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경기검무를 기본으로 깔고, 전통에서 창작무에 이르는 다양한 춤을 선보임으로써 구리지역에 무용예술의 씨앗을 뿌리는 소중한 제(祭)를 올린 셈이다. 춤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에 맞는 춤 접근 방법론 개발과 무용인구의 저변확대는 지역문화를 발전시켜나가는 기본이다. 그녀는 문화적 소양 함양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띈 무용작품들을 선보였다. 무형문화재 작품들을 친숙하게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는 지역사회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김근희가 춤춘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는 강선영이 예능보유자다.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이 춤은 김근희가 자신의 개성을 담아 제자 강연진, 임영랑, 박은진, 강미선, 김가온과 춤추면서 지역 발전을 염원하며 ‘천년의 몸짓’의 시작을 알렸다. 의젓하면서 경쾌하고, 부드러우면서 절도 있게 분위기를 몰아가며 관객을 압도한 춤은 손사위와 발 디딤새 등 구성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전통 춤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초청공연인 창작무 『그 새벽녘』은 강원도립무용단 안무가 김영주의 안무작이다. 김명규외 19명이 출연한 이 작품은 민족의 역사위에 민초들의 삶과 서정성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을 해온 안무가의 지역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으로서 ‘메밀꽃 필 무렵’의 감동과 ‘봄 봄’의 순수를 읽어내게 하는 춤의 개성을 보여주었다. ‘밝은 달 환하게 빛나고, 달그림자 맑은 초가을 날, 낮은 삶 보듬고 내 삶은 별자리임’을 춤으로 보여주었다.
박은진, 강미선, 김가온이 군무로 추어낸 『장고춤』은 붉은 열정을 담아 가녀린 여인들이 잘록한 허리에 몸에 부대낄 정도의 커다란 장고를 비스듬히 걸러 메고 여러 장단으로 변화되는 음악에 맞추어 까치걸음, 돋음새라는 독특한 걸음걸이로 가볍게 발을 옮기면서 가볍게, 때론 힘차게 도약하며 무대를 장악하고 아주 흥겹게 풀이한 작품이다. 추는 이의 구성과 분위기에 따라 묘미를 달리하는 장고춤은 이들만의 독특한 춤깔을 보여주었다.
춤판에 빠져서는 안 되는 소리를 제공한 한국국악협회 구리지부(지부장 이숙자,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 전수자)의 민요공연은 경기민요 가락에 담은 ‘태평가’, ‘양산도’, ‘밀양아리랑’, ‘한강수타령’, ‘뱃노래’, ‘자진뱃노래’를 이번 김근희 공연에 헌정하였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소리꾼의 구성과 지원 등 어려운 여건에서 생존해온 이들의 공연은 존재 자체에 고마워하는 여러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본 게임에 해당되는 『경기검무』는 오랜 역사를 가진 검무의 변형 춤 중의 하나이다. 경기검무 예능보유자 김근희와 언급된 제자들이 모두 출연, 군무로 보여준 춤은 영상과 조명의 도움을 받아 그 테크닉과 춤에 대한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활달한 기상, 강한 기질이 배어있는 이 춤은 경기검무의 높은 예술성과 역사성을 보여주었다. 이 춤은 변주와 다양한 무대구성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다분한 있는 춤임을 과시하였다.
『교방입춤』은 그 자체로 매력에 빠지게 하는 츰이다. 김근희의 독무는 김근희의 애교와 춤 해석을 보여주었다. 여인의 활동이 제한되었던 시대,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여인의 자유를 갈망을 담고 있다. 정재(呈才)풍의 품격과 서민풍의 소탈함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보랏빛 유혹을 담고,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에 멋과 흥을 드러낸 음률에 맞추어 정감을 표현해낸 김근희 춤은 시공을 초월하여 관객들의 마음을 훔쳐낸 역무(力舞)였다.
창작무 『감자골, 마을 사람 이야기』는 강원도립무용단이 선사한 서정무(抒情舞)이다. 이선우외 22명이 출연한 이 작품은 강원도를 상징하는 감자골을 앞세우고, 그곳 사람들의 옛 이야기를 사랑에 담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작품이다. 따스한 인정과 수려한 자연을 간직한 고을의 풍요를 기원하는 춤은 관람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이번 공연의 뜨거운 피날레를 장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