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정유정의 두 번째 경기민요발표회 '끼' 공연…밝음의 원리로 풀어낸 환상적 악가무

글로벌이코노믹

유통경제

공유
5

정유정의 두 번째 경기민요발표회 '끼' 공연…밝음의 원리로 풀어낸 환상적 악가무

소리꾼 정유정이미지 확대보기
소리꾼 정유정
부산 브니엘예고 졸업을 앞둔 소리꾼 정유정(18)이 지난 3일 울산 중구 문화의 전당에서 제2회 경기민요발표회 '끼' 공연을 가졌다. 정유정의 심성(心性) 자체에서 풍겨 나오는 밝은 빛이 이날의 공연의 결(潔)이 시적 감흥과 예사롭지 않은 울림으로 신선한 감동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엄격한 기율로 채워진 도제수업을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해낸 정유정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청년예술가상을 수상했고, '붉은 원숭이해'의 봄이면 이화여대 국악과 신입생이 된다. 봄날 같은 겨울, 초등학교 때부터 소리와 전통 춤 공부를 한지 아홉 해, 신년 벽두에 정유정은 작년에 이은 경기민요발표 '끼' 개인공연으로 여고생 소리꾼의 임무를 완수하는 의식을 치렀다.
정유정은 1997년 울산 태생으로 억양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그 특성을 살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와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2호 서도민요의 전수자가 되었다. 지난해의 무대 구성과 편제에서 진일보한 정유정의 '끼' 발표회는 여고생으로서 자신의 재능을 알리는 고별 무대였다. 새로운 소리의 장정을 떠나는 그녀의 모습은 봄날의 화사를 닮아 있었다.

소리꾼 정유정
소리꾼 정유정
어릴 때부터 분신처럼 머리맡에 장구, 꽹과리를 놓고 잘 정도로 우리 것을 좋아해서 악가무에 심취해 있었고, 즐기며 연습에 매진한 그녀의 성취는 실로 놀랍다. 정유정은 경기민요 예능 보유자 이춘희 선생, 최윤영, 강효주의 계보를 잇는 정통 소리꾼의 길을 걷고 있다. 정유정은 가공되지 않은 화려한 무대 매너와 맑은 미성으로 경기민요 열곡을 잘 살려내었다.
'끼'는 십이잡가 중 잡가의 백미 '유산가'로 출발되었다. 화창한 봄기운을 뿌린 다음 세마치 장단에 실은 『춘향가』 중 '집장가', 서도민요 창법으로 부른 애잔한 '수심가', 느린 장단에 고음과 저음 모두를 구사한 '긴 아리랑', 선소리에 기반을 둔 '매화타령', 굿거리 장단에 맞춘 '한강수타령', 봄날의 유희민요 '오봉산타령', 자진타령 장단의 함경도 유희민요 '신고산타령', 대표적 경기민요 '창부타령'을 거침없이 소리해 내었다.

우뚝 선 소리꾼이 되겠다는 정유정은 영화 『도리화가』를 여러 번 감상하였고, 시상식장에서는 소리꾼으로서 공헌예술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하였다.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은 정유정은 KBS 국악한마당 '명인' 국악신동 출연(2012), MBC '우리가락 우리문화' 출연(2012), MBC '우리가락 우리문화' 국악신동 출연(2012), 부산국악방송 출연(2013), KBS 국악한마당 출연(2014), 뉴욕 링컨센터에서 '전통 국악의 향연' 공연(2011)으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그녀의 소리에 대한 평가는 대한민국 동부민요 학생부 대상(2010), 산청 전국민요경연대회 최우수상(2011), 울산광역시 전국 국악경연대회 학생부 금상(2012), 동의대 전국음악콩쿨 금상(2014), 진도군 대한민국 청소년 예술제 은상(2014), 제42회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 학생부 최우수상 수상(2015), 제26회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학생부 최우수상(2015) 등에서 객관적으로 나타난다.

소리꾼 정유정
소리꾼 정유정
소리 대장정을 떠나는 정유정을 위한 축하 협연은 신정초등학교 무용단(지도: 류경자)의 '부채춤', 해피아이 합창단(지도: 김정미)의 '꽃마을', '흥부처럼 살아요', '훈민정음 서문가'로 이루어져 있었다. 시낭송가 구경영의 축시도 공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정유정은 이들과 같이 춤을추고 노래를 불렀다. 경상도 민요 '쾌지나칭칭나네'로 마지막까지 흥분은 이어졌다.

이날 앙코르 곡에서도 정유정은 외할아버지의 장구에 맞춰 민요를 부르며 효심을 보여주었다. 부모님의 적극적 후원으로 소리로 울산의 여러 지역을 봉사해온 정유정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 모습으로써 관객들에게 소리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자연스런 감정의 표출이었다. 정유정은 소리 재능뿐만 아니라 인의예지신을 실천하는 소리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날 공연은 이동복 전 국립국악원장, 추진호 서예가, 조인환 국립국악원 지도위원, 영제시창 보존회 회장 김영리 선생 등의 깊은 관심, 일신테크 심규훈 대표이사, 미래에셋생명 윤난순 이사, 명지계전 이상근 대표 등의 적극적 후원, 강효주, 김미자, 하희원 선생 등의 지도로 완성된 모두가 하나 되어 한해를 연 즐거운 가족축제 같은 공연이었다.

반주(젊은 소리 ‘쟁이’)=장구/박준식(대표, 경상대학교 민속무용학과 교수), 대금/문준모(음악감독, 국립부산국악원 단원), 가야금/김희영(국립부산국악원 단원), 아쟁/최영훈(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단원), 피리/김창경(대구시립국악단 단원)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