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와이번스 구단과 신세계그룹은 구단 실무에 관해 두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신세계그룹이 SK와이번스를 인수해 새로 꾸리는 야구단 팀명으로는 ‘SSG’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26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SSG 굿즈"라면서 골프공 사진을 올렸는데, 누리꾼들은 댓글로 "야구단 이름이 SSG 아니냐" "이마트 와이번스는 안된다" "SSG 와이번스 파이팅"이라는 등 야구단과 관련한 추측을 내놨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월 23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3월 중으로 새 구단을 출범할 예정인데, 출범에 맞춰 새 유니폼과 엠블럼, 마스코트 등이 공개된다.
이마트가 인수자로 나서 SKT가 보유한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가져간다.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은 100% 고용 승계해 SK와이번스가 쌓아온 인천 야구의 역사를 이어간다.
KBO에 유통사인 신세계그룹이 발을 내디디면서 평소 대중과 소통이 활발한 정용진 부회장에게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신의 SNS 댓글에 답글을 달기도 하고, 스타벅스·이마트의 유튜브 방송에 직접 출연해 제품 홍보를 할 정도로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그이기에 코로나19로 위축된 스포츠업계에 다시금 활기가 돋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무엇보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라며 이색 쇼핑몰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할인점이라는 주된 사업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독특한 콘텐츠를 덧붙인 전문점을 연이어 선보였다. 일본의 이색 할인 매장을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이나 180년의 명맥을 잇는 영국 헬스&뷰티(H&B)스토어 '부츠' 등 전문점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 전문점이 수익성의 한계를 넘기지 못하고 철수하자, 정 부회장은 반대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가 있는 곳에 유통을 결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의 중심축이 온라인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생존을 위해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 경험을 확장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야구단 인수는 체험형 유통시대를 꿈꾸는 정 부회장 경영철학의 실험무대가 되는 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가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 창출을 강조하는 만큼, 새 야구단의 홈구장으로 쓰일 인천문학경기장은 고객 경험과 유통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터운 야구팬층이 온라인 시장의 주도적 고객층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야구 경기와 결합한 SSG닷컴의 마케팅도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다.
여기에 그룹 측이 SK와이번스 인수와 함께 돔구장 건립 등 인프라 확대를 언급하면서 청라지구 복합 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청라지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과 맞물려, 이곳에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 야구장과 쇼핑센터, 호텔 등을 결합한 복합테마파크가 들어설 가능성도 크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