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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 시장 점유율 90% 육박?… 산양분유 독점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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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 시장 점유율 90% 육박?… 산양분유 독점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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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동후디스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고급분유의 대표격인 산양분유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동후디스의 시장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독점 부작용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업체가 시장을 거의 독점해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유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3700억원. 2010년(4000억원)보다 감소했지만 산양분유 시장은 200억원대에서 600억원가량으로 3배나 늘었다.
이는 유아동 업계에 만연한 고급화 열풍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만큼 이왕이면 더 좋은 제품, 더 비싼 것들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딩크족, 결혼을 포기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조카, 손자 등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도 많아져 분유 시장에서도 고급화 열풍이 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산양분유란 단백질과 지방 구성이 모유와 유사한 산양유를 원료로 만든 분유다. 산양유 단백질은 우유와 달리 아기의 소화를 방해하는 α-s1 카제인 단백질이 거의 없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β-락토글로블린도 적어 유아식에 적절하다. 또 산양유 지방은 우유지방의 20분의 1 크기로 작고, 중쇄중성지방산(MCT)이 많아 소화 흡수가 빠르다. 위장기능이 덜 발달한 영유아에게 특히 좋은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일동후디스가 산양분유를 일반분유보다 2배가량 비싸게 파는 이유다.

고가임에도 9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일동후디스 산양분유는 2003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1600만캔(작년 12월 기준)을 돌파, 시장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특히 뉴질랜드와 FTA 체결로 수입 원가가 대폭 인하됐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동후디스는 단 한 번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여전히 일반 분유에 비해 비싸다.

최근 고급분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업체마다 이 시장에 출사표를 내고 있지만 수입 분유를 제외하면 일동후디스와 가격 경쟁을 할 만한 업체도 없다. 해외직구 등으로 구입하는 수입분유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 식품당국의 제재를 직접 받지 않고,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가격 눈치 볼 필요없는 일동후디스가 나홀로 고공행진 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일동후디스는 산양분유를 뉴질랜드 데어리고트에서 생산한다. 세계 처음으로 산양분유를 개발해 20여 개국에 수출해 온 곳이다. 지난 2012년 유럽식품안전청(EFSA)에서 산양유를 유아식 원료로 공인한 것도 데어리고트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내린 결정이다. 사실상 산양분유의 세계표준으로 통한다.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는 착유에서 제조, 포장, 유통까지 데어리고트사의 관리 시스템 으로 생산된다.

데어리고트와 일동후디스는 한국 영유아 대상으로 산양분유를 먹은 아기가 우유분유를 먹은 아기보다 배변횟수가 많고, 변의 형태도 모유를 먹은 아기와 유사한 것을 확인하는 등 산양분유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일동후디스가 산양분유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데 독점적인 위치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일동후디스의 점유율이 높은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주신 꾸준한 관심과 사랑 덕분에 ‘후디스 산양유아식’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며 "산양분유가 좋은 건 많은 소비자들이 알아주는 것이고 앞으로 제품의 품질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