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리(朴慧利, Park Hye-ri)는 아버지 박상민, 어머니 박기주의 1남 1녀 가운데 둘째로 병자년 섣달 서울에서 출생했다. 그녀는 무용을 접하기 전 어린 시절, 다소 끼가 많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뽐내며 나서는 걸 매우 좋아했다. 사립 동북초, 선화예술학교 수석 실기입학 및 졸업, 선화예고를 수석(실기)으로 졸업했다. 그녀가 초등학생 시절, 무용을 처음 알게 해주고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선생은 특기 적성 교육을 맡은 한국무용 전공의 김은화였다.
중학교에서 그녀에게 무용 기본기와 중심기둥을 세워준 선생은 곽시내, 선화예고 2학년 때부터 현재까지 그녀에게 새로운 자극과 경험으로 무용 인생을 폭넓게 경험하게 해준 선생은 정보경, 성균관대 무용학과에 입학하고 나서 춤을 대하는 자세와 춤에 대한 깊은 이해, 이론적 분석을 통해 좀 더 탄탄한 춤 기본과 예술인이 되도록 이끌어 주고 있는 지도 교수는 임학선이다. 임 교수의 지도를 통해 실기와 이론을 두루 갖춘 지금의 박혜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무용수들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감정을 드러내며 춤추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매우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다. 박혜리는 무용수로서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연기 수업을 통해 극적 몰입을 배운 것을 무용 작품에 응용하여 자신감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짙은 감정연기로 사람들과 더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남들과 차별화되게 자신만의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고민하며 작품에 임하고 있다.
박혜리는 영화에 관심이 많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나갈 정도로 그림에 재능이 있었다. 인물화나 풍경화를 수채화로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쉬는 날 혼자 집에 있을 때 무언가 떠오르거나 추억하고 싶은 사연이 생기면 그림을 그린다. 그녀가 연기를 하면서 더욱 관심이 생긴 분야가 영화로서 예전에는 내용의 흐름을 봤다면 요즈음은 배우들의 표정, 억양, 감정 상태 등의 분석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임학선 교수, 탄탄한 춤 기본과 예술인 되도록 지도
그녀는 대학교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찾아온 건강 이상으로 우울증이 심하게 온 적이 있었다. 한 달에 여러 작품을 공연하며 보낸 기억, 그런 시절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영혼을 잠식했다. 그녀는 이런 일상을 타개하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경력을 쌓아나갔다. 그런 시간이 지나고 스스로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연기와 무용을 병행하며 혼자 할 수 있는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 것이다.
무용공연도 비대면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 시기에 연기는 무용 요소에 필수적 사항으로 인지되고 있다. 하지만 영상들은 춤 현장에서의 뜨거운 열기와 에너지를 담아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탐구심이 많은 박혜리는 무용 영상이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직접 경험처럼 '사실감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점을 갖게 되었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 의식을 소지하고 있다. 사실, 영상과 춤의 유대는 유럽에서 훨씬 먼저 시도되고 있었다.
박혜리가 안무에 재미를 느낀 대학생 시절의 '대학생창작무대' 우수작품상 수상작 <행복하다는것>(2015)은 여러 사람의 '행복의 정의'에 관한 탐구작이다. 세월을 넘어 제17회 국제무용콩쿠르 '젊은 안무가' 부문 2등 수상 안무작 <Nidana>(2020)는 남녀의 혼례를 바탕으로 한 '사랑'을 주제로 하며, 드라마적 이야기 구성에 인형극을 영상으로 사용한다. 그녀도 춤을 전공한 예인들의 길을 답습하며 작품에 출연하고, 안무를 구성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융복합시리즈 우수작가전 안무작 <결함>(2019)은 갑상선 기능항진증에 대한 스토리텔링 형식의 작품이다. 그녀의 최애작 <결함>은 2022년 빌바오 액트페스티벌 초청작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페스티벌 참가와 경연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박혜리의 해설과 육백 개가 넘는 풍선을 무대장치로 쓴 <결함>은 안무가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애절하게 담고 있다. 차세대안무가페스티벌 안무작 <I>(2019)은 보통 사람들이 소지한 인식과 관념을 비틀고 그 현실을 부정한다.
연기와 무용 병행하며 스스로 어려움 극복
박혜리는 최근 정보경댄스프로덕션 정보경 안무 <미래산책>(2021)에 출연, 차세대안무가페스티벌 <Nidana>(2020) 안무·출연, 아르코파트너 정보경댄스프로덕션 정보경 안무 <다가오는 것들>(2020) 출연, 우수작가전 정보경댄스프로덕션 정보경 안무 <AURA>(2019) 출연, 대한민국무용대상 임학선댄스위 정보경 안무 <ONE, 源>(2019) 출연(문화부장관상 수상작), 우수작가전 포이어 무용·영상 융복합시리즈 <결함>(2019) 안무·출연, 서울무용제 여판춤판 정보경댄스프로덕션 정보경 안무 <각시>(2019) 출연, 안산문화재단 댄싱키즈 정보경댄스프로덕션 정보경 안무<AURA>(2019) 리허설 디렉터·출연, 차세대 안무가전 박혜리 안무 <Ⅰ>(2019) 안무·출연, 한국무용제전 최우수상 수상작 임학선댄스위 정보경 안무 <ONE, 源>(2019) 출연으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박혜리, 무용의 대중화를 꿈꾸는 미래의 한류스타이다. 그녀의 목표는 관객들이 뮤지컬이나 영화보다 무용공연이나 무용영화에 더 관심을 두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녀는 무용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난해하거나 주제와 일맥상통하지 않은 공연들이 관객들에게 허탈감을 안겼으리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춤은 쉽게 이해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다짐한다. 관객들에게 주제를 확실하게 전달하고, 잔잔하게 여운을 남기는 작품 창작이 그녀의 목표이다. 그녀는 올해 2월부터 모교인 선화예고의 강사가 되면서 교육자로서 첫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그녀의 바람대로 관객 선호의 작품들을 만들고, 훌륭한 무용 지도자가 되기를 기원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