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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디자인프로젝트(4)] 뭘 해먹고 살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구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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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디자인프로젝트(4)] 뭘 해먹고 살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구분하라

최근 만나는 직장인들의 고민 중 하나는 역시 미래이다. 자신과 가족의 미래이다. 플랜비디자인프로젝트는 중요하지만 늘 긴급한 일에 밀리게 되는 B영역(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장기적인 일)에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할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맞아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 행복할까?’라는 질문은 사치스럽다. 좀 더 직선적으로 ‘뭘 해먹고 살지?’가 더 와 닿는다.

플랜비를 준비하려면 자신이 누구인지,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위기에, 어떤 기회에 직면해 있는지 알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어떤 길을 걸어왔고, 현재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 알지 못하면, 어떻게 그 위치에 도달할지 계획과 방법을 정할 수 없다.

왜(why)를 항상 질문해야 한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라는 의미심장한 질문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Why”는 정말 중요하다. 사이먼 사이넥은 골든서클(Golden Circle) 모델을 통해서 목적, 이유, 신념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이먼 사이넥의 말에 의하면 지구상의 모든 개인, 단체는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 몇몇은 어떻게 하는지를 알고 있다. 단지 극소수만이 자신들이 왜 그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지 극소수’라는 단어이다. 일반적인 사람이나 조직은 ‘왜’로부터 출발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오히려 뭘 해야 하지? 난 이 일을 왜 하려고 하지? 어떻게 하면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라고 출발하는 것이 플랜비를 계획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프로세스이다. 그렇다면 플랜비플래너(Planb Planner)에게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할지?’에 대한 결정이다. 무엇은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기 위해서 무조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해보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따라서 좀 더 체계적일 필요가 있다.

플랜비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플랜비플래너)들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구분한다.
첫째,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플랜비플래너이다. 이들은 대부분 혼란에 빠져 있고 목적의식과 목표의식이 약하다. 조직에서 성장해 인정받고 있지만 구심점이 없거나 약하다. 이런 경우에는 계획해서 얻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기 어렵다.

둘째,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하지 않고 있는 플랜비플래너들이다. 이 부류는 대개 좌절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이 있는 곳과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곳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지금 당장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족의 생계 때문일 수도 있고, 무언가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일 수도 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이들 또한 자신의 강점을 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울주근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열린 2016 울산 옹기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진흙 풀장에서 진흙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뽀르르를 만들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울주근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열린 2016 울산 옹기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진흙 풀장에서 진흙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뽀르르를 만들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사진=뉴시스
셋째,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알고 실제로 행하는 플랜비플래너들이다. 이들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들은 목표, 열정, 도전, 성취이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알고 있고, 목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안타깝게도 세 번째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원하는 것을 탐색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는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통해서 알아낼 수 있다.

첫 번째 질문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가?”이다. 생계유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무작정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위험한 결정이다. 지금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세부업무에서 좋아하는 일과 좋아하는 않는 일을 구분해보자.

두 번째 질문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알고 있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방법은 필자도 모른다. 이 질문에 대해서 유일하게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플랜비에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특기와 포부를 확실히 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플랜비의 주인으로서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플랜비를 좇았다.

세 번째 질문은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가?”이다. 필자가 상담했던 플랜비플래너 중에는 강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이 제법있다. 어떤 피상담자에게 그 말을 들을 때는 ‘그러면 당신은 오랫동안 힘들고 불행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다. 그에게는 그 일을 할 능력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의 역량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랜비에 성공하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이라면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좋아하면서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시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잘 할 수 있기 까지 얼마만큼의 시간과 비용의 투자가 필요할까’라고 질문해봐야 한다. 6개월 이상 걸리는 일이라면 비용을 떠나서도 어려운 일이다.

네 번째 질문은 “당신이 원하는 그 일을 왜 하고 싶은지 알고 있는가?”이다. 이제 비로소 왜를 질문하면 된다. 왜를 생각해보고 정리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플랜비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상황이 나빠져도 이겨낼 동기를 제공한다.

다섯 번째 질문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둔다고 해서, 플랜비를 계획했다고 해서 곧바로 플랜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플랜비를 실행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알아야 한다. 혼자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원하는 길을 먼저 걸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눈부신 플랜비가 준비될 수 있다.

여섯 번째 질문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대가를 치를 수 있는가?”이다.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놓고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유가 생기면 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면 회수도 없는 법이다.

플랜비의 무엇(what)을 찾았다면 바로 시작해야 한다. 회사를 그만두거나 사업을 바로 시작하라는 뜻이 아니다. 작은 시도를 하고, 실패하고, 실패로부터 배움을 얻고, 도전하고는 반복해야 한다. 플랜비를 위한 준비를 언제 할 것인가를 물으면 대부분 ‘이 다음에’, ‘언젠가’라고 대답한다.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완벽하게 준비될 때를 기다리면 평생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른다고 준비가 되고, 플랜비가 되고, 미래가 되지 않는다. 준비는 그냥 기다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시작해야 준비도 된다.
최익성(경영학 박사) 플랜비디자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