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558억 원, 영업이익 2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이뤘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약 4배 늘었다.
㈜신세계(이하 신세계) 측은 흑자 전환 비결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지난해 9월부터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4분기에 총 900억 원 수준의 면세점 임차료를 절감했다.
실적 선방의 또 한 가지 이유로는 ‘리스회계’가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흑자 달성은 특별히 실적이 개선돼서라기보다는 리스회계가 반영된 점이 주효했다”면서 “이전 분기에 선반영된 손상차손 중 일부를 4분기에 환급 처리하면서 임대료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이 임차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모기업 신세계의 지원도 있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운영되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8~12층, 16~17층을 자산 양수했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은 해당 공간에 대한 임차료를 더 내지 않아도 된다.
임차료 부담이 경감되면서 신세계면세점은 이전에 손상차손으로 처리된 금액 중 일부를 환급했고, 면세사업에 의한 수익과 관계없이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임대료 감면 효과에 따라 영업실적은 흑자로 전환됐고, 자산손상에 따른 감가상각비 기저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낮은 기저와 임대료 효과를 고려할 경우 2021년 영업실적 개선이 크게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성장 등에 힘입어 올해 신세계면세점 매출이 3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세계면세점이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판은 이미 깔려 있다.
먼저 이 회사는 롯데‧신라면세점의 연장 계약 종료로 생길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공실에 임시 매장을 운영한다. 롯데‧신라면세점은 이달 말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 사업을 철수할 예정인데,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은 이르면 오는 3월 1일부터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때까지 이 자리에서 임시 영업을 한다.
지난달에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과 틱톡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찰나, 이수혜 등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인플루언서를 라이브 방송 호스트로 섭외했다. 왕홍들은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질문에 답했다.
지난 4일부터는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이끌어 갈 담당자로 '심삿갖'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차별화 행보를 걷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지금은 고객과의 소통을 회복하고, 친밀감을 높여가야 하는 단계”라면서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그간 자체 온라인몰인 쓱스페셜·에스아이(SI)빌리지·쓱닷컴 등에서 면세품을 내수 판매해오다가 지난 1월 25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면세업계 최초로 입점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신세계면세점 공식 브랜드관은 끌로에·로에베·발리·폴스미스 등 40여 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 500여 종을 선보인다. 고객은 휴대전화 번호만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거나 지인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앞으로도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와 무착륙 관광 비행 등을 활용해 실적 회복에 힘써 나갈 계획이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