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의 ‘인생 정류장’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살아간다/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버스와 같지 않을까?/ 새벽 첫 차처럼, 놓치면 안 되는 막 차처럼/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정류장/ 한 명도 내리지 않는 정류장’에서 비춰지는 계획과 선택은 자기의 몫으로 남는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겪는 잊지 못할 추억이나 힘든 시기가 있다. 10대에 느끼는 중·고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한 즐거운 수다와 놀이, 20대에 겪는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 30대와 40대에 겪는 인생의 좌절과 실패를 겪는 모든 시기를 버스에 담고 있다.
첫 번째 정류장: 청춘의 황금기이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묘사한다. 안무자는 의자의 측면을 버스의 좌석으로 설정한다. 로코베리의 ‘버스정류장’, 봉고 맨의 ‘드럼 버머’(Drum Bummer) 음악을 앞세우고, 고교시절의 즐거운 삶을 표현한다.
두 번째 정류장: 사랑에 빠지는 시절이다. 사랑, 모든 것을 채울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이다. 연인들의 사랑을 표현한다.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에 맞추어 커플은 이인무로 사랑을 춤추어 낸다. 졍류장 마다 버스소리는 상징적으로 서민들의 보편적인 삶을 대변한다.
세 번째 정류장: 실패할 수 있는 도전의 표현이다. 피할 수 없는 피해서도 안 되는 인생의 고비이다. 박완주, 이정민, 김현우, 송윤주, 임소정의 5인무는 각자 개인이 겪었던 실패를 표현한다. 신주희의 ‘비 그치는 소리’가 쓰린 감정의 그들의 심정을 표현한다.
네 번째 정류장: 단계를 넘어 미래를 꿈꾼는 단계이다. 나아갈 내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활발하게 앞 정거장의 5인은 희망의 춤을 춘다. 버스 창밖을 스쳐가는 풍경들이 영상으로 뜬다. 시간이 흐름이 춤에 투영된다. 영상에 삽입된 버스소리가 사실감을 높인다.
박완주는 저돌적으로 춤에 매진하는 후발 주자이다. 그녀의 안무작 『그날의 상상』, 『미완의 아름다움, Beautiful Hangover』으로 소박하게 안무가로서 신고식을 가졌다. 그녀가 여성적, 감성적 한계를 극복하고, 모험과 도전으로 보다 선 굵은 작품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안무가 : 박완주
선화예술고등학교 졸업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임학선댄스위 정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