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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준 현대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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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준 현대무용

[무용리뷰] 장구보 안무, 이해준 연출의 『무용과 사유(思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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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낙타
최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공연된 장구보 안무의 『무용과 사유(思惟)』는 아트센터 상주단체 구보댄스컴퍼니 창단 15주년 기념(2000년 창단)으로 이루어진 공연이다. ‘춤으로 소통하다’는 이 단체의 단훈이다. 그녀는 느긋하게 단원들이 관객들과 소통하는 현장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부평지역 출신의 무용수들로 인천을 중심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눈물겨운 시도와 노력으로 방법론을 찾아온 15년 동안 구보댄스컴퍼니는 매년 새로운 창작 작품과 다양한 레퍼토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단체는 공연활동 외에도 예술교육과 문화서비스로 지역과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스넥컬쳐가 트렌드가 된 이 세상에서 진지함을 부각시킨 『무용과 사유』는 존재가치를 인정받는다.
지역, 춤 장르, 구성원, 제작비 등에 얽힌 많은 사연을 안고 팀을 꾸려온 장구보 안무의 『무용과 사유(思惟)』는 『니체의 낙타』와 『네 이웃의 것을 탐하라』라는 작품으로 구성, 경박함을 차단하고 춤과 삶 자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추구한다. 그녀는 독일 철학자들의 사상과 지성들의 작품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고 공연으로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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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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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낙타
『니체의 낙타』, 이 작품은 1장 ‘이데아를 꿈꾸는 세상’, 2장 ‘현재시제’, 3장 ‘낙타의 꿈’으로 구성된다. 현실과 이상이 괴리된 상황에서 젊은이들은 방황한다. 다섯 개의 촛불, 어두운 조명아래 등을 바닥에 댄 채 기어오는 남자, 양 측에서 현실을 반영한 모습의 젊은이들이 등장한다. 긴 집중의 시간동안 사운드는 차단된다. ‘나는 자유를 갈망한다.’라는 주제가 드러난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본래의 자아를 획득하고 형성해 가는 과정을 낙타, 사자, 어린아이라는 세 가지로 비유한다. 안무가는 낙타에서 제목을 차용한다. 낙타, 사자, 어린아이를 통해서 서술되는 변신의 과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반드시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단계를 거쳐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식의 과정을 거치면 모두가 변화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오늘날의 낙타는 무엇인가가? 장구보는 가장(자식, 책임),어린아이(습관, 버릇), 순종(인내, 회사원), 순응적(복종, 저항X),나 자신(미래, 의무), 체념적(회사직원, 순응적), 생존본능(압력, 교육), 고정관념(NO야망, 멍청한) 등의 연상어로 모든 무용수가 생각하는 오늘날의 낙타의 모습을 적어놓는다.

완고한 부모나 교사에 대항하는 젊은 젊은이들의 모습이 오늘의 낙타로 들어나고, 이것에서 파생되는 몸짓들은 신서사이즈 사운드와 보조를 이루며 건강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현대무용에서 반복되는 대사 사용은 이미 하나의 패턴으로 잡았다. ‘지금 몇시?’, ‘내가 뭔가 할 거라고 생각지마’, ‘명령하지 마’, ‘시킨 대로만 해’ 등의 대사는 이미 익숙한 낙타학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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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낙타
『니체의 낙타』는 젊은이들의 통과의례이다. 순종을 택한 젊은이들은 거세되었거나 기회주의 속성을 띄거나 정신적 종교 순례자로 자신의 입장을 굳혔기 때문이다. 현과 어울린 낙타의 춤, 여덟 명의 강렬한 롤링, 젊은이들은 낙타의 고민을 안고 극복하고 살아간다. 촛불은 희망이다. 강압적 교육에 대한 저항, 다시 반복되는 대사 ‘나는 자유를 갈망한다.’위로 조명 떨어지며 춤은 종료된다. 장구보의 고민이 엿보이는 교육 현실이 낙타의 몸짓을 하고 있었다.
(출연 금종운, 김준영, 문보람, 박다은, 박선하, 윤성령, 이정윤, 한성주)

『네 이웃의 것을 탐하라』는 1장 ‘타자(他者)에 의해 규정되어지거나 혹은 규정하거나’, 2장 ‘훔쳐보기’, 3장 ‘내 것은 내 것, 네 것 또한 내 것!’,4장 ‘빈 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비정상적인 부의 분배와 욕망이 낳은 비정한 현실의 모습을 코믹하게 설정하고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난과 조소를 연극적 요소와 코미디적 전개의 현대무용으로 크로스오버의 실체를 보여준다. 이 작업은 장구보의 그간의 작업의 일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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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 중 열 번째는 ‘네 이웃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이다. 안무가는 고속성장으로 인간성을 점차 상실해 가는 시대에서 역설적으로 맨 마지막 십계명을 언급하여 가장 최소한의 규범적인 것도 지키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안무가는 반어적 표현으로 그러한 모습을 통해 ‘나’를 떠나 ‘우리’라는 사회적 구성원들을 돌아보게 한다.

