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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야심작' 롯데온…'새 판 짜기'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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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야심작' 롯데온…'새 판 짜기' 들어갔다

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 등 7개 유통 계열사 통합 쇼핑 플랫폼
초기 고객몰이 등 실패로 출범 1년못돼 결국 조영제 수장 교체
외부 디지털 전문가 수혈·M&A 등 그룹차원 과감한 방식 택할듯

롯데온이 대표 교체에 나서면서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다. 사진=롯데쇼핑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온이 대표 교체에 나서면서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수장이 서비스 출범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임했다. 롯데온의 부진한 실적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은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조 사업부장은 롯데온의 사업을 이끌어왔으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온 시너지 효과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근 그는 건강이 악화되는 등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끝내 사임하기로 했다. 롯데는 롯데온을 정상화 궤도로 올릴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은 롯데의 백화점·마트·슈퍼·롭스·하이마트·홈쇼핑·닷컴 등 7개 유통 계열사를 통합한 쇼핑 플랫폼이다. 1만 5000여 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고객 정보를 통합해 개인 맞춤형 쇼핑을 제공하겠다는 '큐레이션 커머스'를 표방하며 론칭했다. 롯데는 이커머스에 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신동빈의 야심작'으로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롯데온은 서비스 초기부터 혹평을 받았다. 출시일 서버 불안정 문제와 기존 회원등급 초기화 문제로 고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각 계열사의 쇼핑몰을 단순히 합쳐놓은 것과 다를 게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초기 고객몰이에서 실패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온 앱 월 사용자 수는 112만 명이다. 1위인 쿠팡이 2141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5%에 불과하다. 거래액도 7조 6000억 원 수준으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쿠팡의 결재액은 40%, SSG닷컴의 거래액은 37%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조영제 사업부장의 사임 이후 본격적인 온라인 사업 재정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라는 계획에 눈길이 쏠린다. 조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 롯데지주를 거친 '정통 롯데맨'으로 불렸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대행제제 전환이나 후임 등에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외부 인력 영입이라는 방향성은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출신이 아닌 외부 인력을 수혈하면서 대대적인 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합종연횡의 바람이 불면서 롯데온도 M&A 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과거 티몬이 매각설에 휩싸였을 때 롯데쇼핑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기도 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는 이베이코리아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채널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커지는 만큼 롯데도 롯데온 살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면서 "이를 위해 인수 등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