창단한 이래, 어울림의 춤, 농축의 춤을 연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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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이미숙은 위대한 문학이 훌륭한 춤의 소재가 되고, ‘원 소스, 멀티 유스’의 기본임을 일찍 감지, 예술적 가치 고양과 국민교양의 텍스트가 되는 작품을 발굴해왔다. 피부에 와 닿는 작가, 천상병은 그녀의 먹잇감이 되고도 남았던 그녀가 요리한 시인 천상병은 날이 갈수록 관객들이 선호하는 작품의 순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귀천』의 모든 것을 연구하게 된다.

억척어멈 이미숙은 늘 유월에 히트작을 피워내는 셈이다. 초여름 산들바람을 즐기는 그녀는 서울의 변방, 의정부에서 전주의 변방 익산을 생각해 내고 교류와 협연을 한 바 있다. 그녀의 『귀천』은 전 국민을 감동시킬 의미 있는 문화 행위, 시각적 요소 첨가, 색감 조성, 역동적 에너지의 분출이 리듬과 움직임과 연결되어, 꿈의 조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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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귀천』이 몰고 온 파장, 두레를 생각하게 하는 연행(演行), 고민과 항변을 우호적으로 드러낸 이 작품은 힐링작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죽어야 살리라’의 주인공이 된 천상병, 그를 살려낸 간절함으로, ‘열악’에서 여유롭게 물결치는 ‘춤’을 만들어 내는 이미숙은 난장 같은 무대에서 다양한 좌판을 벌이며, 늘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귀천』을 소지한 십년의 나이테, 세트로 내려오는 원고지의 다양한 모습처럼 이미숙무용단은 보다 빠르게, 다양하게 차별화되는 독창적 작품을 만들어 왔다. 전통 춤사위에 실은 현대적 몸짓은 부동의 중심에서 그녀의 춤이 고고하게 빛나고 있음을 알린다. 『귀천』, 춤으로 문학성을 두드러지게 한 소중한 작품 중의 하나로 기록된다.

/장석용 문화비평가(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 이미숙 단장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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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단장
○ 이미숙무용단 단장

○ 이미숙도듬무용단 단장

○ 의정부시립무용단 단장

○ (사)한국전통연희단체총연합회 경기북부지회장

○ (사)한국무용협회 의정부시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