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리그(EL) 준결승 인테르와 샤흐타르의 일전이 현지시간 17일 21시(한국시간 18일 새벽 4시)에 독일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다. 유로파리그 전신인 UEFA컵 우승 경험이 있는 강자들이 대회 최다 챔피언 세비야가 기다리는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하는 ‘운명의 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장 콘테 감독 아래 올 시즌 세리에A를 2010-2011 시즌 이후 2위로 마무리한 인테르는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코파 이탈리아, 클럽 월드컵 2관왕에 오른 2010-2011 시즌 영광의 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테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두 단판으로 치러진 16강, 8강전에서는 헤타페, 레버쿠젠이라는 수비와 공격이란 다른 특징을 가진 상대를 꺾고 준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최근 레버쿠젠전에서는 MF 니콜로 바렐라, FW 로멜루 루카쿠의 골로 기분 좋게 2점의 리드를 얻었지만, 추가 골 직후에 1점을 내주며 팽팽한 전개에 들어갔다. 그래도 올 시즌 리그 최소 실점 수비를 앞세워 꽁꽁 묶으며 공식전 10전 무패를 달성했다.
선수들의 질이나 유로파 리그 3차례 우승에 빛나는 결선에 오를만한 주인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콘테 감독은 첼시 시절인 2017~2018시즌 FA컵을 제패했지만 커리어를 통해 컵 싸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유럽 경쟁에서는 별다른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변수다.
반면 샤흐타르는 루이스 카스트로 신임 감독을 초빙한 올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4년 연속 13번째 리그 제패를 이뤘다. CL 조별리그 3위 탈락에 따라 32강전부터 참전이 된 EL에서는 벤피카, 볼프스부르크, 바젤이라고 하는 난적을 물리치고 세비야에 패한 2015-2016 시즌 이후 다시 준결승에 도달했다.
8강전 바젤전에서는 에이스 공격수 주니오르 모라에스의 초반 선취점을 시작으로 미드필더 타이손, 미드필더 알란 패트릭, 수비수 두두 등 브라질 출신 4명의 골로 4-1 압승을 거두며 이번 인테르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EL에서의 우승 경험은 2008-2009 시즌 한 번뿐이지만, 최근 몇 년간 CL에서의 경험은 인테르를 능가한다.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 아탈란타와 동거했던 C조에서 3위로 탈락했지만 어웨이 게임에서 시티에 1-1로, 아탈란타에 2-1로 승리하며 그 실력을 발휘했다.
또 두 팀의 통산 맞대결 성적은 인테르의 1승1무로 2005-2006 시즌 CL 예비예선 3회전에서는 적지에서의 초전을 FW 마틴스, FW아드리아노의 골로 승리한 인테르가, 홈에서의 제2차전도 1-1의 무승부로 끝내 조별리그 진출을 결정한 바 있다.
3-5-2 전형을 구사하는 인테르의 스타팅 멤버는 ▶ GK 사미르 한다노비치 ▶ DF 디에고 고딘, 스테판 더 프레이, 알렉산드로 바스토니 ▶ MF 단 브로지오, 보르하 발레로,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로베르토 갈리아르디니, 애슐리 영 ▶ FW 로멜루 루카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등으로 예상된다. 출장 정지자, 탈퇴자는 없지만 레버쿠젠 전에서 부상한 산체스가 베시노와 함께 빠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팅 멤버에 관해서는 레버쿠젠전과 같은 멤버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술 이해, 퍼포먼스 향상이 두드러진 에릭센이나 컨디션을 고려해 슈크리니아르나 칸드레바, 비라기 등이 출발부터 기용될 가능성도 점쳐 진다.
이에 대해 4-2-3-1 전형으로 맞설 것으로 보이는 샤흐타르의 스타팅 멤버는 ▶ GK 안드리 피아토프 ▶ DF 두두, 크리프초프, 발레리 본다르, 마트비엔코, 마르코스 안토니오, 스테파넨코 ▶ MF 마를로스, 앨런 패트릭, 타이손 ▶ FW 주니오르 모라에스 등으로 예상된다. 출장 정지자 탈퇴자 모두 없지만 부상으로 장기 이탈 중인 이스마일리, 마리 세프가 제외 되고 있다. 스타팅 멤버에 관해서는 대승을 거둔 바젤전과 같은 멤버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 주목되는 선수
인텔의 주목 플레이어는 EL 10경기 연속 골이 걸린 주포 로멜루 루카쿠다.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2년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도 다소 재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벨기에 대표팀 공격수였지만 이번 시즌부터 뛰는 인테르에서는 콘테 감독이 지향하는 스타일과 완벽한 친화성을 보여 지금까지 공식전 31골이란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또 최근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는 에버턴 시절부터 이어온 EL 연속골 기록을 9경기로 경신해 전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 앨런 시어러를 제치고 단독 신기록을 세웠다.
샤프타르는 전선에 탤런트를 갖추는 한편 최종 라인에 관해서는 GK 피아토프를 제외하고 실적과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아 인테르에 비해 틈새가 많다. 하지만 그동안 빅 매치에서 승부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루카쿠는 인텔 가입 이후에도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 라치오, 아탈란타 등 ‘톱4’ 경쟁 상대의 골네트를 한 번도 흔들지 못했다. 그 때문에 파이널 진출을 건 이 중요한 일전에선 EL 10경기 연속골을 달성해 강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고 싶다.
샤흐타르의 주목 플레이어는 의지할 수 있는 에이스 스트라이커 주니오르 모라에스다. 브라질에서 손꼽히는 명문 산토스 출신의 모라에스는 동유럽의 클럽을 옮겨 다니다가 2018년 여름 샤프타르로 이적했다. 176cm의 다소 단신이지만 움직임과 위치 센스, 다양한 몸놀림을 겸비한 만능형 스트라이커로 올 시즌 국내 리그에서 20골 8도움의 빼어난 숫자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리그 득점왕을 달리고 있다. 또 EL에서도 호조를 유지하고 있어 앞서 말한 루카쿠에는 뒤지지만 3경기 연속 4골을 기록 중이다.
맞상대인 인테르가 수호신 헨더노비치를 포함해 세계 굴지의 수비진을 갖추고 있어 공략이 쉽지는 않겠지만 타이슨, 마를로스, 패트릭과 브라질 출신 ‘콰르텟’으로 소화하는 즉흥성 높은 무너짐은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 33세 노장 공격수의 골 결정력이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