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본게임은 롯데·신세계·SKT?

격동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단숨에 업계 3위로 올라설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날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대상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다. 입찰 참여 후보로는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MBK파트너스, SKT텔레콤 등이 꼽힌다. 유력 인수 후보인 카카오는 막판에 불참을 선언했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는 이유는 이커머스 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5위에 이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이며, 비대면 소비 대중화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빅3'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쿠팡이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 원을 달성하는 등 화려한 데뷔를 마친 후 이커머스 시장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쿠팡이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2020년 매출액은 1조 3000억 원, 거래액은 20조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7%, 거래액은 5.3% 증가했다. 16년 연속 장기 흑자가 유력하고, 유료 멤버십 회원인 '스마일클럽' 회원은 300만 명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 사임 이후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신동빈의 야심작'으로 불렸던 롯데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롯데그룹의 인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이커머스 사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가운데 올해 눈에 띄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앞세워 온라인 강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G닷컴이 상품 구색 강화를 위해 오픈마켓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과 이베이코리아 매각 작업 초반부터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신세계그룹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동시에 최근 네이버와 이마트가 손을 잡으면서 한 걸음 물러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11번가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이커머스 사업 성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과의 협력을 발표했고, 우정사업본부와 협약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투자설명서를 받아 갔지만, 두 업체가 오픈마켓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는 막판에 불참으로 돌아섰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기존 유통 채널만으로는 전자상거래 분야 경쟁사인 네이버에 밀린다는 의견이 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았지만 막판에 불참을 알려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 3위의 점유율과 함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는 매력적인 매물일 것이다"면서 "다양한 기업이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가가 중요한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