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춤에 매료돼 입문
'밀물무용단' 단원으로 활동
'7년간… J씨의 이야기' 등
일상 녹여낸 안무작품 많아
최원준은 의왕시 포일동에서 내손초등학교와 백운중을 거쳐 수원 유신고에 진학하게 되고, 어릴 적부터 춤을 좋아했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춤에 매료되어 무용학원에 다니게 된다. 한예종 김주헌 선생은 본격적으로 최원준을 조련하게 된다. 순발력과 민첩성이 뛰어난 그는 비교적 빠른 시간에 테크닉을 연마하게 된다. 장거리 마라톤 선수에 견주어지는 그의 작업은 진행형이다.
2006년은 서울 개포4동에 있는 M극장이 개관을 한 해다. 현대춤의 본격 경연장이 된 이곳에서 최원준은 하우스 매니저라는 직책을 맡음으로써 좀더 가까이에서 무용공연 현장을 보고, 많은 걸 배우고 깨닫는다. 최원준은 공연장에서 늘 연습을 하며 현대무용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는 진지한 사명감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한글날 기념 ‘한글춤’에 지속적으로 출연(밀물현대무용단)하여 세기(細技)를 배우고 있고, 그룹 속의 개인이 해야 할 역할과 단체성을 숙지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주립대학 초청공연 「Sun & Moon」, 「Eyes」 출연(2009), 칠레 산티아고 아밀 페스티벌 「Eyes」 참가(2009)등의 해외활동은 자신의 춤 기량을 테스트 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밀물현대무용단이 칠레 아밀 댄스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게 되어 최원준은 처음으로 외국을 나가게 되었고, 같은 해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주립대학 초청공연에도 참가하며 대한민국의 정반대편인 칠레 산티아고와 미국 LA에서 느낀 것들은 최원준에게 굉장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미국 등 해외에서 견문을 넓힌 열정적 감정으로 안무작들을 서서히 발표하게 된다.
서울무용제 개막공연 ‘찬기파랑가’(2010), 키르키즈스탄 한인회 초청 'Sun and Moon' (2010), PAF,s 떠오르는 안무가전 ‘히키코모리 랩소디’ 안무(2010), KBS ‘낭독의 발견’ 한글날 기념 방송 ‘몸으로 쓰는 한글’(2010), MBC ‘무한도전’ 달력프로젝트 한글춤 특집(2010), SBS 다큐멘터리 ‘짝’ 오프닝(2010) 등 그의 출연작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촉매가 되었다.
청운대학교에 출강(2012)하면서 외연을 넓힌 최원준은 제21회 전국무용제전 경기도 대표 ‘월인천강지곡’(2012), M극장 퍼포먼스 프로젝트 ‘말들의 시간 두 번째이야기’(2013), 제4회 국제 포켓댄스 페스티벌 참가(2013), LA한글문화원 아리홀 ‘한글춤’ 공연(2014)에 출연하면서 2014년부터 한양대학교 생활무용예술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최원준은 제77회 중앙무용협회 전국무용콩쿠르 일반부 ‘금상’ 수상 ‘Recover’(2008), 키르키즈스탄 정부, 한글춤 공연 감사패(2010), Pap's ‘New Vision 안무가상’ 수상, ‘히키코모리 랩소디’(2010), Pap's M극장 선정 ‘베스트레퍼토리 상’ 수상 ‘히키코모리 랩소디’(2010),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가 뽑은 주목할예술가상 수상(2013)하는 등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숨은 재기(才氣)꾼, 무서운 신예로 불리던 최원준도 서른을 넘기면서 삼성문화재단에 다니는 고유미와 결혼을 하였고 올해 딸 최지유의 아빠가 되었다. 밀물현대무용단 정단원으로서 그는 이해준, 성아름, 박희진 등 선배들과 작업하면서 춤 테크닉을 전수받고, 자신의 신체에 적합한 구성과 최적 조건을 연구하고 있다. 연습공간의 존재는 그에게 보약 같은 선물이다.
최원준의 대표 안무작은 7년간 두문불출한 J씨의 이야기, 은둔형 외톨이를 소재로 한 ‘히키코모리 랩소디’일 것 같다. ‘오늘도 컴퓨터를 키고 너와 대화를 한다. 누군지도 모르는 너에게서 난 빛을 보았다. 그 빛을 찾아 나는 무모한 도전을 해본다.’ ‘히키코모리 증상’을 다룬 작품이다. 컴퓨터 화면을 연상하게 하는 큰 천을 이용하여 역동적으로 펼친 춤이다.
‘뭐가 달라, What's the difference?’는 최원준, 곽지원의 이인무로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수많은 갈등들, 그 순간의 선택은 언제나 정답일 수는 없다. 당신의 선택은 정답인가를 묻는 다. 쉴 새 없이 반복되는 그 갈등을 분석한 춤이다. ‘지나가다’는 마음만은 꿈 많은 소년에 머무른, 세상 속에 등 떠밀려 이제는 어른, 바쁜 시간 쫓기며 아침을 거른,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자신의 나이 서른을 다룬 작품이다.
성숙으로 가는 길목에서 최원준은 ‘붕어, 崩禦’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의도를 보면 ‘붕어는 기억력이 3초라 한다. 낚시 바늘에 입이 찢어져 도망을 갔어도 금방 다시 돌아와 그 지렁이를 다시 문다. 하지만 정말 그 붕어는 그 지렁이를 물면 잡혀 올라간다는 것, 자신의 가족의 미래가 걸린 것을 모르는 것일까? 입이 찢어진 붕어는 3초 동안 고민하다 다른 붕어가 지렁이를 채 가기 전에 생존본능으로 문 것은 아닐까?’
최원준, 분가한 많은 선배들을 지척에 두고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며,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춤꾼이다. 비오는 날에도 그는 분주한 일상을 꾸리고, 세상의 모든 일을 자신의 작품과 연관시키는 안무가다. 가족의 구성에서부터 크고 작은 자신의 임무에 성실해야 하는 짐꾼이다. 모든 예술가가 거친 그 길에서 동정을 받을 틈은 없다. 건너편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내적 성찰을 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