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朴芝宣, Jee Seon Park)은 박양기, 임현선의 1남 1녀 중 동생으로 임술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무용학과에서 한국무용 전공으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임학선, 임현선 교수로부터 주된 가르침을 받았으며 수업이나 특강을 통해 여러 스승에게서 춤을 배웠다. 그녀는 주변 정리와 사유로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을 정화하며 깔끔한 것을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춤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춤을 좋아하고 즐기면서 커온 시간은 그녀에게 더없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학문적 연구와 독창적 창작활동을 이어온 훌륭한 스승을 만나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고, 나아가 좋은 친구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배운 것을 실천하는 법을 몸에 익혔다. 어느덧 자신도 그 길을 걸으며 변화를 추구한다. 그녀는 간결한 곡선미와 경쾌하면서도 평화로운 색감으로 율동감 있게 표현하는 앙리 마티스적 분위기를 좋아한다.
창작활동 해온 스승 만나 체계적 교육
박지선은 오랜 시간 동안 성균관대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선임연구원 생활과 ‘임학선댄스위’(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체) 수석 단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춤 현장을 중시하고 그것을 이론화하고자 하는 방안으로 춤전용극장 ‘두리춤터’에서 공연사회와 해설가, 공연 평가자로서 무용비평 활동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교육-연구-공연’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제도 아래에서 철저히 교육받고, 연구해 왔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공연 현장으로, 공연의 결과는 다시 연구 주제로 이어지는 교육환경은 중요하다. 몸을 매개로 하는 무용예술 가운데 한국무용은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구전 기록으로 남겨지는 ‘구전의 경전화’로 오늘날 전통예술로 남겨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전통예술에 담긴 춤 철학과 춤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어떻게 응용하여 독창적인 예술로 승화시키느냐가 이 시대 무용 예술의 생명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박지선이 제일 아끼는 안무작은 「사람내음」(2010) 이다. ‘세상과 맞서 싸울 것인가, 세상과 마주할 것인가’, ‘타인을 밟고 설 것인가, 함께 설 것인가’, ‘수동적인 허무주의로 빠질 것인가, 주체적인 개척자가 될 것인가’라는 주제적 과제에 고민하게 된다. 인생의 궁극적 목표를 행복에도 두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서로 어울려 사는 그런 사람 내음이 진동하는 아름다운 인생을 그린 작품이다.
전통춤은 박지선을 단련시키는 춤 방법론이며 초심을 견지하게 하는 도구이다. 그녀는 전통춤인 「문묘일무」(임학선류), 「태평무」(강선영류), 「산조춤」(황무봉류), 「즉흥무」(강선영류)를 추어왔고, 창작무용 「문·무·꿈·춤」(임학선 안무), 「Bird's eye view」(임학선 안무), 「공자」(임학선 안무), 「Secret Box」(임현선 안무) 등에 출연해왔다. 그녀의 춤은 힘들게 연습하고 쉽게 보이는 춤, 춤과 함께 유희적 시공을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을 보인다.
동양철학 공부하며 한국 무용사 공부
그녀의 안무작은 「침향무」, 「태평, 좋지 아니한가」, 「Evolution」, 「너와 나의 이야기」, 「있는 그대로의」, 「하루」, 「그들의 시선」, 「Soul Touch」, 「A Page Of My Life」, 「사람내음」, 「어머니」,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에 이른다. 그녀의 안무작은 주로 두리춤터 포이어 극장과 블랙박스 극장에서 선보였으며, 「사람내음」의 솔로 버전 「A Page Of My Life」는 스페인 빌바오 액트페스티벌(Barakaldo 극장, 2010)의 개막초청 공연작이 되기도 했다.
박지선은 「하루」(2015)의 안무 및 출연으로 차세대안무가페스티벌 작품대상(두리춤터), 「하루」(2014)의 안무 및 출연으로 두리춤터 예술상(무용문화포럼), 「어머니」(2006)의 안무 및 출연으로 젊은춤작가전 연기상(대전 젊은춤작가회), 「태평무」(강선영류, 2000) 출연으로 성균관대 무용경연대회 특상을 받는 등 수상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박지선은 영원히 춤 학생으로서 연구하는 자세를 꿈꾸며 선한 마음으로 변화를 이끌며 매 순간 삶에 성실히 대하고자 한다.
지난해, 박지선은 서울대 법학과 최고지도자과정을 이수하며 문화예술계의 입지와 앞으로의 동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그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강선영류 태평무 전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 성균관대 팔일무단 전수자로서 한국연구재단 주최(지원) 이화여자대학교 주관 무용이론 연구책임자, 임학선 댄스위 주관 서울자유시민대학 사업선정 프로그램 운영 및 강사, 문화예술 프로그램 개발 및 책임 운영의 국민대 창업카페 x 성균관대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운영팀장을 맡았고, 두리춤터의 공연팀장을 맡기도 했다.
박지선은 현재 안양예술고등학교 전임교사로 재직하며 미래 무용계의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동원대 대전대 고양예고 강사를 거쳐 성균관대 겸임교수 씨티칼리지 전임교수의 교육 경력을 소지하고 있으며, 소박하게 한국전통춤협회 회원, 한국무용협회 정회원, 한국춤협회 이사이기도 하다. 빛살 찬란한 아침의 화사를 받아 꿈을 숙성시키고, 단단하게 쌓아온 성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그녀는 점잖은 배려가 미덕이 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과제가 도래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 그녀가 조금씩의 욕심으로 작품에 임한다면 한류스타로 가는 문은 서서히 열릴 것이다. 분발을 촉구한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