현실의 금권력을 상징하는 흔들의자 위의 보스, 그 뒤에 서있는 남녀 비서, 노는 여자는 코믹성을 유발하며 엄숙한 분위기를 깨며 보스를 조롱한다. 분위기에 휩싸이며 춤은 진행되고 보스와 주변 관계에 대한 동작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현실에 대한 조롱의 수위와 내용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두 비서는 보스를 안마하기 시작한다. 구보테라피의 일면이 스쳐간다.

스트레칭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전투 동작으로 여인이 등장한다. 보스 자리에 앉자보는 여자 역시 스트레칭을 한다. 권위에 대한 모방으로 코믹을 유발한다. 닭싸움 동작이 펼쳐지고, 다양한 동작의 경기 자세, 돈에 대한 집착과 부패를 상징하는 ‘가방’ 탈취전에 벌어지고 난장은 계속된다. 안도의 수영자세, 숨이 가라안고 플래시가 등장, 하나하나의 얼굴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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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보의 푸른 삶을 향한 외침, 인간에 대한 탐구는 썩은 정치판에 대한 과감한 풍자, 권력이 있을 때 아부하는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들추어진다. 솔직한 표현은 거친 춤을 불러오지만 사이렌 소리처럼 절박한 경계수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강건하고, 결국 보스를 처단(구타)하면서 ‘부패에 관한 구보의 생각’은 종료된다.
(출연 김지나, 서교훈, 우민영, 유지은, 윤재기, 조항휘, 최혜준, 한가람)

의지의 여인, 장구보는 춤의 불모지 부평에 구보댄스컴퍼니를 창단하고, 팔년 뒤 인천시 비영리민간단체로 지정을 받았고, 전문예술단체 지정(2009),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 선정(2010~현재), 인천형 예비사회적기업 인증(2011~2013),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2013.07.01.~현재) 단체로 육성했다. 지역사회 문화·공연예술 기여를 통해 지역민의 건강증진과 생활문화로의 안착, 여가문화의 활성화로 삶의 질 향상과 지역주민의 문화복지에 크게 이바지 해왔다.

그녀의 최근 3년간의 행보를 통해 그녀의 문화적 향방을 예측해 본다.

2014년 행사:2014 인천통합문화이용권 기획사업 [나눔방문], 재가복지 기획프로그램,ITP 입주기업 근로자 문화예술교육,<문화예술로 소통하다>, 4th 인천신진작가데뷔전, 댄스퍼포먼스<피론의 돼지>, ‘춤.각.대’,옐로우 퍼포먼스 초청공연, 사회적경제한마당 초청공연, 나는야 실버스타, 공연제작프로젝트 드림오브드림-퓨처인천,,사회적기업의 날·협동조합의 날 오프닝 초청공연, 야심만만 창작공연 <춤으로 보는 명화>,2014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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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행사: IPRT-13 공연예술페스티벌, ‘춤.각.대’ <71사단과 함께 하는 병영문화 예술공연>
,3rd 인천신진작가데뷔전, 그리운 이미륵! 압록강은 오늘도 흐른다, 나는야 실버스타, 무용 보이첵,공연제작프로젝트 드림오브드림 ,2013 아비뇽 페스티벌, 춤추는 도시-인천 초청공연, 춤으로 소통하다,댄스테라피<트러스트 미>

2012년 행사: 문화 네트워크<춤의 역사와 현대 춤 이해>,2nd 인천신진작가데뷔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 활성화 지원사업, <춤으로 소통하다>,관대한 현대무용, 이어령 교수의 스마트 시대의 스마트한 생각 오프닝 공연, 제6회 多·춤 페스티벌,2012 M기획 춤과 의식 전, 레퍼토리 기획공연 ,찾아가는 문화나눔 <댄스퍼포먼스 피론의 돼지>,구보댄스컴퍼니의 <춤으로 보는 사회>,구보댄스컴퍼니 역량강화 워크숍,<무용과 상해 – 테이핑요법>, 2012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춤추는 도시 인천 <스밈>,구보댄스컴퍼니 역량강화 워크숍 <미디어와 춤>

장구보 안무, 이해준 연출의 『무용과 사유(思惟)』는 어지러운 현실적 굴레와 제약 속에서 현대무용이라는 힘든 장르를 가지고 잔 다르크와 같은 용기로 현실과 맞서 싸우고 있는 여인의 십오면 전쟁의 현실을 보여준 쾌거였다. 인간의 승리는 작품의 승리와 연결된다. 더 높은 곳으로만 향해 가고는 하는 나팔꽃의 순리를 이해하면서 그녀는 오늘도 춤밭을 일군다. 노고를 치하한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