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이커머스는 새로운 고객 유입에 열을 올렸고, 그 수단 중 하나로 콘텐츠가 지목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단순한 쇼핑 플랫폼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찾는 펀슈머(재미를 뜻하는 ‘펀(fu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단어)를 추구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유통업계의 콘텐츠 전쟁의 서막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1번가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보인 ‘11 줌(ZOOM)’ 콘텐츠가 대표적인 예다. 샤인머스캣 등의 상품 사진을 11배 확대하거나 11배 축소한 이미지들은 이용자로부터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콘텐츠를 선보인 지 6개월 만에 11번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10만 명 이상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새로운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라이브 방송도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번 ‘십일절 페스티벌’ 기간에는 총 42번의 라이브 방송을 선보여 행사 기간 총 14만 명이 라이브 방송을 시청했다.
황중률 현대홈쇼핑 상무는 “디밀은 콘텐츠와 커머스 양쪽 모두 튼튼한 기반을 갖춰 라이브커머스 등 장기적인 사업전략에서 시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커머스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보이는 쿠팡과 네이버 역시 잠재적인 콘텐츠 강화 조짐이 보인다. 네이버는 CJ그룹과 상호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의 협력을 맺기로 했다. 네이버와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은 각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과 플랫폼 제작 역량 등으로 콘텐츠 제작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 유통뿐만이 아니라 쇼핑 부분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을 준비하면서 커머스 사업과 연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은 올해 싱가포르 기반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훅’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쿠팡 플레이’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르면 내년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