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병 이후 점포 정리‧매각 등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는 롯데‧CJ그룹과 달리 현대백화점‧신세계그룹은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6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오픈한 데 이어 오는 11월 6일 경기 남양주에 프리미엄아울렛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을 개점한다. 여기에 올해 면세점 2곳(동대문 두타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DF7)을 새롭게 냈고, SK바이오랜드 인수로 화장품 제조업까지 사업 보폭을 넓혔다.
2021년 2월에는 대형복합시설 ‘파크원’ 안에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의 문을 열 계획이다. 여의도점은 서울 시내 백화점 중 최대 규모이자 미래형 유통매장이다.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아마존과 협업해 첨단 기술도 대거 적용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7월 이마트 신촌점을 대중에 공개한 데 이어 10월 7일 스타필드 안성을 개장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트레이더스 연산점을 개점하며, 2023년에는 경산프리미엄아울렛과 스타필드 창원, 2024년에는 스타필드 청라의 영업을 시작한다. 5개의 호텔도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오픈한다.
이들이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도 영토 확장이란 ‘역주행 전략’을 택한 데에는 수장들의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평소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경영을 유지하지만 위기 시 비축한 현금으로 신사업에 진출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실제로 정 회장은 2003년 총괄부회장에 올랐을 때부터 2009년까지 백화점 신규 매장을 내지 않다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현대백화점 신촌점‧대구점‧충청점을 연이어 출점했다.
신세계그룹의 투자에는 이마트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정용진 부회장의 실적 개선 의지가 담겨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가운데 이마트 지분 8.22%를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8.22%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고 지난 9월 28일 공시했다. 이에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높아졌다. 이는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각 사의 책임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74억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8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오른 1조 2851억 원을 매출로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선방에 힘입어 신규 출점 계획과 기존 혁신 전략을 그대로 이어나가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이라는 목표에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