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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꾼 류석훈에게는 유림(儒林)의 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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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꾼 류석훈에게는 유림(儒林)의 향이 난다

[춤밭을 일구는 사람들(76)] 류석훈(현대무용가, 안무가)

춤의 달인, 누구나 인정하는 불굴의 춤꾼


해저의 종처럼 묵직한 주제…잡담‧농탕과는 절연


섬뜩한 사회적 비판과 춤꾼으로서의 수범의 인간성


20년 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주역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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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훈안무의'굴'
류석훈, 그의 모든 무제(舞題)들은 철학의 상부구조를 차지하고 있다. 해저의 종처럼 묵직하고, 농탕, 잡담, 너스레라는 단어와는 절연 혹은 부식(不識)이다. 늘 전투 앞에 나서는 전사의 이미지로서 들어앉는다. 춤 한량이나 비위 맞추기에도 적성이 맞지 않는다. 오로지 춤이라는 주제에만 열중하는 춤꾼이며 안무가다. 낭만적 서사를 읊조리지도 않는다.

류석훈(柳碩勳, Ryu Seok Hun)은 아버지 류인경과 어머니 박경자 사이에서 1969년 12월 29일 충북 청주시 북문로에서 출생했다. 명석함과 인간미를 두루 갖춘 그는 큰누나 류명옥, 작은누나 류숙영으로 부터 끔찍한 사랑과 시기를 동시에 받았다. 중앙초, 운호중, 청석고, 청주대 무용학과, 경희대 대학원 석사, 한양대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류석훈안무의'TheRoad'▲류석훈안무의'나는여기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안무의'TheRoad'▲류석훈안무의'나는여기있다'
그의 춤들을 분석하다보면 섬뜩한 사회적 비판과 무용가로서의 수범의 인간성을 읽어낼 수 있다. 상위 춤에 대한 집무(集舞)와 연구는 그로서는 정(情)을 나누는 매개다. 달밤에 나가 혼자 웃고 춤출 수 있는 고고한 지성의 간파는 ‘그의 시작에 끝이 있음’을 여러 번 독해하고 나서 가능하다. 그에게서 유림(儒林)의 향이 스침은 무슨 연유인가?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리는 육완순 선생으로부터 지속적 사랑을 받고 있는 류석훈은 육완순의 대표작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유다 역으로 20년 동안 주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73년도에 초연되어 지금까지 공연되고 있는 작품으로 우리나라 현대무용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가장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군살 없는 안무작들을 몸으로 써내는 그는 일군(一群)의 춤꾼들이 이루어낸 소리 없는 성취의 가상한 역할을 담당했다. 춤 창작 이상의 진지한 인간을 보여주며 그의 비법(秘法)은 평범에서 잉태한다. 관객에게 말을 걸지 않는 사심 없는 연습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땀방울이 뭉쳐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놀라운 지혜의 집성을 보여준다.

▲류석훈안무의'굿-조용한비명'▲류석훈안무의'모순'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안무의'굿-조용한비명'▲류석훈안무의'모순'
그는 고교시절 친누나 류명옥, 대학 재학 시 서영희 교수와 강사 김해경, 군대 제대 후부터 현대무용단 탐과 컨템포러리 무용단에서 조은미, 육완순, 박명숙, 국수호, 안애순, 이윤경 등 여러 선배 안무자와의 작업을 통해 춤을 배우게 된다. 그는 살가운 지도에 감사하며 그들의 선한 뜻에 부합되게 늘 고민하고 배우고 느끼고 움직이는 무용가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류석훈에 감명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고 춤 출 수 있게끔 한 작품은 안무가의 진정성과 신념이 깃든 작품이다. 육완순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안애순의 『여백』이 대표적이다. 전작은 70년대에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와 감각의 작품이고, 후작은 무용수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소박함, 세월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가지고 만들어낸 작품이다.

▲류석훈안무의'로미오와줄리엣'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안무의'로미오와줄리엣'
그는 자신의 춤을 통해 불순물과 오염된 춤을 필터링하며,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현대춤들을 비교하게 만들며, 정제된 춤의 오묘한 진실을 일깨운다. 그의 한 동작은 그의 거대한 춤을 만드는 공학이 들어가 있다. 절제와 조화로 이룬 그의 춤들은 그래서 찬연히 빛난다. 건강한 관객이 건강한 춤을 만든다는 믿음, 그렇지만 그는 산호섬의 신비를 역설하지 않는다.

