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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춤 두번씩…제 동작, 잔걸음은 다리 터질 때까지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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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춤 두번씩…제 동작, 잔걸음은 다리 터질 때까지 연습

[미래의 한류스타(42)] 박승희(한국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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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안무의 나들이 그리고 물
꽃이 우는 사연/ 이름 모를 꽃으로 절반 쯤 피었을 때/ 지혜로 가는 꿈길은 멀어/ 햐얀 이끼가 들어 선다 / 활짝 핀 아침은 눈물을 동반하고서야 온다는 것을/ 꼬리 단 골짜기에/ 빛 드는 아침마다 깨닫곤 했다/ 슬픔을 물리는 때맞춘 바람과 시원한 비/ 이삭봄맞이가 부르는 봄노래에 맞추어/ 뜨거운 양들의 여름이 오기를 바라는 봉헌의 춤/ 이루어지리라

박승희(朴承熙, Park Seung Hee)는 박효승(부), 이금자(모)의 외동딸로 양띠 해, 사월 경기도 원당에서 출생했다. 여느 무용 지망생들의 어린 시절처럼 무용학원 발표회는 블랙홀이었다. 박승희에게 발레복의 유치원 아이들은 공주처럼 예뻐 보이고 부러운 꿈의 공장이었다. 고양시에서 초등학교 3학년 정도까지 다니던 무용학원은 분주한 이사로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되었다.
中 2때 대구이사 한국무용 시작
친구의 소개로 무용학원에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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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안무의 나들이 그리고 물
중학교 2학년 때 대구로 이사하면서 승희는 한국무용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전학한 제일중에는 무용지망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의 소개로 학원에 등록한다. 승희는 2층 한국무용학원, 친구는 3층 발레학원에 다녔다. 꿈꾸던 경북예고가 학원 옆에 있어서 진학 목표는 더욱 굳어졌고, 실제 이루어졌다. 승희는 경북예고 시절 무용실에서 연습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박승희는 조용한 성격이어서 낯을 많이 가리지만 부단히 노력하는 무용전공 학생이었다. 학교 일과가 끝나고, 학원에 가서 막차를 타고 귀가하는 일이 반복되는 일상을 즐겼다. 대학시절과 대학원 시절에도 무용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주변의 활달한 성격들이 부러울 때도 많지만 은근히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유년의 승희에게 처음 춤을 알려주고 초등학교 때까지 지도했던 학원 원장 장미영은 ‘시집가는 날’ 등의 발표회를 지켜봤던 추억 속의 선생이다. 그 과정에서 출연진 모두를 재미있게 이끈 명작에서 승희는 신부 역을 빼고는 꼬마신랑, 초립동, 함제비, 동네 처녀・총각 등 모든 등장인물로 출연했다. 대학 시절, 우연히 공연장에서 해후한 고마운 춤 선생으로 기억한다.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피나는 노력
학원서 막차 타고 귀가하는 일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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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순 안무의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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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이정일 공동 안무의 보릿고개

대구에서 만난 설지영 선생의 한국무용 수업은 고되고 길었다. 승희는 에어컨도 없던 작은 공간에서 승무, 살풀이 춤, 태평무, 입춤, 북춤 등 많은 춤을 배웠다. 기본 춤들은 두 번씩, 제 동작, 잔걸음은 수없이 연습했다. 앉아서, 일어났다 앉아서, 앉았다 일어서서, 뒤로, 앞으로 등 춤 연습은 군대의 제식훈련과 다름없었다. 잔걸음은 다리가 터질 때까지 연습했다.

선생은 작품시간에는 엄격했으며, 창의력을 요구했다. 그 고된 스파르타식 연습시절이 아직 생생하고 그리움을 탄다. 방학 때면 학원 합숙을 했고, 아침에 눈떠서 저녁에 잠잘 때까지 춤추고 또 춤을 췄다. 같이 밥 먹고, 취침 전 공포영화를 빌려보면서 담력을 키우던 즐거운 추억들이 만들어지던 시절이었다. 승희는 그 선생과 한 공간에서 춤출 날을 기다리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말, 경북예고에서 만나 10년간 함께 하고 있는 김진현, 재미있는 수업으로 고2때까지 많이 따랐던 선생이다. 개인레슨에 들어가서는 무섭고 두려운 존재감을 보였다. 학원 생활에 길들여진 승희에게 개인레슨은 힘들었지만 김 선생과의 인연으로 승희는 한체대에 입학했고, 호랑이 선생의 후배로서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지금도 춤 길을 같이 가고 있다.

