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 643회에서는 '은둔식달'로 부여 순대 달인이 소개됐다. 또한 옛날만두의 달인으로 오산 만두와 밀납 등 천연재료를 이용한 명품 구두 수선의 달인이 출연했다.
옛날만두 달인으로 꼽힌 오산 만두는 고기를 넣지 않고도 김치만두에 고기 맛이 나는 비법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 은둔식달 부여 인생 '순대' 달인
김순태 잠행단은 "소시지 느낌의 순대다. 전에 먹어보던 순대와는 확실히 다르다. 살짝 흥분해서 손이 막 떨린다"며 진짜 맛있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은 "순대를 곱창과 같이 먹으면 일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여순대 달인으로 선정된 김정희(48세·여)씨는 "약 80년 됐다. 시어머니가 60년 동안 장사를 하시고 3대를 이어간다"며 "빨간 선지를 하얗게 하는 백순대 비결은 피를 거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여순대 3대 계승자 이상필(56·남) 달인은 백순대는 대나무 잎을 삶은 물에 선지를 중탕한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선지의 잡냄새를 대나무잎으로 제거하며, 중탕을 하면 선지 입자가 분리된다는 것.
또 순대에 넣는 돼지고기는 호박잎밥으로 숙성시켰다. 호박잎밥을 덮어 24시간 숙성시킨 돼지고기를 사골육수에 삶은 후 다져 순대를 만든다.
이상필 순대 달인은 "만드는 방식은 다 할머니한테서 시작됐다"며 "레시피가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레시피를 전수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할머니가 만드신 거, 어머니가 그 맛을 좇아가는 중이다. 손님들이 맛있다 하니까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스스로 만족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부여 인생순대 달인으로 선정된 곳은 <할매순대>로 위치는 '충남 부여군 홍산면 남촌로9번길 1-3'이다.
■ 오산 옛날만두(김치만두·고기만두) 달인
'옛날만두 달인'에 선정된 오산 만두는 38년 전통을 자랑하며 식감이 일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김치만두 는 중독성이 강한 맛으로 전국에 입소문이 났다고.
김치만두 비법재료는 사골육수가 배인 무말랭이였다. 먼저 갱엿을 중탕으로 녹여 사골을 담근다. 다음으로 찜기에 건고추를 담고 그 위에 갱엿에 재운 사골을 넣고 고추씨를 덮어 찐다. 이어 끓는 물에 찜기에 찐 사골과 고추, 고추씨를 전부 넣고 펄펄 끓여 사골육수를 낸다. 육수가 자작해질 때까지 푹 끓인 뒤에 재료를 모두 건진 뒤 무말랭이를 넣고 끓인다. 수분이 다 날아갈 때까지 타지 않게 저어주면 무말랭이에 사골육수 맛이 배인다.
매운맛과 고기맛이 어우러진 무말랭이를 메주모양으로 만들어서 하룻밤 재운 뒤 김치만두 속으로 사용한다. 사골육수가 배인 무말랭이를 넣으면 고기를 넣지 않았는데도 만두에 고기맛이 나고 감칠맛이 더해진다고.
고기만두의 비법재료는 항아리에 넣고 숙성시킨 돼지고기다. 작두콩과 새송이버섯을 넣고 지은 흑현미밥에 구운 홍시를 섞어 돼지고기를 숙성시키는 것이 비법이다. 또한 숙성 돼지고기는 식감을 위해 갈지 않고 칼로 잘게 썰어준다. 만두피는 무즙과 청주로 반죽해 소화를 도왔다.
윤칠성(61·남) 만두 달인은 "항상 기록을 한다"며 가방에 가득 담긴 비법 레시피를 적은 공책을 공개했다.
옛날만두 달인으로 선정된 곳은 오산 <백향목만두>로 위치는 '경기도 오산시 원동로37번길 12'이다.
■ 명품구두수선의 달인
까진 가죽, 죽은 광택, 찢어진 가방까지 감쪽같이 복원해 죽은 가죽을 살린다는 평을 받은 35년 경력 김창호(53·남) 달인은 "열심히 할 뿐인데 소문이 그렇게 났는가 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광택이 죽은 에나멜 구두는 밀랍과 진피 우린 물을 혼합해서 자연 광택을 살렸다. 밀랍을 중탕으로 5분 동안 끓여 체에 거른 뒤 밀랍이 굳기 전 구두에 빠르게 말라주는 게 관건이라고. 밀랍 코팅한 구두는 얼음이 든 아이스박스에 넣는 급랭법을 이용해 구두 광택을 다시 살려냈다.
또 3일 동안 숙성시킨 소기름 유분을 쏘여 낡은 구두를 복원하기도 했다. 찹쌀가루와 감자전분, 아교, 다시마진액을 넣어서 천연 풀을 만들어 가죽 착색을 하는 등 천연재료를 사용해 가죽을 복원해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오는 5일(월) 방송되는 SBS '생활의 달인' 644회에서는 특별한 국수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김성은 기자 jade.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