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견우‧직녀 사랑 모티브로 한 발레‧현대무용의 콜라주

글로벌이코노믹

유통경제

공유
0

견우‧직녀 사랑 모티브로 한 발레‧현대무용의 콜라주

김지영 안무의 『은하수를 아시나요』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이미지 확대보기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
[글로벌이코노믹=장석용 객원기자] 최근 파다프 신진예술가 공연의 일환으로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선보인 김지영(동국대 연극학부 외래교수) 안무의 『은하수를 아시나요』는 예술감독 이해준(한양대 생활무용예술학과 교수)과의 일관된 호흡으로, 작은 극장에서 큰 행위적 현대무용을 진설하였다. 발레 전공의 김지영의 발레적 상상과 이해준 현대 무용적 구성의 몸짓은 춤을 ‘몸의 유희’ 공간으로 만든다.

한국적 정서를 소지하고 흥행성과 예술성 양방향의 전형을 추구하는 이 작품은 칠석이면 생각나는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을 하늘과 땅’, ·여로 설정하고, 진실한 사랑의 존재를 전개시킨다. 무용을 기본 틀로 잡고, 연극, 음악을 불러들여 장르 허물기, 콜라주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별무리의 축복을 염원하는 사랑은 기다림으로 시간의 흐름을 연출한다.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이미지 확대보기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이미지 확대보기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
여성 첼로주자가 흐르는 시간을 상징하는 연주를 하면서 춤은 시작된다. 공연예술의 중심, 무용, 연극, 음악이 주인공이 된 이 작품은 특성에 맞게 음악을 앞세운다. 벤치에 앉은 사내, ‘고도를 기다리며기다림의 상황을 연기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앉았던 벤치, 여인은 나타나지 않고, 흐릿한 추억이 애처롭게 묘사된다.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기다림을 표현하는 남자무용수가 무대를 채우기 시작한다. 흐르는 눈물과 떨어지는 빗방울,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는 흐느끼는 그에게 우산을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메인 곡이 불러진다. ‘내사랑 어디에는 이번 공연을 위하여 작사, 작곡된 음악이다. 반복적으로 사용된 이 곡은 관객들에게는 호기심, 무용수와 연기자들에게는 주제를 쌓아가는 효과를 부여한다.
내사랑 어디에는 연출가 한웅희(한양대 예체능대학 겸임교수) 작사, 노래에다 이우영이 곡을 붙인 노래이다. 주제를 함축하는 노래는 성악가 한웅희의 가창력을 이용하면서 김지영 안무력에 힘을 보탠다. 춤을 타 장르와 분리하는 모순에서 하나로 묶는 이번 작업은 난장과 어지러운 상상의 중추를 들추어내어 오늘의 젊은이들의 낭만적 풍경과 우울을 진솔하게 담는다.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이미지 확대보기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
해설을 대신하는 노래에 주제는 담겨져 있다. ‘내사랑아 어디 있는가/ 구름뒤에 숨어 있는가/ 닿을 듯 닿을 수 없는 거리에 긴 한숨 애써 여미네/ 내사랑아 어디 있는가/햇살 속에 피어나는가/ 잡힐 듯 잡힐 수 없는 거리에 멀어져가는 내 사랑/ 그 사랑 찾아 오늘도 그 향기 찾아 내일도/ 꽃잎처럼 피어날 우리의 계절의/벅차오름이여 뜨겁게 안아줄 내 사랑이여

현대무용의 다양한 갈래를 확인시키는 무대에서 남성 2, 여성 2인의 무용수는 외침의 공허함 속에 파생된 침묵의 시대에서 나름대로 울타리를 만들어 생존하고 있음을 알린다. 그들은 내면에 존재했던 사랑과 기다림의 감각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조금씩 용기를 내어 시작한 사랑, 외면당하며, 흔들리며 시간은 흘러간다. 그들은 사랑은 분명 있음를 확신한다.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이미지 확대보기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이미지 확대보기
▲김지영안무의『은하수를아시나요』
박보경, 김준영, 박다은, 이정윤, 윤희섭이 사랑의 요소가 되어 명랑 희소(喜笑) 댄스극으로 만든 김지영 안무의 은하수를 아시나요는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서는 춤이다. 김지영은 사람들의 우울을 벗겨내고 직설화법과 춤의 교훈적 기능을 사용한다. 소극장 무대에서 이 작품은 춤 예술의 품격을 최대한 고려하며 조심스런 장르 허물기를 시도한다. 부드러운 발레 리듬에서 빠른 물살과 같은 현대무용의 거칠음을 조율해내며 잘 견디어 내고 있다.

김지영, 발레블랑의 화사(華事)를 담당했던 발레리나, 그녀가 현대무용에 과감히 띄어들어 자신의 정체성에 손상을 입힐지도 모르는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무대화 해온 그녀의 또 다른 변신, 이 작품은 고독, 사랑, 희망에 걸친 조금씩 웃음을 불러오는 조미료가 첨가되어있다. 관객들의 피로를 빼기위한 대중모드는 은하수라는 희망과 꿈을 불러온다.

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