승희는 대학교 입학 다음날인 3월 3일부터 백현순 교수의 ‘유림’에 투입되었다. 낯선 선배들 틈에서 신입생은 세 명, 그들이 뚱뚱해진 이유는 소품 정리와 간식 챙기기, 연습 후 야식을 먹고 늘 승희네 집에서 잠을 잤기 때문이다. 작품순서를 숙지한 공연은 4학년 까지 버전을 달리했고, 사당패로서 소고춤만 추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여러 신을 담당하며 분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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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순 안무의 유림

대학교 3학년 2학기, 춤을 추기 싫고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도 있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승희는 호흡, 몸 사용 하나하나까지 점검하다가 춤이 너무 재미있고, 자신의 몸을 알아가면서 춤을 즐기기 시작했다. 4학년 2학기 때, 고교 시절 맞췄던 의상을 입고 처음으로 콩쿠르를 나갔고, 다음해까지 열심히 준비하여 제51회 신인무용경연대회 전통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박승희는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대학원 시절까지 백현순 교수랑 8년의 시간을 같이 보냈다. 백현순무용단의 일원으로 '유림'(2010), 제25회 한국무용제전 참가(2011), 제26회 한국무용제전 참가(2012), 국제민속무용페스티벌 참가(이탈리아, 2012), 네바다 대학 합동무용공연 참가(라스베가스, 2012), '유림 다시 돌아보다'(2013), ‘전통의 맥을 잇다’(2014), '삼재'(2015), 제37회 서울무용제 '별의 여행자'(2016), 제3회 궁중문화축전 출연(2017), M극장 기획 명인명무전 ‘더불어 함께 춤의 길을 가다’(2018)에 출연했다. 김영임의 孝 대공연 ‘어버이 살아 실제’(2015)에 출연한 것 말고는 백현순 교수의 제자로서 자신의 본분에 충실했다.

지난해 4월부터 접한 요가에 흥미
주말 반납하고 자격증반 수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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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순 안무의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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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순 안무의 유림

2013년 한체대 졸업발표회에서 박승희 이정일 공동안무의 ‘보릿고개’ 이후 박승희는 처음으로 금년 5월, 제2회 Seoul Dance Play의 공동주제인 ‘나들이 그리고 물’에 안무자로 이름을 올렸다. 서른 이전에 한국창작무용 안무가가 되겠다는 소박한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정자가 난자까지 가는 여행(정자가 나오는 순간부터 꼬리가 잘려나가는 수정까지의 길이)에서 정자의 꼬리를 상징하는 상모를 쓰고 공연은 이루어졌다.

승희는 전통춤을 많이 추어왔다. 부전공이 발레인 그녀는 이런 저런 춤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창작 춤에 관심도 많고, 주말에는 현대무용을 배운다. 움직임이 별로 없어서 싫어했던 요가도 좋아한다. 작년 4월부터 접한 요가, 교수법과 수업 구성법에 흥미를 느낀 그녀는 일주일에 세 번 요가를 배우고 있으며 주말을 반납하고 자격증 반을 수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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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한국무용가

박승희, 춤을 배움에 있어 나이를 상관하지 않으며, 기독교 선교를 위해 활인 생활무용 지도자, Groove Method Dance 지도자, 아동무용지도자 1급, 필라테스지도자, 요가지도자 1급, 빈야사 요가지도자, 임산부 요가지도자, DA VINCI BODYBOARD 같은 작은 무기(舞技)들을 모아 하나님께 쓰임 받을 삶을 살아가는 전통춤꾼이다. 황태인 안무의 ‘살殺,풀이’ 같은 작품을 만나면 공감하며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 연습 영상을 찍듯 자신을 수양하며 조금 어렵고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인내하며 선교 한류를 꿈꾸는 미래의 한류스타다. 매일 춤추고 살아가는 일이 그녀에게 큰 기쁨이 되었으면 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