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64주년을 맞이하는 쌍방울그룹 계열사 '비비안'은 국내 대표 여성 속옷 전문 기업이다. 1958년 스타킹 '무궁화' 출시 후 국내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무궁화 출시 당시 우리나라 여성은 뻣뻣한 목양말을 주로 신고 다녔다. 스타킹은 외국산 제품이 암시장을 통해 소량 들어올 뿐이었고 국내에서 스타킹을 생산하는 곳은 전무했다.
◇ 심리스·팬티·고탄력 스타킹 모두 국내 최초 출시…시장 존재감↑
1962년에 들어서면서 비비안은 다시 한 번 '국내 최초' 수식어를 갖는다. 봉제선이 없는 '심리스 스타킹'을 처음으로 생산한 것.
재봉선이 사라진 심리스 스타킹은 뜨거운 호응을 얻어 출시 일 년 만에 70만 족 넘게 판매됐다. 비비안은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돼 다음 해 편직기 30대를 추가 도입하고 공장 건물을 증설했다.
1963년 4월에는 국내 최초 '팬티 스타킹'을 선보였다. 팬티 스타킹은 고품질을 인정 받아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1970년대 홍콩 시장에서 비비안의 시장점유율은 30% 이상이었다.
이어 1980년 비비안은 국내 최초 '고탄력 스타킹'을 시장에 내놨다. 이전까지 국내 스타킹은 주로 나일론사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신축성이 부족해 착용감이 좋지 않았다.
비비안은 이 점을 보완하고자 스판덱스사를 소재로 고탄력 스타킹을 제조, 신축성을 강화해 일반 스타킹 대비 2배 이상 비싼 가격에도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후로도 회사는 신소재를 활용한 양질의 스타킹을 연이어 출시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특히 1990년에 출시한 '비비안 25포인트 스타킹' 제품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셀러다.
이 제품은 다리 25군데를 단계별로 압박해 매끄러운 각선미를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첫 출시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압박스타킹 3단계' 라인으로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 비비안 명동직매장 '핫플'…TV광고 작품상 수상하기도
비비안의 판매 전략 역시 시대에 따라 변화를 거듭해왔다. 1960년대 비비안은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직매장(현재의 로드샵)을 적극 개설했다. 비비안 명동직매장의 경우 유명 연예인들이 자주 찾을 정도로 공인된 '핫플레이스'였다.
회사는 로드샵 쇼윈도에 마네킹을 세워놓고 스타킹 제품을 입혀 홍보를 시작했는데, 당시 스타킹만 걸친 비비안 마네킹은 소비자 사이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스타킹 대중화를 위한 광고 활동도 이어갔다. 비비안은 60년대 실제 모델을 활용하는 대신 미술가에게 의뢰해 일러스트 광고를 송출했다. 노출에 소극적이던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고려한 영리한 마케팅이었다.
이후 모델을 활용하게 되면서도 얼굴은 나오지 않고 다리만 노출하는 조건으로 광고 사진을 실었고 80년대 들어 사회 인식이 변하면서 모델의 전신을 활용한 광고 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칠 수 있었다.
1988년 12월에는 '매력있는 외출' 콘셉트로 촬영한 스타킹 TV광고가 국내 속옷 업계 최초로 한국방송광고대상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온라인 유통 채널 활성화…신제품 출시도 활발
쌍방울그룹 비비안은 최근 더욱 다양해진 국내 유통망을 활용해 홈쇼핑, 편의점, 온라인 등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자 지난해 고객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몰 '비비안몰'을 리뉴얼했다.
이 덕에 올해 4~7월 비비안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14% 급증했으며 11번가, 옥션 등 오픈마켓과 홈쇼핑 매출도 대폭 늘었다.
비비안은 신제품 출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고객 개개인의 피부톤에 맞춰 색상을 골라 착용할 수 있는 '비비안 메이크업 스타킹'을 선보여 웜베이지, 쿨베이지, 연커피 등 색상 선택의 폭을 넓혔다.
쌍방울그룹 비비안 관계자는 "60년 넘게 국내 스타킹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비비안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매년 스타킹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국내 1위 자리를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