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모바일 라이브방송으로 판로를 넓히는 변화의 중심에는 AK플라자가 있다. 이 백화점은 2019년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과 제휴를 맺고 업계에서 가장 먼저 라이브방송에 뛰어들었다.
AK플라자는 기존에 진행해온 모바일 라이브방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기반을 AK몰로 이전해 온라인종합쇼핑몰의 강점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다.
지난 3월 23일 AK플라자의 라이브방송을 흡수·통합한 ‘샤샤 라이브’가 출범했고, 이후 '승무원 메이크업 조언'을 주제한 애경산업‧AK몰‧제주항공의 협업 방송(3월)을 비롯해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가 출연해 육아 정보를 전한 방송(4월) 등 다양한 콘텐츠가 고객을 만났다.
가구업계에선 한샘이 올해 2월 자사 온라인몰 ‘한샘몰’에 자체적으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할 수 있는 채널 ‘샘LIVE’를 만들었다.
한샘은 지난해 2월부터 다양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서 총 10여 차례의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며 자녀 방‧거실에 필요한 가구를 판매했다. 당시 방송 당 평균 시청자 수가 1만 명을 넘는 등 소비자 반응이 열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한샘은 온라인 홈인테리어 시장 성장에 맞춰 고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구 배송‧시공 날짜를 최소 1일부터 최대 30일까지 선택 가능한 ‘내맘배송’ 서비스를 도입했고 지난 3월에는 한샘몰에 실물과 유사한 수준의 3D 상품 정보로 고객의 구매 결정을 돕는 ‘3D 리얼뷰어’ 서비스를 구축했다.
2018년 3월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까사미아는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더불어 온라인 사업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해 약 20개의 신규 매장을 개점하면서도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으로 6개월 만에 기존 자사몰 대비 매출 153% 신장을 일궈냈다.
또 굳닷컴의 유튜브 채널 ‘굳튜브’는 신진 디자이너 인터뷰 ‘굳 디자인랩’, 무상 메이크오버 프로젝트 ‘꿈꾸는 집’, 숙면 실험 콘텐츠 ‘굳나잇랩’ 등 굳닷컴이 추구하는 방향과 밀접하게 연계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하며 채널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를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판매한 갤러리아백화점, 현대H몰 '쇼핑라이브'에서 문화센터 강의를 접목한 리빙 상품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한 현대백화점도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는 이색 콘텐츠 선도 주자로 손꼽힌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점포별 특색있는 공간을 활용해 온라인 패션쇼, 비대면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오는 24일 오후 8시부터는 더현대 서울 5층의 실내 정원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비대면 콘서트 ‘더현대 슈퍼스테이지 앳홈’을 연다.
가수 김재환‧자이언티, 보이밴드 그룹 DAY6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콘서트는 자연 속에서 편하게 즐기는 듯한 ‘버스킹’ 콘셉트로 꾸며진다. 공연은 온라인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의 콘서트 라이브 플랫폼인 ‘티켓ON’ 웹사이트와 모바일에서 생중계된다.
면세점업계도 온·오프라인 경계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4월 22일 명동점에 입점해 있는 인기 부티크 브랜드의 셀렉티브숍을 오픈했다. 고객은 신세계면세점 지점 홈페이지의 이벤트 페이지 또는 매장에 비치된 QR 코드를 스캔해 셀렉티브숍에 접속할 수 있다.
셀렉티브숍은 고객과 매장 직원의 직접적인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MD가 직접 엄선한 제품들을 추천한다는 장점이 있다. 셀렉티브숍의 제품 이미지를 클릭하면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로 연결되는데, 상세한 제품 정보 확인에 더해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의 장점과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을 결합해 더욱 편리한 쇼핑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추세에 발맞춰 O2O(온‧오프라인 융합)를 넘어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랜드리테일은 NC신구로점을 의인화 한 캐릭터 '도진아'가 SNS를 만들어 운영하고 유튜브에 신곡도 발표한다는 설정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이랜드리테일은 NC신구로점에서 반응이 좋았던 체험형 옴니 콘텐츠들을 전점으로 확산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과 온라인으로도 손쉽게 접근 가능한 플랫폼을 동시에 구축해나가면서 도심형 아울렛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고객을 모으기 위한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늘리면서도 이를 온라인 구매로 연결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구경은 오프라인, 구매는 온라인’이라는 소비 방식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