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은 대통령의 말을 받아쓰느라 정신이 없었다. ‘적어야 산다’는 의미인 ‘적자생존’이란 말이 나온 대목이다. 질문도 이견도 없는 국무회의를 비꼰 것이다. 장관들이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사이 국정은 삐걱거렸다. 세월호 탑승객들의 생명을 지키지도, 확산되는 메르스를 막지도 못했다.
대한민국 제도는 정부가 멈춰서게 놔두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수많은 공무원들은 국정을 책임졌다.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도 국가가 제 기능을 다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신 회장은 1심 최후변론에서 “저에게 국가경제와 우리 그룹을 위해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 임직원들은 ‘다시 한번 더 일할 기회를 달라’는 그의 당부처럼 그를 다시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테면 ‘적자생존’이다. 그리고 ‘환경에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라고 읽어야 한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