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 업체 푸조가 내놓은 전기차는 '뉴 푸조 e-208'이다. 이 차량은 강력한 심장을 품은 밀림의 왕 '사자'의 위용을 여과 없이 뿜어냈다.
뉴 푸조 e-208은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모델로 돌아온 푸조의 소형 해치백 '208'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전기차를 뜻하는 'e'가 붙어 'e-208'로 탈바꿈했다.
이 차량은 국내에는 '알뤼르'와 'GT라인' 두 가지 트림(등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승 차량으로 제공받은 모델은 GT라인으로 e-208의 최상위 트림이었다.
◇'황금 비율' 외관과 '속이 꽉 찬' 내부가 압권
뉴 푸조 e-208은 전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다이내믹한 차체 비율로 푸조 208보다 더욱 날렵한 이미지를 풍겼다.
몸집도 더 커졌다. 뉴 푸조 e-208은 푸조 208보다 전장(길이)은 90mm 길어진 4055mm, 전폭(너비)은 5mm가 늘어난 1745mm의 튼튼한 체구를 갖췄다.
특히 전고(높이)는 1435mm로 기존 푸조 208에 비해 25mm 낮게 설계해 공기 저항을 줄이고 더욱더 날렵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차량 전면부는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됐다. 푸조 플래그십(대표) 세단으로부터 이어온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DRL)이 헤드램프(전조등)에서 범퍼 하단까지 수직으로 갖춰졌다.
또한 전면 그릴을 키워 차체를 더욱 커 보이도록 했으며 보닛 위에 푸조 508에 적용된 것과 같은 폰트의 '208' 엠블럼이 장착됐다.
측면부는 A필러(자동차 전면 사이드미러가 장착된 부분)부터 C필러(뒷좌석 탑승 공간과 트렁크 부분)까지 이어지는 라인에 볼륨감을 줘 한층 역동적인 인상을 자아냈다. 휠은 휠 하우스를 가득 메운 17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해 차체에 안정감을 더했다.
후면부는 최신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담아 좌우로 길게 뻗은 검정 유광 패널에 '사자 발톱'을 형상화한 풀 LED 3차원(3D) 리어램프(후미등)를 설치했다.
차량 내부는 인체 공학적 구조의 최신 아이-콕핏(i-Cockpit®) 인테리어를 적용해 운전자 편의를 높였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적용한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계기판)'를 통해 다양한 주행 정보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마치 전투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센터페시아(Center fascia: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조작 패널)의 토글스위치(손잡이를 손가락으로 세우거나 눕히는 소형 스위치)에는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을 담아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 등 풍부한 편의 사양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특히 GT라인에는 녹색, 파란색, 빨간색, 흰색 등 여덟 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 ▲실내 LED 조명 ▲하프레더 시트 등을 추가해 한층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주행 환경을 제공했다.
◇'우수한 실용성' 자랑...PSA그룹 전기차 버전 플랫폼 적용
'뉴 푸조 e-208'은 PSA그룹의 차세대 공용화 플랫폼 CMP(Common Modular Platform)의 전기차 버전 'e-CMP' 플랫폼을 적용했다.
'CMP'는 PSA그룹 내 전륜 구동 방식 콤팩트 모델에 적용되는 차세대 모듈러(Modular) 플랫폼이다.
디젤과 가솔린은 물론 전기차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적용할 수 있으며 해치백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다양한 외형을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초고장력 강판과 고장력 강판, 열간성형 강, 알루미늄 등을 활용해 안전성과 차체 강성은 높이면서도 무게는 30kg 이상 경량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최고 수준의 ADAS 탑재
기자는 '뉴 푸조 e-208 GT라인'을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왕복 약 150km 구간을 달렸다.
출발과 함께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니 온몸이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전기차 특성상 강력한 토크(회전력)가 한 번에 전달된다는 것을 깜빡 잊고 힘을 지나치게 가한 데 따른 것이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고 시간이 흐르면서 전기차 주행에 익숙해질 때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고속 주행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숙히 밟자 조용했던 전기 모터 소리를 뚫고 항공기가 이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자는 바람 소리처럼 귀를 간지럽히는 가속 음에 눈을 돌렸다. 그러나 소리와 달리 승차감은 평온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흔들림은 양호했고 조용한 전기 모터 때문인지 체감속도는 실제 속도보다 느리게 느껴졌다.
그러나 차량은 주행에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차량은 회전 구간에서 낮은 전고로 안정적인 주행을 뽐냈고 경사 구간에서 강력한 전기 힘 덕분에 치고 나가는 능력이 탁월했다.
뉴 푸조 e-208은 50kWh 배터리를 탑재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적용돼 최고출력 136마력과 최대토크 26.5kg·m의 강력한 힘을 뿜어냈다.
특히 노멀, 에코, 스포츠 등 세 가지 주행 모드 지원으로 환경과 운전 스타일에 따라 최적화된 주행이 가능했다.
또한 회생제동 시스템을 더 활성화하는 '제동(Brake) 모드'를 통해 전기 소모도 줄일 수 있었다.
뉴 푸조 e-208은 완전 충전한 후 유럽 기준 340km, 환경부 기준으로 244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100kW 출력 급속 충전기 기준 30분에 배터리를 약 80% 충전할 수 있다.
아울러 뉴 푸조 e-208에는 탑승자 안전과 편의를 위한 최고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대거 적용됐다.
이에 따라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하고 시속 40km 이상에서 스티어링 휠(운전대) 조향에 개입해 안정적으로 차선을 유지해 주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과 시속 30km 주행에서 전방 차량과 추돌 상황이 감지되면 비상 브레이크 보조 장치를 작동하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기능이 탑재됐다.
또한 ▲제한 속도 인식과 권장 속도 표시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 ▲정차 때 차량 엔진이 완전히 멈추고 출발할 때 다시 켜지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앤고 ▲차선 중앙 유지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시승 차량 뉴 푸조 e-208 GT라인의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4590만 원이며 알뤼르는 4100만 원이다.
김현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