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金善珠, Seonju Kim)는 병인년 사월, 김경식·박양숙 사이의 네 딸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독학으로 익힌 기타반주에 맞추어 노래하기를 좋아했고, 어머니는 맛난 요리로 동네 사람들과의 나눔을 좋아했다. 그녀는 삽시초, 한내여중, 대천여고, 충남대 무용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까지 '메타댄스'의 핵심 무용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유년기부터 춤추기를 좋아했고, 초교 때에는 떼지어 가수들의 춤을 따라 추었다.
유년기부터 춤 사랑…초등학교 때는 가수 춤 따라 추어
김선주의 고향 삽시도에는 초등학교밖에 없다. 중학교 때부터는 부모와 떨어져 살았다. 부모는 어업을 하며 네 자매를 모두 대학교까지 진학시켰다. 안무작 「소금꽃 이야기」는 우리 삶의 원초성, 노동의 가치, 자연이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삶의 지혜 등을 '바다'라는 모태적 공간을 배경으로 시적 이미지와 춤으로 형상화한다. 그녀 부모의 삶이 투영된 작품을 연습할 때 소금을 가득 넣어 등에 짊어지고 옮기고 하면서 동작을 찾으면서 부모의 노고를 깨닫는다.
그녀는 중·고 시절에 댄스동아리에 합류하여 학교나 지역축제 등에 초청되어 공연 활동을 이어갔다. 여고 2학년 중반부터 입시에 관심을 가지고, 춤 관련 학과를 찾던 중 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여고 시절 김선주는 이금비(무용학원 원장)·이자연(입시 레슨 및 작품 지도) 선생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발레나 한국무용은 머리를 온전히 넘겨 망을 하고 수업을 받는다. 그게 싫어서 김선주는 전공을 현대무용으로 전환했다.
그녀가 아끼는 출연작은 「소금꽃 이야기」(2014), 「그림자도시」(2013), 「우아한 시체놀이」(2014), 「카르미나 부라나」(2015), 「위로」(2016), 「어느 째즈바」(2017), 「순례」(2018), 「오프 스테이션Ⅰ」(2018), 「오프 스테이션Ⅱ」(2020, 2021)이 있다. 그녀의 대표 안무작은 「잘살아보세」(2011), 「소금꽃 이야기」(2014), 「여우와 두루미 II」(2017), 「위로」(2016)가 있다. 이외에도 개인 공연 「우리 집은 어디인가?」(2016) 등이 끼어든다.
주요작 「위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남녀의 사랑, 권태에 관한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너는 나의 위로, 나는 너의 위로가 되는 존재인데 지금은 그 존재 이유를 잊은 듯하다. 바깥의 시름이 집안까지 밀려와 삐걱거리는 소리로만 서로의 존재를 인식할 뿐이다. 「여우와 두루미Ⅱ」는 생김새에 따른 차이와 배려의 중요성을 다룬 작품이다. 아이들의 놀이형식을 빌려 그 안에서 생기는 단순하면서도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다룬 작품이다.
여고 중반부터 춤 관련 학과 찾던 중에 무용 접해
김선주의 우울은 바쁜 일상에서 그녀 무용단의 성장과 함께 왔다. 개인적으로는 스파크 플레이스에 선정되고, 무용단은 공연장 상주단체 선정,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페스티벌에 선정되는 등 굵직한 활동들이 많아졌다. 여러 작품을 쉼 없이 달려오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는데 당시에는 어떤 게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도 모르고 마냥 우울하고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하루는 괜찮고 삼일은 우울한 그런 시기가 반복되었다.
공연을 앞두고 연습 도중, 발가락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아! 무용수의 삶은 끝이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지내기도 했다. 그 시기를 가족들과 고향 친구들 무용단 선후배 최성옥 교수가 버팀목이 되어 주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그녀의 안무 노트에는 안무 의도, 구성, 기교 등은 물론, 음악, 소품, 동작, 동선 등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단어와 그림들을 조합해 남기는 작업이 여유롭고 즐겁기만 했다. 웃는 일들이 많아지니 우울함이 자연스레 사라졌다. 아크란 칸의 <데쉬>(2014, LG아트센터), <슬립 노 모어>(2015, 뉴욕 매키트릭), 뮤지컬 <라이언 킹>(2015, 뉴욕 민스코프 극장)은 김선주를 개화시킨 인상 깊은 작품들이다.
김선주는 2009년 '메타 댄스 프로젝트(Meta Dance Project)'에 입단하여 지금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충남대 무용학과 강사이다. 대전 차세대 아티스타(atiStar)에 선정(2015~2016)되었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경희대·시민대학 무용강사를 역임했다. 해외 교류 활동으로 뉴욕 덤보페스티벌 「카르미나 부라나」 초청공연 트레이너 참여(2016), 멕시코 레드 세르비안테 댄스 페스티벌 「어느 째즈바」에 출연(2017), 2018년 미초아칸주 제20회 국제무용 페스티벌 초청공연 「여우와 두루미 II」 안무, 「순례」에 출연했다. 그녀가 기억에 남을 말한 일은 전국무용제 금상 수상작 「그림자 도시」(2013)에 출연, PADAF 선정 대상 수상작 「여우와 두루미 II」(2018) 안무, 전국무용제 대상 수상작 「Off Station II」(2020, 2021)에 주연으로 출연한 것이다.
김선주는 가슴속에 뚜렷한 꿈과 목표를 담고 있다. 우선 자신을 아는 주변부터 희망을 주는 한류스타가 되는 것이다. 그녀는 지난달 지병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빠, 아빠가 물려준 재능으로 앞으로도 부끄럽지 않게 노력하는 딸이 될게요. 아빠도 하늘나라에선 가장으로서의 짐은 모두 내려놓고 좋아하는 악기연주, 노래 마음껏 하면서 지냈으면 좋겠어. 아빠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들 추억하며 웃을게 아빠도 언제나 웃는 일만 가득하길 바라 사랑해". 예술가들은 불효를 달고 산다. 김선주는 그 와중에서 연습하고, 아빠를 보내드렸다. 용기와 희망을 품고 한류스타의 모습을 지속해서 보여주기를 바란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