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폭 넓히기 다양한 도전
담백하고 깔끔한 성격도 호감
배우라는 호칭 존중받는 게 꿈
열정에 긍정적 사고도 큰 장점
관객들 기억에 남는 배우 될 것

보헤미아의 붉은 장미를 닮은 나경은 기본 연기 외에 요가, 성악, 피아노, 랩에 특기가 있다. 단편영화 ‘막차타기’(2014)에서의 경험은 그녀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한국스포츠인재개발원에서 요가지도자 자격증(2급)을 따내는 성실함을 보이기도 한다. 투명한 블루, 그 순수에서 출발한 나경은 연극배우로서 빛나는 보석이 될 수 있는 결정을 소지한다.
분주한 일상에서 조련사인 연극전공 지도교수 임경식 연출가의 철저한 스파르타식 훈련을 참고 견뎌내며 연극 교육을 받은 나경은 밤을 낮으로 살며 4년간을 연극연습에 몰두해 왔다. 방학을 잊은 연극연습 일정, 나경은 올 1월 예술공간 서울에서 브릿지페스티벌이 주최하는 ‘여가하우스’에서 멀티 역으로 출연했다. 공연에 이어 다른 공연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나경은 지난 3월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주최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 ‘신춘문예단막극전 2016’에서 ‘손님’의 소녀 역으로 대학생으로서 최고의 영에를 안겨준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눈물을 보이며 집중하는 심리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손님’은 주인공 소녀의 말 한마디 “말하고 싶었을 때는 관심도 없었으면서, 말하고 싶지 않을 때 말을 걸어와요. 큰 사건이 생기니까 그러는 거예요!”가 극의 핵심 내용이다.
무관심, 아무 관심도 없으면서 죽은 친구의 일기장으로 자신을 판단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소녀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며 종료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순환은 세탁실의 한수와 죽은 대근을 떠올리게 한다. ‘손님’은 천둥치는 약국, 보호받지 못한 듯 보이는 소녀와 안타깝게 그녀를 찾아 보호해내려는 엄마가 교차등장, 극적 긴장감을 이룬다.


이 작품은 연출가 김광보, 장우재의 심사평처럼 소녀를 구할 수도 내칠 수도 없는 악사의 현재까지의 상황, 관객도 동시에 고민하게 만드는 인문학적 수준으로 확장해 낸다. 대사나 관념 덩어리 걷어내기, 공연성 의존털기로 신선한 묘미를 준 작품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가능하게 만들어 낸 것은 연기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욕심, 담백하고 깔끔한 성격으로 모두에게 호감을 받는 대학교 신입생 나경은 2013년 1월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에서 공연된 H-star festival 주최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서 광대역을 맡는다. 이 작품은 H-star festival 단체상 ‘동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청년예술가상’을 받았다. 이후 싫증을 낼 틈도 없이 연습은 강행군으로 진행되었다.
확실한 조언과 힘을 보여주는 이나경의 교내 연극 출연 기록은 그들의 ‘놀이’가 타인에게 얼마나 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는지를 다룬 ‘아이들의 놀이시간’(메리틸포드 역, 2013), 이성에 눈떠가는 사춘기 소년소녀의 아름답고 슬픈 첫사랑의 경험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소나기’(나경 역, 2014), 19세기 말 러시아를 배경으로 지방 농업 관리공무원 이바노프가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며 시대상을 전개시킨 ‘이바노프’(사샤 역, 2015)가 있다,

이나경의 꿈은 배우라는 호칭이 존중의 뜻이 되도록 계속 무대에서 활동하는 배우, 부끄럽지 않은 배우,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그녀의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이 몇 년 후라도 그녀의 연기를 기억해 주도록 열심을 다하는 것이다. 그녀의 스승이 그녀에게 내린 특명은 ‘무조건 버티기’이다.

이나경은 졸업반이 되어 공연장을 자주 찾고 보고 느끼는 중이다. 요즘 이나경은 무대에서 자신의 ‘몸 움직임’이 많이 부족하고 자유스럽지 못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현대무용을 배우는 중이다. 그러는 가운데 행사의 오프닝 무대에서 무용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같이 무대에 설 기회도 갖게 된다. 연극과는 또 다른 매력, 뜨거운 열정으로 이나경은 배움의 길을 가고 있다.
이나경, 다양한 예술적 모색 끝에 연극학도의 길에 들어 선 그녀, 느긋하게 즐기듯 연극을 하는 선두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나의 밤을 낮처럼 밝혀두고’ 연습에 매진 중이다. 빛나는 창작열이 앞서지만 소처럼 버티는 힘이 마무리를 돕는다. 낭만적 학창시절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잔인한(?) 계절의 도제수업을 잘 마무리하고 있는 모습에서 미래의 연극 스타를 본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