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에른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딘손 카바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루이스 수아레스, 그리고 토트넘의 해리 케인. 이들의 공통점은 비록 세대는 다르지만, 현 세계 정상급의 센터포워드로 평가받아 온 선수들이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존재에 따라 골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도 많지만, 센터포워드 부문에서 이들은 틀림없이 현 세계 정상급이다.
하지만 능력만으로 말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역시 진정한 일류 스트라이커로 인정받으려면 타이틀도 필수다. 득점왕은 물론 팀 타이틀도 중요하다. 그 점에서는 시즌 3관왕을 경험한 레반도프스키와 수아레스가 한발 앞서고 있다. 신경이 쓰이는 것은 올해 7월로 28세를 맞이하는 해리 케인이다. 전문가들은 그가 토트넘을 벗어나지 않으면 진정한 일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케인의 득점력은 레반도프스키나 수아레스에 결코 뒤지지 않으며, 프리미어 리그에서 득점왕을 여러 차례 거머쥔 실적도 있다. 하지만 토트넘에선 어쨌든 타이틀이 따르지 않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밑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른 적은 있지만 아쉽게도 딱 그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케인은 계속 토트넘에 머물러야 하는 것일까. 예전부터 빅 클럽 이적설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결국 케인은 토트넘에서 플레이를 계속해 왔다. 그 충성심은 서포터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지만 이대로 팀 타이틀 없이 경력을 마치기는 싫을 것이다. 팀이 진화 중이라면 몰라도 최근 조제 무리뉴 체제의 토트넘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한때 리그 타이틀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도 기대됐지만, 이젠 4강 진입조차 위태로운 위치에 빠져 있다.
손흥민과 케인에게 공격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무리뉴가 이끄는 지금의 토트넘이 장기 리그전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탤런트들이 즐비한 잉글랜드대표팀에서 타이틀을 노리는 방법도 있지만, 역시 클럽 타이틀이 탐난다. 28세를 맞이하는 올여름은 향후의 일을 생각하는 타이밍이 될지도 모르지만, 케인은 은퇴하기까지 국내 리그나 UEFA 챔피언스리그의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까.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