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월드사업부와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는 올해 직원공유제의 일종인 ‘단기 사외파견제’를 도입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단기 사외파견제는 고용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경영의 어려움 때문에 휴직을 진행하는 계열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용의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시행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파견 기간 복리후생과 연봉은 그대로 유지되며 파견 근무를 마친 직원은 기존 직무에 복귀한다.
이와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소 1개월부터 최대 3개월까지 희망자가 원하는 기간 만큼 파견 근무할 수 있다. 선발된 사람은 글로벌로지스 정규 직원과 동행해 전국 택배 지점과 터미널에서 택배 집하‧배송 등 보조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부터 시행해오던 제도는 아니고 올해 처음 도입됐다. 코로나19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 계열사 직원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일손이 부족한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마련한 제도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호텔롯데와 외식계열사 롯데GRS 등은 지난해부터 일부 직원에 대한 휴직을 해왔다.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최근 택배 물량의 급속한 확대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단기 사외파견제는 감원이라는 최악의 방안을 최소화하면서도 노동력을 보전할 수 있는 카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고육지책’에도 근무환경의 회복 가능성을 확언할 수는 없다. 당장 올해 들어서만 해도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에 따라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은 신년 할인 행사를 하지 못했다.
또 지난해 백화점과 마트 100여 곳이 폐점했고, 연말 임원 인사에선 100명이 넘는 임원이 퇴임한 점을 미루어 볼 때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고용안정을 꾀하기 위한 방편일 뿐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