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코로나19 확산과 온라인 소비 증가 등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로 소비자 발길 잡기에 나섰다.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 차별화된 가치를 내세운 고객 서비스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이다. 이는 대형마트를 이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해 자연스럽게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일 자동차‧오토바이 구매부터 충전 연계사업, 오토클럽 온라인몰 강화 등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관련 사업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홈플러스는 지난해 7월 조직개편으로 자동차 관련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A&A사업팀’을 출범해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마트 방문 고객 대부분이 자차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넓은 부지 유휴공간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먼저 홈플러스는 ‘DNA모터스’(옛 대림오토바이)와 협업해 전기오토바이 2종(EM-1, 재피2)을 사전 예약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오토바이 렌탈(쉐어링) 서비스를 추가하고 추후 국내 주요 완성차업계 및 수입차업계와 협의해 다양한 브랜드의 신차를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안산고잔점 내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 시승센터’도 점차 확대한다. 고객 접근이 편리한 대형마트 주차장 내에 위치한 시승센터에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이에 고객은 차량을 구매한 후 같은 층에 마련된 현대자동차의 전 차량을 바로 시승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3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차량 견적을 받아 중고차를 손쉽게 매매할 수 있는 ‘중고차 무인 견적 서비스’도 확대 운영한다. 현재 목동점, 송도점, 서수원점 등 14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며, 2025년까지 50개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홈플러스는 특정 브랜드에서 운영했던 리스 만기 차량을 직접 타보고 구매할 수 있는 ‘인증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도입하고,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홈플 라이브’를 활용해 다양한 모빌리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관련 고객 편의를 제공하는 ‘충전 연계사업’ 고도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국내 유일 전기차충전기 제작·설치·운영 원스톱 솔루션 제공업체인 ‘대영채비’와 제휴를 맺고 서울 강서점에 전기자동차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최대 9대까지 동시에 충전가능한 대규모 전기차충전소를 마련했다. 이는 대형마트 최초로 중속충전기(17.6kW)를 도입한 플래그십 충전소다.
현재 95개 점포에 120기의 전기차충전기가 비치돼 있는데 홈플러스는 이를 오는 2023년까지 전 점포 내 2000여 기 규모로 늘려갈 계획이다.
DNA모터스와 손잡고 전기오토바이 교환형 배터리 충전서비스 ‘BBS’도 선보일 계획이다. BBS는 점포 내 마련된 충전스테이션에서 완충된 배터리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는 8월까지 홈플러스 강서점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학동역점,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압구정점 등 3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이 이뤄지며, 올해 말까지 50여 개 점포에 충전스테이션이 조성된다.
동시에 구독형 충전요금, 충전 기프트카드, 전기차 구매 시 차량 제조사로부터 받는 충전포인트를 홈플러스 멤버십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관련 인프라도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관련 정보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오토클럽’은 모빌리티 서비스 중계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제스퍼(플랫폼운영), 카123(구독상품 제공), 디지파츠(플랫폼 고도화) 등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오토클럽 사업 확대를 선언했다.
현재 마이홈플러스 앱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독형 방문 정비 서비스’ 뿐만 아니라 향후 자동차에 필요한 정기점검‧정비, 세차, 주차, 보험 등 관련 구독형 상품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유휴 공간을 활용해 고객 유인 전략을 펼치는 것은 홈플러스뿐만은 아니다. 이마트‧롯데마트도 ‘고객 만족’과 ‘공간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 사업 목적에 ‘전기 신사업’을 추가하면서 외부 협력사에 위탁해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던 방식에서 직접 운영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충전소가 마련돼 있는 곳은 ▲성수점 ▲킨텍스점 ▲광산점 ▲제주점 ▲죽전점 ▲신제주점을 포함한 115곳 점포의 주차장이다. 이마트는 전 지점 충전기 대수를 오는 2022년까지 2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일부 이마트 지점 건물 바깥에는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킥고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동킥보드 거치대(킥스팟)가 마련돼 있다. 이마트는 킥고딩 이용자에게 킥고잉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 시범 운영 점포는 전국에 2개점뿐이며, 서비스 점포를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17년 문을 연 롯데마트 양평점‧칠성점‧서초점 등 3개 점포 1층은 '어반 포레스트'(도심 속 숲)라는 특별 매장으로 꾸며져 있다.
어반 포레스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경험‧체험 요소를 강조한 공간으로, 나무와 담쟁이덩굴 등 식물이 곳곳에 비치돼 있다. 중앙에 있는 계단형 좌석에는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스크린이 걸려있다. 개방형 테라스가 도입돼 있어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롯데마트는 2019년 7월부터 BMW 코리아와 제휴해 자동차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부산점 6층에 마련된 ‘패스트레인 서비스센터’ 1호점은 ‘피트’(Pit, 경주용 서킷 내 마련된 정비소)의 개념이 적용된 공간이다. 엔진오일‧필터‧브레이크 디스크‧타이어 등 소모품 교환을 비롯해 정비 서비스를 운영한다. 고객들은 정비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롯데마트에서 쇼핑을 즐기거나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폭넓은 혜택과 고객 편의를 제공해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찾아올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