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생활양식은 매우 일률적이고 반복적이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표면적으로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현대인들의 내면은 공허함이 가득하다. 그들은 내면을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오로지 바른생활을 수행할 뿐 이다. 순간의 해프닝은 그들의 내면을 건드리게 되고, 내면을 꿰뚫어 보았던 그들은 자신의 ‘바른생활’이 각자의 삶에서 합당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안무가는 자신의 길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보통사람들이 겪는 성장통이 그녀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바른 길인가? 걸어가고 있는 방식은 맞는가? 일률적으로 반복되는 삶의 패턴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인가?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진정한 자신을 일깨우는 것은 작은 해프닝일 뿐, 자연스러운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진정 오고 있는 것인가?’
이 작품은 네 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반복적 일상- 기상에서 부터 시작되는 상황과 행동들을 현실적 내용으로 전개 2. 꿈속에서 그리는 나의 일상- 현실과 다르지 않는 꿈속에서 더 발목을 잡히고 압박으로 다가온다. 원을 활용해 지속적 패턴을 한 번 더 각인한다. 3. 해프닝- 내안의 내가 전달하는 움직임 4. 제3의 시선-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본 누군가의 모습
원색으로 치장한 의상, 말총머리 헤어스타일, 미풍을 오가는 듯한 동작,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는 여인들의 성격 묘사는 디지털 시대의 우화를 만드는 장치로 등장하지만 비정하고 자극적이고 섬뜩한 사회 현상을 포착해 주기를 바라는 관객들의 바램을 우회한다. 칸딘스키의 추상을 거부한 정물화적 풍경의 구상이다. ‘바른 생활’이다.
김동민은 제7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전통부문 시니어 여자 1등, 무용문화포럼이 선정한 안무가시리즈 무용수상을 수상한 춤계의 주목할 재원으로 『청춘블루스』, 『U감』, 『동화, 너를 담다』, 『안녕, 빠삐용』 등의 안무작을 선보인바 있다. 여성적 섬세함, 자신의 체험, 동화적 상상력으로 채운 주제적 양식과 춤체는 정전(正典)의 품계를 형성한다.
김동민, 그녀의 심중의 외침은 기대와는 달리 부드러움 속에 있다. 그녀는 거추장스런 수사보다 생활에 더 밀착된 주제를 선택, 차분하게 호소하는 여성적 호소력을 지닌 춤을 선보인다. 전형적, 고전적, 이미지, 비유, 도식으로 간택한 『바른생활』은 미지의 실체를 찾아가는 작업이 아니며, 열린 공간에서 상징과 간극을 허물고 ‘민낮’으로 고민하는 진정성을 보인 작품이다.
안무가 : 김동민
국립국악고등학교 졸업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임학선댄스위 정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