그는 2003년 전북대 무용과 강사를 시작으로, 상명대, 국민대, 청주대, 동덕여대, 충남대, 한양대, 서울종합예술학교, 대전예고, 전북대, 제17회 한국 현대 춤 협회 강습, KADF 교수위촉 강습, 국립무용단 현대무용 트레이너를 거쳤다. 안무가와 춤꾼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괌, 미국, 핀란드,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초청을 받았다.

▲류석훈안무의'바다가죽어서남긴시신'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안무의'바다가죽어서남긴시신'
류석훈은 이미지 집중 연출과 움직임의 미학적 질감, 무용수들의 서로 대화하듯 주고받는 호흡과 팀워크, 구성에 안무 주안점을 두고 작품을 만들어 간다. 그는 무대에 대한 오브제나 세트의 중요성 보다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빛에 중시한다. 그는 무용수들의 땀과 오랜 노력을 통한 팀워크, 춤에 대한 진정성만이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류석훈의 대표 안무작은 21세기 10년의 앞부분인 1)『모순』(2001, 솔로)― 1시간의 솔로로써 앵벌이 소년의 죽음으로 인한 사회적 무관심을 이야기함 2)『로미오와 줄리엣Ⅰ,Ⅱ』(2002, 듀엣)―제4회 일본 국제 발레 & 현대무용 경쟁 갈라 ‘금상’ 및 ‘안무상’ 수상함으로써 한국현대무용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절한 사랑과 결혼 후의 두 부부의 권태기에 대한 작품으로 위트적이며 아름답고 애절함을 적절히 묘사 3)『변신』(2002, 군무)―1시간의 군무작품으로 카프카의 소설을 모티브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군상을 위트와 유머로 만들어간 작품. 10년 동안 매년 레퍼토리 작품으로 공연함. 4)『굴』(2004, 군무)―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전을 통해 공연되었으며 카프카의 소설 <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 5)『이중주』(2004, 듀엣)―제5회 일본 국제 발레 & 현대무용 경쟁 갈라에 초청되었으며 그 외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등에서 공연되어짐. 남녀 두무용수의 발산과 흡입의 에너지와 회전적인 움직임의 연속성에 중점을 둔 작품 6)『모서리』(2004, 솔로)―벼랑 끝에 걸린 인간 심리적인 부분을 날카롭고 명쾌한 움직임으로 표현함 7)『웨이팅(Waiting)』(2006)―복고풍의 위트적 분위기와 한국적 호흡으로 동양과 서양의 적절한 조화로서 잘 정리되어진 작품 8)『불편한 자세』(2008)―두 팔을 묶이면서 춤을 추는 것이 특징. 인간의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삶 자체를 즐기자는 내용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류석훈안무의'변신'▲류석훈안무의'불편한자세'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안무의'변신'▲류석훈안무의'불편한자세'
이후 10년을 채워가는 안무작은 9)『바다가 죽어서 남긴 시신』(2010,군무)―소금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물속 분위기의 움직임을 가지고 모던하면서도 예술적 움직임의 미학을 강조한 작품 10)『변형된 감각』(2010, 듀엣)―대한민국 무용대상 솔로&듀엣 부문 <대상>작품으로 두 무용수의 감각의 사고를 움직임의 명쾌한 구성을 보여줌 11)『나는 여기 있다』(2011, 듀엣)-남성 이인무로서 남성적이면서도 섹슈얼함을 국악적인 음악을 통해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강조한 작품으로 2011 SCF서울 국제 안무대회에서 <그랑프리> <베스트댄서상> 등을 수상함 12)『시간속의 기적』(2012, 군무)―제32회 서울 무용제 <안무상> <여자연기상> <무대미술상> 수상작으로 시간의 연속성 속에서 나오는 규칙과 불규칙성을 보여준 작품 13)『아리랑 블루스』(2012, 듀엣)―한 시간의 작품으로 무용수로서 겪는 삶의 애환을 아리랑이라는 음악에 맞춰 표현함 14)『THE ROAD』(2013, 듀엣)―한 시간의 작품으로 무용수와 예술가로 살아가는 힘든 애환과 확실한 신념을 춤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 예술과 무용의 위대함과 움직임의 미적 아름다움을 고행과 삶의 길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고자 한 작품 15)『굿-조용한 비명』(2013, 솔로)―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마음속의 간절한 기도를 만석중놀이의 음악을 통해 가면극 형식의 모습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류석훈은 야무진 ‘돈 없고 빽 없으면 정말 뼈 부러지도록 움직이고 더욱 열심히 살아라’, ‘춤을 춘다는 것은 제3의 종교를 가지고 사는 것이다’, ‘춤은 배우고 보고 느끼고 움직여야하며 오래도록 숙성되면 행복을 잡을 수 있다’, ‘몸을 움직이고 미를 만든다는 것은 진정 위대한 일이다’, ‘꿈을 절대적으로 가지고 살자’를 절대 생활신조로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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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훈안무의'변형된감각'
류석훈은 무용수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대우, 무용예술에 대한 문화적 인식 부족 등 전반적으로 예술가들에 대한 존중과 인식변화의 중요성을 진전시켜 나아 가야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춤판의 글래디에이터로서 그는 침착함속에 필살기를 선보인다. 오로지 몸으로 보여주고, 몸으로 얘기한다. 고난의 길에 대한 선택도 개개인의 몫으로 돌리며 강요는 없다.

