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33) 원조 의령망개떡 남산떡방아간]
의령에 가면 항상 빠지지 않고 먹는 것이 있다. '의령 3미'로 꼽히는 망개떡이다. 망개떡은 쌀로 빚은 떡에 팥소를 넣은 다음, 망개잎으로 싼 떡을 이야기 한다. 특히 망개잎은 천연방부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망개잎은 여름에 따서 소금에 염장해 두었다가 1년 내내 망개떡을 감싸는 재료로 활용했다고 하니 선조들의 아이디어와 지혜가 참 놀랍다.
제주도 떡 하면 오메기떡을 떠올리는 것처럼 의령 떡 하면 망개떡을 떠올린다. 망개떡은 의령의 향토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대표 음식 중 하나라고 할만하다.
의령에 가면 소바집에서 온소바 한그릇을 먹고 후식으로 망개떡 하나 먹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망개떡이 주는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서다.
망개떡이 언제부터 의령에서 먹었는지 그 유래를 찾아보니 가야시대의 이바지음식이었다는 설과 일본 떡 카시와모찌와 비슷하다고 해서 일제강점기에 전파되었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예로부터 전국에서 망개떡이 인기를 누렸고 지금은 의령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향토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령 망개떡의 원조는 남산떡방아간이다. 1956년 문을 연 뒤 3대째 내려오는 전통이 있는 떡집이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3대를 이어 의령망개떡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
세대와 세대를 넘는 그 맛을 지키면서 이어져 내려온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첫눈에 보여지는 느낌은 깨끗한 눈처럼 새하얀 떡이 망개잎 품안에 살포시 안겨 있는 듯하다. 한입 살짝 베어물어보니 은은한 망개향이 먼저 입안에 퍼지면서 자연의 맛을 선사한다. 망개향에 취하는 동시에 뒤따라 오는 달콤한 맛이 눈처럼 사르륵 녹는 듯 혀 안에 스며든다.
탄력이 넘쳐 쫀득하게 느껴지는 맛과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게 느껴지는 감촉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그리고 떡 안에 있는 팥앙금의 달콤한 맛은 잊을 수 없다.
먹을수록 매력적인 달콤한 맛에 취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큰 유혹으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맛에 중독성이 있다.
맛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복하게 한다. 망개떡 하나가 주는 유혹이 너무나 크게 와 닿는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