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한국 사랑' 라이엇게임즈, 또 우리 문화재 환수 성공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가 또 우리 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2014년 미국에서 ‘석가삼존도’, 2018년 프랑스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환수한 데 이어 벌써 3번째다. 국내 업체들도 쉽사리 동참하지 못한 우리 문화재 환수에 미국 게임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라이엇게임즈(한국대표 박준규)는 11일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자사 오피스 오디토리움에서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및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과 함께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를 진행했다.
‘척암선생문집 책판(拓菴先生文集 冊板, 이하 책판)’은 오스트리아에서 한 개인이 소장하던 중 올해 2월 독일 경매에 출품됐다. 이를 발견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라이엇 게임즈가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이번에 한국으로 환수된 이 책판은 조선 말기 영남지역의 대학자이자 1895년 을미의병 당시 의병장으로 활동한 척암 김도화(金道和, 1825-1912)가 남긴 유품이다. 책판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소실되고 흩어져 현재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단 20장만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 환수한 책판은 이 중 9권 23~24면에 해당한다. 한국에 남아있던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등재됐다. 이번에 돌아오는 책판도 원래 그 일부였던 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닌 문화 유산이다. 이 책판은 향후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될 예정이다.
박준규 라이엇 게임즈 한국대표는 “이번 문화재 환수 성과를 통해 라이엇 게임즈가 매년 지속해 온 우리 문화 유산 보호 및 지원 활동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맺게 됐다”며, “앞으로도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및 한국국학진흥원 등의 관련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보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의 각별한 우리 문화재 사랑에 박수 갈채가 쏟아진다. 민간 기업이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연이어 지원한 사례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4년 미국에서 ‘석가삼존도’ 환수, 2018년 프랑스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환수한 데 이어 이번에 3번째로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이처럼 해외 경매에 출품된 우리 문화재를 빠르게 되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라이엇 게임즈가 국외문화재 환수기금을 사전에 수억 원 규모로 조성해두고, 빠른 판단으로 경매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후 매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해왔다. 지난 8년간 5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게임도 문화라고 자부하고 있다"며 "선조들의 우수한 문화와 우리 문화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문화재 환수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속적인 문화재 지원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 외국계 기업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문화재 환수와 더불어 서울문묘 및 성균관과 주요 서원 3D 정밀 측량,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지원, 4대 고궁 보존 관리,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및 종로구 소재 이상의집 새단장 후원 등 중요 문화유산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지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