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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패션업계, 중국시장에서 망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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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패션업계, 중국시장에서 망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글로벌이코노믹 이세정 기자] 화장품 업계와 패션 업계가 ‘제 2의 내수시장’이라 불리는 중국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성공적으로 중국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일각에서는 급성장하는 중국 로컬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밀려나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성앨엔에스의 화장품 사업 부문인 리더스코스메틱은 중국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산성앨엔에스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총 18개성, 36개 도시에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업체와 홍콩 최대 화장품 멀티숍인 샤샤 등 7000여개의 오프라인 유통망에 입점 계약을 완료했다.
유아동 의류 및 용품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의 중국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아용 화장품에 대한 중국위생당국의 허가가 곧 나올 예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허가가 떨어질 경우, 중국 내 판매가 바로 가능하기 때문에 빠르면 올 하반기 중국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세원셀론텍의 바이오 화장품 브랜드 새라제나는 중화권 전문 유통기업인 씨블라섬과 중국시장 공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새라제나는 씨블라섬의 1급 대리상이 보유한 대규모 판매망을 기반으로 올해 중국 전역의 주요 매장에 제품 출시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새라제나의 중국 유통을 추진할 1급 대리상이 중국 전역에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의 공급을 맡았던 곳으로 알려지면서 성공적인 중국 진출이 전망되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오른쪽)이 페루 수도 리마에서 프랑수아 파테 잉카그룹 회장을 만나 중국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데 합의했다/ 사진=패션그룹형지 제공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오른쪽)이 페루 수도 리마에서 프랑수아 파테 잉카그룹 회장을 만나 중국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데 합의했다/ 사진=패션그룹형지 제공
패션업계의 중국 진출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의류 전문 기업 신원그룹은 중국 대형 백화점·부동산 기업인 진잉그룹과 양사간 사업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원그룹은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신규 남성복 SPA 브랜드 론칭과 신원 여성복 브랜드의 진잉 백화점 입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지이크와 지이크 파렌하이트 등 남성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남성복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패션그룹형지는 연매출 3억8000만 달러 규모의 페루 기업 잉카크룹과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1000만 달러 규모의 잉카 소재 의류 수출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형지의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점령에 나설 예정이다.

LF의 아동복 브랜드 헤지스 키즈는 중국 아동복 업체 지아만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마다 30%씩 성장하고 있는 중국 아동복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헤지스 키즈는 올 하반기 베이징, 상하이 등 대형 쇼핑몰에 5개 매장을 열고, 젊은 고소득층 가정을 집중 공략해 2020년까지 매장수를 100개 이상 늘린다고 전했다.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중국 시장 선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중국이 성공을 보장하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는 현재 중국 현지 파트너였던 상하이요우취신시커지유한공사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상하이요우취신시커지유한공사가 토니모리에 일방적인 계약 취소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198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와 반환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한 화장품 업계 종사자는 “중국 현지 업체가 먼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소송을 제기한 것은 토니모리가 최근 중국에서 보이는 성장세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2009년 프랑스 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밀레 베이징’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은 채 2013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특히 중국에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90년대부터 중국에 진출해 최근 흑자를 내기까지 15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이런 점을 통해 볼때 중국 시장에 진입,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 관련자는 “현재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로컬 브랜드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고, 국내 업체들뿐 아니라 이미 중국에 진출해있던 글로벌 브랜드들도 철수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철저한 현지 분석과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