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46)의 아버지 한승원(78) 선생은 딸이 자신을 뛰어넘었다는 말로 기쁨을 대신했다.
한승원 선생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한국 문단의 거장이다.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비롯해 '추사' '다산의 삶' '물에 잠긴 아버지' '아버지와 아들'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으며, 소설 집필론에 대해 쓰고 있다.
이번 수상작 '채식주의자'에 대해 한승원 선생은 "어떤 새로운 신화적인 향기를 풍기고 있다. 누구의 세계도 흉내 내지 않고 저 혼자만의 세계를 가고 있다. 다루는 인간이라는 문제, 딸이 주장하는 소설은 대답을 하는 게 아니고 독자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그런 태도가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류 바람이 부는 것처럼 이제 문학의 문도 열린 것 같다. 앞으로 더 한국문학이 세계에 알려져 수없이 많은 일이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이제 세계가 한국문학의 귀함에 대해, 수준 높음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문학 한류를 기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