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동양화 등 모든 분야 경험
로댕 관련 책 읽고 조각가 결심
개인전 성공하며 자신감 생겨
일상의 행복 찾는 작품으로 호평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시작했다. 공부보다 미술이 좋았던 그녀는 일찍 재능을 보이며 많은 상을 탔다. 초등학교 때부터 서양화, 동양화, 디자인, 조소 등 모든 분야를배우고 경험했다. 중앙여고 시절, 격정적이고 역동적 삶을 산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에 관한 책을 읽고 조각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에게 울산의 문화예술은 척박한 오지처럼 느껴졌다.
여고생인 그녀의 꿈은 조각가의 길로 가는 것과 서울로의 대학 진학이었다. 예술의 황무지인고향을 떠나는 것이 그녀의 꿈이 되었다. 1991년 김경민은 성신여대 조소과에 진학한다. ᆞ그녀는 신나고 들떠서 주말이면 친구도 없이 혼자서 인사동의 전시장을 하염없이 돌아다녔다. 신입생 기분으로 4년을 보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고, 사회와 부닥칠 아무런 준비도 없었다.
경민은 부모님을 설득해서 현실 도피처로서 학생 자격을 더 유지할 수 있고, 조각가의 길을 갈지 말지를 판가름 낼 대학원 진학을 결정한다. 대학원생 신분으로 경민은 학교 실기실에서 하루 열 시간 이상 전투적 작업을 하면서 예술가의 삶과 현실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게 된다. 추운 겨울, 그녀의 흙 작업은 참으로 추웠다. 그녀는 흔들리지 않고 지독하게 작업만 했다.
1996년, 경민은 당시 한국 조각계에서 상금과 규모가 가장 큰 ‘MBC한국구상조각대전’에 1년 정도 준비한 작품을 출품했다. 그녀의 바람은 수상보다는 자신의 작업 수준을 평가받는 경험이었다. 결과는 뜻하지 않았던 대상이었다. 중견작가들도 참가하는 공모전에서 대학원생이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쏟아진 축하와 더불어 시기와 질투도 몰려왔다.
1년 뒤 주변의 주목 속에 그녀의 개인전은 성공한다ᆞ. 조각가의 길을 가도 되겠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생겼다. 이후, 그녀에게 세상은 참 재미있게 다가왔다.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감내하면 보상이 있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매일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는 그녀에게 스승 정관모 교수는 세계적 한국대표 여류작가가 되라고 격려한다. 그녀는 지금도 그 말을 되새기며 아침을 맞는다.
그녀는 조각가 권치규와 결혼, 아이 세 명의 어머니가 되었다. 일산의 작업장에서 남편과 20년 정도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이제 싱가포르, 대만, 홍콩, 중국 등으로 점점 더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녀는 성신여대에서의 학업시대를 마치고 홍익대 미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녀는 서울, 일본, 대만,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23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김경민은 1997년 MBC 한국구상조각대전 대상 수상, 2013년 홍콩 국제 자전거경륜장 국제 공모 1등 수상, 2013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시민인기상수상, 2013년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시민이 뽑은 최고의 작품상수상, 2015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심사위원 선정 특별예술가상’을 수상한 조각가로서 조각가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조각분야에서 미래의 한류를 이끌어갈 에비 한류스타이다.
그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여수해양엑스포 국제관, 싱가포르 시외버스터미널 베독몰, 홍콩 국제 자전거경륜장, 중국 청두 IFS international finance square, 부산은행신축본사, 연합뉴스신사옥, 홍콩 하버시티, 상암MBC방송국, 강남 테헤란로 k타워, 강남 로데오 입구 상징물 등에 설치, 소장되어 있고 올해 artspace H와 대만 Y&C company 초대개인전을 통하여 일상의 행복을 찾는 경쾌한 조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녀의 최근 기획초대전은 2016년 두바이 아트페어(두바이), 2016년 마이애미 아트페어(마이에미, 미국), 2016년 아트부산(부산백스코), 2015년 가족의 시간전 (제주도립미술관)이 있었으며, 그녀는 현재 한국 조각가 협회원, 한국여류조각운영위원, 한국미술협회회원, 한국구상조각회원, 흙과 사람들展 회원, 성신조각회원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예술은 참 어렵고 때로는 지루하고 고상했다. 대학시절 인사동을 다닐 때에도 미술 전공자인 그녀는 편안하지 않았다. 화랑 직원의 도도한 시선은 그녀를 작고 초라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일반인들은 더욱 어렵고 엄격한 그녀와는 다른 세계로써 관심을 쓰지 않는다. 그녀가 예술의 권위 속에서 일반인들과 느끼고 웃고 슬퍼하고 느낄 수 있는 작업을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그녀의 작업은 일상성의 범주에서 주제를 찾고 있다. 그녀의 작업의 주제들은 동시대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삶에서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들, 일상의 삶 속에서 느끼고 행한 적이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거기엔 예술과 일상의 삶의 단절을 거부한다. 그래서 작업들에 등장하는 대상들과 상황들은 우리가 습관처럼 행하는 그런 행위들, 무의식중에 무반성적으로 행해지는 것들이어서 작품을 감상할 때, 어떤 담론이나 이론을 끌어들이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녀의 작품을 감상할 때 요구되는 것은 어떤 이론적이거나 반성적인 태도, 예술적 태도가 아니라 반성이나 선입견을 여과하지 않는 태도여야 한다. 그녀의 작품들은 최대한 무심코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관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직관적으로 느끼면 된다. 그녀의 작업은 사유하고 반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들과 말해진 일상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공유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녀의 작업은 사회적 변화를 강요하거나 의도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것은 단지 어떤 편견들이나 왜곡된 시선들, 이데올로기적 시선들을 벗어버리는 것으로 가능하다. 사람들과 교감하고 호흡하는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것이다. 작가 김경민은 권위와 포장을 벗고 작품 속의 참된 느낌과 감흥으로 교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인들과 교감하고 싶은 것이다. 그들 앞에서 함께 느끼고 웃고 싶은 것이다.
김경민, 조각의 단단한 재질처럼, 마음이 흑단처럼 단단한 조각가이다. 그녀가 응시하는 세상이 시끄럽고 정돈된 모습이 아니라도 그녀는 그런 상황들을 이해하고 보통사람들에게 조각으로써 화평을 권유하고 평화를 일깨우고자 노력한다. 드물게 자신의 길을 반듯하게 가는 여류 조각가가 자신의 작품들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작가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