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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마존' 쿠팡이 NYSE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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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마존' 쿠팡이 NYSE 선택한 이유?

대규모 자금 조달, 기업가치, 차등의결권 등 매력 포인트
적자 개선되고 있어 수년 이내 흑자 기록 가능성 높아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증권 시장 진출 의지를 밝힌 지 10년 만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 사진=쿠팡이미지 확대보기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증권 시장 진출 의지를 밝힌 지 10년 만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 사진=쿠팡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미국 증권 시장 진출 의지를 밝힌 지 10년 만이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이하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지난 12일(현지 시간) 밝혔다. 쿠팡은 보통주를 뉴욕증권거래소에 'CPNG'라는 종목코드로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과 공모가격 범위는 결정되지 않았다.
2011년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2년 안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상장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쿠팡이 선택한 것은 나스닥이 아닌 NYSE였다.

◇왜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인가


쿠팡이 NYSE를 선택한 이유로는 쿠팡의 자신감이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스닥은 기술 기업에 개방적이고 기술주 상장에서 매출의 연속성만 있으면 당장 이익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쿠팡은 그동안 누적 적자가 심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나스닥이 아닌 NYSE 상장을 타진하는 이유는 기업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면서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강조해 온 물류를 일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서비스로 흑자를 기록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차등의결권으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에게 다른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을 견제하고 의사결정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장치다. 쿠팡의 보통주는 클래스A와 클래스B로 나뉜다. 클래스A는 1주당 1표 의결권을 지니지만, 클래스B는 1주당 29표 의결권을 가진다. 클래스B 주식은 김범석 의장만 보유해, 김 의장은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차등의결권으로 경영권 방어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쿠팡의 '계획된 적자' 빛 볼까


쿠팡의 분기별 매출 추이. 사진=KTB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쿠팡의 분기별 매출 추이. 사진=KTB증권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로 마케팅과 인프라 시설에 투자를 계속하며 장기적인 성장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쿠팡은 직매입과 자체 배송 인력을 이용한 '로켓 배송'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적자가 쌓여왔으나 '계획된 적자'라는 기조 아래 외형을 빠르게 불려왔다.

쿠팡이 제출한 신고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매출은 119억 6700만 달러(약 13조 2500억 원), 영업적자는 5억 2770만 달러(약 5800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90.8% 늘었고 영업적자는 전년(6억 4384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이 개선됐다.

상장 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쿠팡의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로 기대된다"면서 "기업가치는 500억 달러(약 55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보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규모의 경제 효과로 적자 폭이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방역비 지출을 고려하면 향후 수년 내에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