류석훈, 고수의 춤꾼에게 필연적으로 내려앉는 가을의 우울을 내색하지 않는다. 춤에 대한 그의 진보적 수사는 자신을 항변하는 도구가 아니다. 세속적 미숙함이 그를 오히려 격상시키고, 그의 춤을 신비스럽게 만든다. 류석훈 키즈(kids)들이 우뚝 선 실력을 지속적으로 보이며 존재하는 한 그는 굴욕과 좌절을 보듬는 스승으로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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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훈안무의'시간속의기적'

■ 류석훈 수상경력


2001. 3 제4회 안무가 경영대회 은상수상-『항해』(현대 무용진흥회)

2001. 3 2001 최고 무용가상 수상 (현대 무용진흥회)

2001. 10 독립예술가 지원선정 (한국문화 예술진흥원))

2002. 2 제4회Japan International Ballet & Modern Dance Competition

‘금상’ 및 ‘안무상’ 수상- 『로미오와 줄리엣1,2』

2002. 3 신진 예술가 지원 선정(한국 문화예술 진흥원)

2003. 1 레퍼토리 사후지원 선정 (문화예술진흥원)

2003. 1 제3회 PAF ‘안무상’ 수상(공연과 리뷰)

2004. 1 2004년 우수 레퍼토리 지원 선정 ‘변신’ (문화예술진흥원)

2004. 1 제7회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 선정

2005. 9 제1회 NART 젊은 예술가 지원 선정 (서울문화재단)

2008. 12 제12회 PAF ‘오늘의 안무상’ 수상 (공연과 리뷰)

▲류석훈안무의'웨이팅'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안무의'웨이팅'
2009. 2 2009 댄스비젼 최우수 작품상 수상 -『그래피티』 (한국현대무용진흥회)

2009. 12 2009 충청북도 무용 대상 ‘예술상’ 수상 (충북무용협회)

2010. 10 제1회 '2010 올해의 전문 무용인상' 수상 (공연과 리뷰)

2011. 11 제32회 서울 무용제 『시간속의 기적』, ‘안무대상’, ‘여자연기상’, ‘무대미술상’수상-(한국무용협회)

2011. 11 2011 SCF서울 국제 안무대회『나는 여기있다』, ‘그랑프리’ 수상 (한국 현대무용 진흥회)

2011.11 2011 SCF서울 국제 안무대회 『나는 여기있다』, ‘Best Dancer Award’ 및 'Pori Company Award’ 수상 (한국현대무용진흥회)

2011.12 2011 대한민국무용대상 Solo&Duet 『나는 여기있다』, ‘Best 5 Certificate' 수상 (한국무용협회)

2013. 3 댄스비젼 시상식 ‘아름다운 시선상’ 수상 (한국 현대무용 진흥회)

2013, 6 공연창작지원 선정 ‘The Road' (한국문화 예술위원회)

2013. 8 제10회 서울국제무용콩클 ‘안무상 <아리랑>’수상 (한국 국제교류연합회)

2014. 1 춤비평가협회 작품대상작 ‘춤작품상 ' 수상(한국 춤비평가협회)

2014. 2. 25 2013 기독교문화대상 무용부문수상 (기독교문화예술원)

▲류석훈안무의'아리랑블루스'▲류석훈안무의'이중주'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안무의'아리랑블루스'▲류석훈안무의'이중주'

■ 류석훈 약력


▲류석훈현대무용가이미지 확대보기
▲류석훈현대무용가
Dance Company 'THE BODY' 대표

(사)한국 현대 무용 진흥회 이사

(사)한국 현대무용 협회 이사

(사)충북무용협회 국제교류 분과 위원장

2010~2011 코리아 국제콩클 운영위원(한국무용협회)

[장석용 문화비평가(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