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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지난해 4분기 '깜짝 흑자'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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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지난해 4분기 '깜짝 흑자' 비결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책정 방식 전환, 리스회계 적용 등에 영향 받아
공항 임시 영업, 라이브커머스 강화, 카톡 선물하기 입점도 매출에 긍정 작용

신세계면세점이 2020년 4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면세 사업장 공실에서 임시 영업을 한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면세점이 2020년 4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면세 사업장 공실에서 임시 영업을 한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3분기 연이어 영업손실을 낸 신세계면세점이 지난해 4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하며 선방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558억 원, 영업이익 2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이뤘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약 4배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면세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가 2020년 4분기 영업손실 352억 원을 기록한 상황에 업계 3위인 신세계면세점이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이다.

㈜신세계(이하 신세계) 측은 흑자 전환 비결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지난해 9월부터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4분기에 총 900억 원 수준의 면세점 임차료를 절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면세업계 중 가장 넓은 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만 월 임차료 360억 원이 들어가며 연간 지급액은 43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선방의 또 한 가지 이유로는 ‘리스회계’가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흑자 달성은 특별히 실적이 개선돼서라기보다는 리스회계가 반영된 점이 주효했다”면서 “이전 분기에 선반영된 손상차손 중 일부를 4분기에 환급 처리하면서 임대료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이 임차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모기업 신세계의 지원도 있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운영되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8~12층, 16~17층을 자산 양수했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은 해당 공간에 대한 임차료를 더 내지 않아도 된다.

임차료 부담이 경감되면서 신세계면세점은 이전에 손상차손으로 처리된 금액 중 일부를 환급했고, 면세사업에 의한 수익과 관계없이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임대료 감면 효과에 따라 영업실적은 흑자로 전환됐고, 자산손상에 따른 감가상각비 기저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낮은 기저와 임대료 효과를 고려할 경우 2021년 영업실적 개선이 크게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성장 등에 힘입어 올해 신세계면세점 매출이 3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월 말 면세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사진=신세계면세점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월 말 면세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이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판은 이미 깔려 있다.

먼저 이 회사는 롯데‧신라면세점의 연장 계약 종료로 생길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공실에 임시 매장을 운영한다. 롯데‧신라면세점은 이달 말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 사업을 철수할 예정인데,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은 이르면 오는 3월 1일부터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때까지 이 자리에서 임시 영업을 한다.

지난달에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과 틱톡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찰나, 이수혜 등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인플루언서를 라이브 방송 호스트로 섭외했다. 왕홍들은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질문에 답했다.

지난 4일부터는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이끌어 갈 담당자로 '심삿갖'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차별화 행보를 걷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지금은 고객과의 소통을 회복하고, 친밀감을 높여가야 하는 단계”라면서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그간 자체 온라인몰인 쓱스페셜·에스아이(SI)빌리지·쓱닷컴 등에서 면세품을 내수 판매해오다가 지난 1월 25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면세업계 최초로 입점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신세계면세점 공식 브랜드관은 끌로에·로에베·발리·폴스미스 등 40여 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 500여 종을 선보인다. 고객은 휴대전화 번호만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거나 지인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앞으로도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와 무착륙 관광 비행 등을 활용해 실적 회복에 힘써 나갈 계획이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