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끝없는 욕망, 채울수록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여자들의 욕망과 갈증의 끝을 찾아가는 여정이 극적구조 속에 다양한 상징들로 채워진다. 현대극이 노래, 춤, 연기로 탄쯔테아터(Tanztheater)의 의미를 찾아간다. 여자는 오늘도 거울 속을 들여다본다. 황금광 시대의 우화는 권력과 금력이 바탕이 될 수밖에 없으며, 욕망은 빨간 립스틱과 빨간 구두로 상징된다.
빨간 구두를 신으면 왠지 더 예뻐질 것 같은 여성심리는 이미 보편화된 공식 도구들이다. ‘남들도 다 가지고 있겠지’하는 마음은 경쟁심을 부추긴다. ‘여자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어울리는 상황이 전개된다. ‘처녀들의 욕망’은 풋풋한 그녀들의 밀실을 들추어내면서 여성심리의 근저(根低)를 쌍끌이 한다. 결론적 명제, ‘여성은 갈망과 욕구가 없으면 존재가치가 없다.’
여자들의 날씬해지려는 욕망에 다이어트에 대한 진솔한 대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빨간 구두에 대한 경배는 끝나지 않는다. 존재함으로 꿈꾸어야하는 여자들의 욕망은 인간들의 일차적 욕망과 연결선상에 있다. 한길 물속은 알아도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욕망이 깃들어 있는 여성, 그 건너편의 시선에 걸린 욕망은 무한하다.
안무가는 이 작품을 통해 여자들의 내면을 표현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예뻐지고 싶고 아름다워지길 갈망한다. 갈망과 욕망이 채워지는 포만감, 만족감은 제 각기 다르다. 때론 자신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외로움, 고통, 슬픔을 주기도 한다. 최효진 다운 발상, 주변에서 보고, 자신이 체험한 소재를 연기해내도록 한 실험은 유쾌한 낭만을 불러왔다.
안무가 최효진에 의해 포획된 ‘욕망’은 보통이 ‘비범’이 되는 단계를 밟는다. 이 작품은 성형 공화국의 플라스틱 수난사와 억지 배고픔에 시달리는 여인들에 이은 ‘욕망’의 비참한 현주소를 웃음으로 읽어내게 한다. 여전히 차가운 도시의 한 모퉁이에서 삶의 욕구, 욕망과 갈망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그 ‘욕망’은 비우지 않고서는 해결책이 없다. 현대무용에 대한 존엄과 유쾌한 희극성을 추구한 이 작품의 상상력을 높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