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치킨값 인상은 업계에서 언급마저 난색을 표해온 민감한 문제였다. ‘국민 간식’으로 자리잡은 치킨값이 2만원을 목전에 두고 잠시 멈춰있던 이유다. 하지만 치킨업계 1위인 교촌이 먼저 칼을 빼들었다. 무료로 운영하던 배달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소비자들은 치킨 한 마리에 2만원이 넘는 지출을 감내하게 됐다.
이들은 본사로부터 납품받는 해바라기유와 신선육이 다른 업체에 비해 가격은 비싼데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본사가 상생 차원에서 납품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나치게 값이 비싸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면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다시 말해 본사가 치킨값을 인상하지 않아 점주가 매출을 더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임대료나 원가 부담 등을 본사가 부담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단체 행동으로 매출이 떨어진다면 bhc 본사는물론, 점주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본사와 점주간 상생의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는 상태에서 굳이 제살을 깎는 일부점주들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로열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스크에 대한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갑의 상징’, ‘악의 축’ 등 너무도 극단적인 이미지 하락을 감내하고 있다”며 “본사와 점주가 사업자 대 사업자로 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리스크가 터질 때마다 본사만 모든 부담을 떠안으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모두 보상해야한다는 주장은 다소 합리적으로 보이질 않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본사에서 하지 않았는가. 치킨 프랜차이즈가 연일 잡음에 휩싸이고 있어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주인들 스스로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치맥’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예정이지만 이번달도 치킨 프랜차이즈의 날씨는 ‘흐림’이다. 집안 싸움은 그만하고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에 힘쓰는 것이 먼저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