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하늘길은 여전히 막혀 있는 데다 루이비통과 롤렉스, 샤넬 등의 핵심 명품 브랜드가 속속 시내면세점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앞서 철수 의사를 밝힌 루이비통은 지난 1월1일부터 롯데면세점 제주점에서 운영을 중단했고 다른 시내면세점에 대한 철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롤렉스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모든 시내면세점에서 발을 뺀 상황이다.
샤넬 등이 시내면세점에서 발을 빼는 까닭은 명품으로서의 가치 훼손이다. 다이궁이 다량으로 제품을 사들이며 무리하게 할인을 요구하는 모습이 명품 이미지를 해친다는 것이다. 또 다이궁들이 명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가품을 유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다만, 관련 업계는 이는 표면상 이유일 뿐 코로나19 상황으로 매출이 이전 같지 않다는 점이 철수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명품브랜드 철수는 매출이 가장 결정적”이라며 “현재 브랜드 측과 철수에 대한 협상을 논의 중인 상황이라 당장 철수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브랜드를 납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실적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도의 국내 면세점 매출은 24조858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국새 면세점 매출은 17조8333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전년보다 매출이 15.0% 증가한 결과다.
현재 면세점들은 하늘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디지털 전환에 힘쓰는 등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바일, 온라인 등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시장 공략이 전부인 상황”이라며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명품브랜드 이탈은 우려를 더하게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당장 닥친 이 상황보다도 코로나19 해소 시점에 대해 걱정했다. 해외관광객이 다시 유입되면 하이엔드급 브랜드가 없는 시내면세점을 찾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타격은 면세점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관광객이 찾아왔을 때 지방 시내면세점을 찾을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관련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 않다면 지방 시내면세점을 찾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는 매출 회복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