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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48) 정선오일장 회동집] 정겨운 인심 넘치는 정선 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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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48) 정선오일장 회동집] 정겨운 인심 넘치는 정선 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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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정선으로 먹거리여행을 떠났다. 정선에서 일정을 잡으면서 처음 찾아갔던 곳은 원조 곤드레밥으로 알려진 싸리골이었다. 싸리골 곤드레나물밥 향취에 빠져 맛있는 식사를 했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서 또다른 먹거리를 찾아 간 곳은 정선 오일장이었다. ​정선에 가면 한번 가봐야지 생각을 했던 곳 중 하나였다.

정선 오일장은 1966년 시장이 열린 이래 지금은 전국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정선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특히 정선 오일장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의 재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먹거리로는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그리고 메밀부침,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녹두전을 한 접시에 맛볼 수 있는 모듬전 등 강원도 향토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정선 오일장을 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음식점들이 모여 있었고 대부분의 메뉴 역시 비슷했다. 어디로 가볼까 하다가 현지에 계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두군 데를 추천해주셨다. 바로 대박집과 회동집이다.
강원도 정선 오일장 회동집.이미지 확대보기
강원도 정선 오일장 회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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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집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회동집은 모 방송에 나온 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간다는 회동집을 가보기로 했다.

시장통 한켠 골목으로 들어가보니 고소한 지짐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특히 추천받았던 대박집과는 바로 맞은편에 있었다. 전을 부치는 인상좋은 아주머니에게 주문을 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이곳은 주문 받아 택배만 되는 2관이라고 하신다.

식사 할 수있는 곳은 바로 옆골목에 있는 1관으로 가야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1관 매장에 들어가서 모듬전과 콧등치기 국수를 주문하였다. 특히 콧등치기국수는 어떤 맛일까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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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오일장의 콧등치기국수.이미지 확대보기
강원도 정선 오일장의 콧등치기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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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먹어본 적이 없는 필자에게는 참 궁금한 음식이었다. 강원도의 대표적 향토음식 중 하나인 콧등치기국수는 국수가락이 억세어서 먹을 때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뜨거울 때 먹으니까 땀이 코에 송글송글 맺힌다고 하여 콧등튀기 라고도 부르는데 ​정선에서는 '콧등국수'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뜨거운 콧등국수가 아닌 차가운 콧등국수가 나왔다. 미리 말을 하지 않아서였다. 육수를 먹어보니 구수한 맛과 시원한 맛이 더해진 맛이 참 묘했다. 먹을수로 계속 당기는 중독성 있는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해주었다.

또 젓가락으로 면발을 들어보았다. 칼국수처럼 투박한 면발을 입으로 후루룩 넣어서 먹어보니 씹을수록 쫀득쫀득 고소한 맛이 났다. 육수와 어우러지는 면발의 조화가 사뭇 좋았다. 그리고 뒤이어 모듬전으로 눈을 돌려보았다.

메밀부침,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녹두전 등 4가지가 한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메밀부침은 담백한 맛이 좋았고 ​메밀전병은 메밀 속안에 있는 김치소의 맛이 메밀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투박하면서도 정겨움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수수부꾸미는 달지 않아서 좋았고 녹두전은 고소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해주었다. 먹을수록 인위적인 맛이 아닌 자연스러운 맛을 느낄수 있었다. 고향의 맛이 있다면 바로 이맛이 아닐까 싶다. 투박하지만 정겨움이 있고 그 맛 안에는 그리움이 있는 고향의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